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이라 버스가 공짜라고요?"···광주시민들 '화색'

입력 2024.05.19. 18:09 이삼섭 기자
광주시, 18일 버스·지하철 무료화 실시
“고맙다…공동체 정신 되새겨” 호평 일색
최초 시행 현장 곳곳선 혼선·오해 '해프닝'
마을·전남 농어촌 버스 제외에 "아쉽다"
대중교통 활성화 '무료의 날' 확대 요구도
광주관광공사가 배포한 5월18일 '대중교통 무료' 홍보 포스터/ 광주관광공사 제공

"오늘 무료니까 돈 내거나 카드 찍지 마세요."

5월 18일 단 하루 광주 전역에서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이 무료로 운행됐다. 이날만큼이라도 광주시민과 광주를 찾은 외지인들이 나눔과 연대라는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바람이다.

대중교통을 무료로 탑승한 시민들은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갑작스러운 시행으로 버스 탑승 현장에서는 정책을 미처 알지 못하면서 다소 혼란이 일기도 했다. 5월 18일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지속성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과 더 나아가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대중교통 무료의 날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광주시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18일 광주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하루 동안 무료로 운영했다. 광주시는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일상생활 속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지난해 강기정 시장의 지시로 5월18일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을 논의하기 시작해 최근 조례에 근거를 마련하면서 18일 최초로 시행됐다. 시내버스는 버스카드 단말기 전원을 꺼놓고 운행했고, 도시철도는 개찰구 앞에 1일 승차권을 무료로 배부했다.

당일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민들은 '무료화'에 화색을 내비쳤다. 오히려 "왜 더 일찍 시작하지 않았느냐"는 반응도 많았다. 미처 무료 탑승 소식을 접하지 못한 시민들이 버스기사에 대신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하는 모습이 빈번했다.

곽복률 씨는 "오늘(5월18일) 시내버스에 무료로 승차하게 돼 놀랐다"면서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앞서 산화하신 임들(5·18 영령)과 오월 공동체 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나눔 정신을 실천하자는 의미로 매해 5월18일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시행한다. 사진은 광주 시내버스 단말기에 해당 안내가 돼 있는 모습. / 광주시 제공

다만, 5월18일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올해 처음 실시되다 보니 일부에서 작은 혼란도 있었다. 버스마다 각각 '5월18일 오늘만 무료'라는 안내문을 탑승구나 카드 단말기에 붙여 놓았지만 정확한 전달을 위해 버스기사가 탑승객들에게 일일이 설명을 해줘야 했기 때문이다. 해당 상황을 오해한 한 시민은 버스를 타지 않고 그냥 내리는 경우도 발생하기도 했다.

김석웅 광주시 교통국장은 "올해 첫 시행이라 시민들께서 잘 모른 채로 탑승해 다소 혼선이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광주 시내버스에만 적용되다 보니 마을버스나 광주 인근 지자체를 왕래하는 버스 이용자는 다소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 시민은 "내년부터는 나주나 화순, 담양, 장성, 함평과 이어지는 버스도 참여해 무료로 운행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강 시장도 직접 '무료'로 시내버스를 탑승해 시민들과 만나 소통하기도 했다. 강 시장은 "5월18일은 광주시민이 승리한 날이다. 광주시민뿐만 아니라 5·18을 찾는 손님들도 많다"며 "오늘이 5·18 기념일이라는 걸 느껴볼 수 있도록 지하철과 버스 무료 탑승을 최초로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날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체감한 시민들은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 혹은 격주에 한 번이라도 대중교통 무료 이용의 날로 정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신동화 광주시버스운송사업조합 전무이사는 "5월18일 버스를 무료로 이용한 시민들은 대체로 큰 돈은 아니지만 큰 행복을 느꼈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특히 어르신과 학생들의 체감이 커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시 재정이 어려워 대중교통 전면 도입은 어렵겠지만, 대중교통 무료화는 서민들에게 혜택이 많이 돌아가고 대중교통 활성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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