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취하와 별개로 수사 그대로 진행

5·18민주화운동교육관 위탁운영자 공모 신청에서 떨어진 이후 강기정 광주시장을 연이어 고소했던 일부 5·18 공법단체가 돌연 취하 의사를 밝혔다.
최근 표면적으로 드러난 황일봉 부상자회장과 회원들 사이 내부 갈등이 이같은 취하 결정의 이유로 지목되고 있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5·18을 사유화하려는 특정세력 사이 다툼이 지역사회에 피로감만 안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8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공동재물손괴)과 특수상해 혐의로 피소된 강 시장에 대한 고소취하서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지난 5월 17일 제43주년 5·18 추모제 당시 국립5·18민주묘지 입구에서 '광주지검은 불법 행정을 저지른 강기정을 즉각 수사하라' 등 자신을 비방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직접 뜯어내고 이를 일부 회원에게 던져 상해를 입힌 혐의로 5·18부상자회와 5·18공로자회로부터 고소당했다.
고소취하서는 이날 오전 고소장 접수 당시 황 회장으로부터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피위임자이자 사건의 피해자 A씨(부상자회 회원)와 같은 사건 피해자 B씨(공로자회 회원)가 자필로 작성해 제출했다.
또 피위임자 A씨는 5·18교육관 위탁운영자 공모 과정에 광주시가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위계에 의한 입찰 방해로 강 시장과 시청 공무원,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등 6명을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최근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경찰청에 구두로 취하 의사를 전달했다.
통상 고소권자로부터 고소위임장을 받은 피위임자는 고소인 진술부터 고소 취하까지 법률 행위에서 수행할 수 있는 모든 권한 일체를 갖게 된다.
하지만 이날 오전 황 회장이 직접 광주경찰청을 찾아가 위임을 해지한다는 문서를 수사팀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 취하 여부를 떠나 해당 죄목들이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다 보니 취하와 무관하게 수사는 그대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5·18 단체의 잇단 고소 취하 배경으로는 황 회장과 부상자회 회원들 사이 내부 갈등이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부상자회 회원들은 "황 회장이 ㈔대한민국 특전사 동지회를 초청한 대국민 공동선언식 때부터 최근 논란이 된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에 대한 반대 입장까지 모든 결정을 회원들과 의논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한다"며 황 회장을 직권남용 등으로 상벌심사위원회에 징계대상자로 올렸다.
황 회장은 "처음부터 정관에 어긋났다. 상벌심사위원회에 출석해 소명할 필요가 없다"며 상벌심사위원장과 상벌위원 4명, 부상자회 사무총장과 조직국장을 직권으로 직위해제 통보하는 등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김순 광주전남추모연대 집행위원장은 "5·18 회원들의 열악한 환경 개선과 복지 증진을 위해 광주시민사회의 지지를 받아 공법단체로 전환했음에도 회원들을 신경 쓰긴커녕 서로 싸우고 있어 안타깝다"며 "서로의 이해관계만을 따지며 추태를 보이지 말고 5·18 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를 향해 한 목소리를 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
11년만 주말 전야제··· 5·18 45주년 행사 전국 발길 기대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17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언론간담회를 열고, 제45주년 5·18 기념행사의 추진 방향과 주요 계획을 발표했다. 강주비 기자 올해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는 12·3 비상계엄과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오월정신의 전국화·세계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는 17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언론간담회를 열고, 제45주년 5·18 기념행사의 추진 방향과 주요 계획을 발표했다.행사위는 올해 슬로건을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로 정하고, 전야제를 비롯해 청년·청소년 사업, 시민공모사업 등을 통해 시민이 직접 준비하고 참여하는 행사를 만들어갈 계획이다.우선 5월17일 오전 11시부터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는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시민난장'이 열린다.오월 어머니들이 준비한 주먹밥 나눔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먹거리 부스가 운영된다. 오월연극제, 민주주의 대합창, 민중미술 전시, '소년이 온다' 미션 투어 등 세대와 문화를 아우르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전야제에 앞서 오후 4시부터는 전국 5천여명의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는 '민주평화대행진'이 진행된다.행진 참여자들은 북동성당, 전남대, 조선대, 광주역 등 네 곳에서 출발해 금남로에 집결한다.이어 오후 5시부터 금남로 사거리에서 전야제가 본격 시작된다.올해는 11년 만에 주말에 열리는 전야제로, 전국에서 수만 명의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행사 장소도 기존 전일빌딩 앞에서 금남로 사거리로 옮겨졌다. 중앙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체류형 참여를 위한 500동의 텐트도 설치된다.사거리 중앙에는 사방으로 열린 4면형 무대가 설치돼 관객들이 서로를 마주보며 공동체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 무대를 중심으로 ▲1부 환영의 대축제 ▲2부 민주주의 대축제 ▲3부 빛의 대축제 등 3부로 나눠 공연이 펼쳐진다.행사는 대규모 풍물공연 '오월길맞이굿'으로 막을 연 뒤 다양한 공연과 발언이 이어진다. 특히 2부에서는 발언대 '광주의 꿈'을 통해 오월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이라는 오랜 숙원이 담긴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후 참가자 전원이 옛 전남도청으로 행진하는 퍼포먼스 '다시 만난 오월'을 끝으로 전야제를 마무리한다.전야제가 끝난 뒤에는 풍물패와 함께하는 '대동한마당'이 이어져, 광장을 민주주의의 축제 공간으로 전환한다.5월18일 당일에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5·18민주광장 특설무대에서 시민 발언대 '민주대성회'가 진행된다. 이는 1980년 5월23일부터 26일까지 열렸던 '민주수호범시민궐기대회'를 재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또 오후 7시부터는 광주인권상 시상식과 함께 헌정공연, 퍼포먼스 등 기념 무대가 이어진다.지난해 처음 도입된 청년 PM(Project Manager) 사업과 청소년 사업, 42개의 시민공모사업 등도 올해 계속된다.행사위에 공식 가입하지 않은 5·18유족회·부상자회, 5·18기념재단도 행사 전반에 함께 참여한다.오병윤 상임행사위원장은 "다가오는 45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를 다양한 시민 참여와 행사 과정을 통해 뜨거운 열망까지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12·3 내란 이후 다시 만날 오월을 희망하는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한다"고 밝혔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 · 전국화·세계화는 뒷전...5·18기념재단 밥그릇 지키기 혈안
- · 신임 관장 공모 놓고 갈등...또 시끄러운 5·18교육관
- · "제3의 윤석열 나타나지 않기를"
- · "민주주의 짓밟는 행위, 용납 안 된다는 것 보여줘야"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