광주 찾은 한덕수, 5·18 영령 참배 무산

입력 2025.05.02. 19:19 박승환 기자
서울서 출마 선언 후 5·18민주묘지 찾았으나
광주시민들에 막혀 민주의문 앞서 발길 돌려

2일 오후 한덕수 제21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가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광주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한덕수 제21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가 2일 5·18 영령들을 찾았으나 광주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참배에 실패했다.

2일 오후 3시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5·18 단체 등으로 구성된 '내란청산·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과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대책위원회' 회원 100여명이 추모탑으로 향하는 길목인 민주의 문 앞에 집결하기 시작했다.

한 예비후보의 5·18 영령 참배를 저지하기 위해서다.

단체는 "한덕수는 국민의 가슴에 총구를 겨눈 내란수괴 윤석열의 파면을 막기 위해 헌법을 유린하면서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했던 자다. 내란에 대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감히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이미지 세탁을 위해 5·18민주묘지 참배를 악용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단 한 발짝도 들여보낼 수 없다"고 한 예비후보의 참배를 반대했다.

2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한덕수 제21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가 광주시민들에게 가로막혀 민주의 문 안으로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내란주범 한덕수는 국립5·18민주묘지를 더럽히지 말라', '오월영령 능욕하는 내란주범 한덕수은 물러가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내란공범 한덕수 참배 반대', '내란잔당 한덕수 썩 물러가라' 등의 손피켓도 들었다.

한 예비후보의 지지자들이 "왜 참배를 못하게 하느냐"며 반발해 서로를 비난하는 언쟁이 벌어지는 등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경찰의 통제로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한 예비후보의 지지자들 중에는 황일봉 전 공법단체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도 있었다. 황 전 회장은 왜 5·18 단체 회원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냐는 질문에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려면 여·야합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2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5·18 단체 등으로 구성된 '내란청산·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과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대책위원회' 한덕수 제21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의 참배를 저지하기 위해 집결해 있다.

한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무소속으로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하고 국립서울현충원과 쪽방촌을 차례로 방문한 뒤 오후 5시40분께 삼엄한 경비를 받으며 5·18민주묘지에 도착했다.한 예비후보가 도착 하자 참배를 반대하는 광주시민들은 민주의 문 앞을 가로막고 입장을 막아서며 "한덕수는 물러가라"를 외쳤다.

한 회원은 "한덕수의 출마를 어느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느냐"며 "윤석열의 비상계엄에 대한 진심 어린 사죄는 못 할망정 어떻게 뻔뻔하게 광주를 찾을 수 있느냐"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2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광주시민들과 한덕수 제21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의 지지자들이 다투고 있다.

이에 질세라 한 예비후보의 지지자들도 "참배하게 해"라고 연호했다.

한 예비후보도 "여러분 저도 호남사람입니다.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라며 "우리는 서로 아껴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미워하면 안 됩니다"라고 목청껏 반복해서 외쳤다.

하지만 한 예비후보는 20분여간 이어진 대치 끝에 광주시민들에게 가로막혀 추모탑 쪽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민주의 문밖에서 묵념하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하고 발길을 돌렸다.

2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한덕수 제21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의 지지자들 사이에 황일봉 전 공법단체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이 있는 모습.

5·18 영령 참배 무산에 대해 한 예비후보는 "5·18의 아픔을 잊지 않고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는 각오를 다지는 의미에서 민주의 문은 활짝 열려야 한다. 비록 오늘 참배를 하지 못해 매우 안타깝지만 다음에 또 오겠다"며 "5·18 정신에 대한 진심은 결코 변함이 없다. 5·18 정신은 특정 정파나 세대를 초월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소중한 뿌리이며 이를 기리고 계승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무이다"고 말했다고 김소영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으로 밝혔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영상=손민아기자 minah868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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