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미션 투어 등 행사多
"12·3내란 이후 희망의 오월 메시지"

올해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는 12·3 비상계엄과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오월정신의 전국화·세계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는 17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언론간담회를 열고, 제45주년 5·18 기념행사의 추진 방향과 주요 계획을 발표했다.
행사위는 올해 슬로건을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로 정하고, 전야제를 비롯해 청년·청소년 사업, 시민공모사업 등을 통해 시민이 직접 준비하고 참여하는 행사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우선 5월17일 오전 11시부터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는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시민난장'이 열린다.
오월 어머니들이 준비한 주먹밥 나눔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먹거리 부스가 운영된다. 오월연극제, 민주주의 대합창, 민중미술 전시, '소년이 온다' 미션 투어 등 세대와 문화를 아우르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전야제에 앞서 오후 4시부터는 전국 5천여명의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는 '민주평화대행진'이 진행된다.
행진 참여자들은 북동성당, 전남대, 조선대, 광주역 등 네 곳에서 출발해 금남로에 집결한다.
이어 오후 5시부터 금남로 사거리에서 전야제가 본격 시작된다.
올해는 11년 만에 주말에 열리는 전야제로, 전국에서 수만 명의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행사 장소도 기존 전일빌딩 앞에서 금남로 사거리로 옮겨졌다. 중앙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체류형 참여를 위한 500동의 텐트도 설치된다.
사거리 중앙에는 사방으로 열린 4면형 무대가 설치돼 관객들이 서로를 마주보며 공동체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 무대를 중심으로 ▲1부 환영의 대축제 ▲2부 민주주의 대축제 ▲3부 빛의 대축제 등 3부로 나눠 공연이 펼쳐진다.
행사는 대규모 풍물공연 '오월길맞이굿'으로 막을 연 뒤 다양한 공연과 발언이 이어진다. 특히 2부에서는 발언대 '광주의 꿈'을 통해 오월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이라는 오랜 숙원이 담긴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후 참가자 전원이 옛 전남도청으로 행진하는 퍼포먼스 '다시 만난 오월'을 끝으로 전야제를 마무리한다.
전야제가 끝난 뒤에는 풍물패와 함께하는 '대동한마당'이 이어져, 광장을 민주주의의 축제 공간으로 전환한다.
5월18일 당일에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5·18민주광장 특설무대에서 시민 발언대 '민주대성회'가 진행된다. 이는 1980년 5월23일부터 26일까지 열렸던 '민주수호범시민궐기대회'를 재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오후 7시부터는 광주인권상 시상식과 함께 헌정공연, 퍼포먼스 등 기념 무대가 이어진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청년 PM(Project Manager) 사업과 청소년 사업, 42개의 시민공모사업 등도 올해 계속된다.
행사위에 공식 가입하지 않은 5·18유족회·부상자회, 5·18기념재단도 행사 전반에 함께 참여한다.
오병윤 상임행사위원장은 "다가오는 45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를 다양한 시민 참여와 행사 과정을 통해 뜨거운 열망까지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12·3 내란 이후 다시 만날 오월을 희망하는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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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수 배치·군인이 헌화 도와···살벌한 45주년 기념식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 저격수가 배치돼있다. 뉴시스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다 희생한 5·18 영령을 기리는 기념식에서 무장한 군인들이 대거 배치돼 논란이다.기념식을 찾은 시민들은 5·18 영령들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라며 눈살을 찌푸렸다.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제1묘역을 기준으로 양쪽 언덕 위에 저격수들이 눈에 띄었다.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경호하는 인력들로 보였다. 기념식장 내부에서도 무장한 경호원들의 모습이 쉽게 발견됐다.한 유가족은 "대통령도 아니고 권한대행 주제에 여기가 어디라고 저격수까지 배치하느냐"며 "경호를 하더라도 적어도 때와 장소는 가려야 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5·18기념재단도 5·18 기념식이 끝난 직후 성명을 내고 "정부는 기념식을 준비할 때 5·18이 왜 발생했는지부터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고려했어야 한다"며 기념식을 준비한 정부에 유감을 표했다.재단은 "정부는 기념식 무대 좌우에 12·3 비상계엄 때 국회에 출동했던 계엄군과 같은 복장과 무장을 한 군인들을 배치했다. 희생자 묘역 위에 저격수들도 있었다"며 "5·18의 가해자가 계엄군인데 도대체 누가 무엇 때문에 이런 기념식을 준비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이어 "국가보훈부는 기념식 중 묵념할 때 '죽은 군인을 위한 노래'를 사용했다. 죽은 군인의 노래의 원래 제목은 '묵념곡'으로 1950년대 육군본부 군악대장을 하던 김희조가 현충원에 묻힌 한국전쟁 전사자들을 위해 작곡한 노래다"며 "또 헌화 도우미도 제복을 입은 군인이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이 권한대행의 기념사에도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이나 5·18 진상규명 지속 5·18 기념사업법 제정 5·18 민주유공자 처우 개선 등 5·18을 해결하기 위한 그 어떤 내용도 없었다"며 "보훈부는 형식적으로만 기념식을 준비하지 말고 기념의 대상이 누구인지, 왜 민주화운동이 발생했는지,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를 잘 고려해 기념식을 준비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이에 대해 보훈부는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묵념곡은 '정부의전편람'에 명시된 묵념곡이라고 반박했다.보훈부 관계자는 "묵념곡은 모든 정부 기념식에서 국민의례 중 묵념 시 사용하는 곡이다. 최근 5년간 5·18 기념식에서도 묵념 시 사용됐다"며 "헌화 도우미는 보훈부 소속 국립임실호국원 의전단으로 민간인이다. 기념식 무대 좌우에 배치했다고 군인이라 지칭한 인력들도 주요 인사를 경호하기 위한 인력이었다"고 설명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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