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은 명백한 국가폭력"...80년 5월 차량시위 재현

입력 2024.05.20. 17:42 박승환 기자
제44주년 민주기사의 날 기념식
옛 전남도청까지 차량 행진
참석자들, 5·18 정신 계승 다짐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와 민주기사동지위원회는 20일 오후 광주 북구 무등경기장 앞에서 '5·18 제44주년 민주기사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사진은 차량 행진에 나서기 전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모습.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19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무자비한 폭력에 무너질 뻔한 광주 민중항쟁의 불씨를 되살린 운수노동자들의 차량 시위가 도심 한복판에서 재현됐다.

전국에서 모인 운수노동자들은 44년 전 그날처럼 5·18 시민군 최후 항쟁지 옛 전남도청까지 차량 행진에 참여하며 5·18 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와 민주기사동지위원회는 20일 오후 광주 북구 무등경기장 앞에서 '5·18 제44주년 민주기사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기념식은 개회선언, 국민의례, 민주기사상 시상, 대회사, 기념사, 차량 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기념식에는 80년 5월 차량 시위에 참여했던 택시기사 등 운수노동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박미경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이하 5·18행사위) 상임위원장은 기념사에서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80년 5월 움직이지 않았더라면 광주시민 모두가 항쟁에 참여하는 일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실제 80년 5월20일 오후 택시기사들의 차량 시위가 시작되자 이를 본 버스와 화물차 기사들까지 대거 동참하며 비상계엄 확대 이후 계엄군에게 밀리기만 하던 광주시민들은 힘을 합쳐 계엄군에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당시 시위에 참여했던 택시기사 조성수(73)씨는 "보이는 대로 두들겨 맞고 끌려가는 시민들을 보고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국가폭력에 맞서 싸우자는 결의 하나로 자발적으로 모였다"며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계엄군을 몰아내고자 했던 의지를 기념하기 위해 해마다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기사의 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차량 행진은 무등경기장에서 출발해 광주역과 금남로를 거쳐 옛 전남도청 앞 전일빌딩245까지 행진했다.

행진에는 80년 5월 당시 택시로 사용된 포니 2대 포함 택시 50여대와 승용차 30대가 동원됐다. 각각의 차량에는 소형 태극기가 꽂혀 있었으며 오월정신계승,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인상, 택시제도 개혁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걸려 있었다.

행진은 라이트를 켜고 동시에 경적을 울린 뒤 포니를 선두로 출발했다.

차량 시위 재현을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한 대학생은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봤던 녹색 택시를 두 눈으로 직접 보니 신기하다"며 "국가폭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희생해 주신 분들 덕분에 안전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민주기사의 날 기념식 주최는 5·18행사위가 맡았다. 그간 공법단체 5·18공로자회가 기념식을 주최해 왔지만 최근 국가보훈부 실시한 정기감사에서 국가보조금 유용을 비롯한 각종 비리가 드러나 기념식 개최를 위한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5·18행사위가 주최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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