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반의사불벌죄 사건 종결
'황일봉 회장 향한 불만 고조' 배경

5·18민주화운동 일부 공법단체가 ㈔대한민국 특전사 동지회와의 국립5·18민주묘지 2차 합동 참배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던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를 고소했다가 최근 이를 취소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7일 5·18 부상자회와 5·18 공로자회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 상임대표와 공동위원장 7명을 고소한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당시 황일봉 부상자회장으로부터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피위임자 A씨(부상자회 회원)가 지난달 30일 고소를 취하한 데 따른 것이다. 명예훼손의 경우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A씨는 자필로 고소 취하서를 작성해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위임자 A씨는 갑작스러운 취하 결정에 대해 회원들과 이사회를 무시하는 황 회장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A씨는 "황 회장은 특전사 동지회를 초청한 대국민 공동선언식 때부터 최근 논란이 된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에 대한 반대 의견까지 모든 결정을 회원들과 의논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한다"며 "우리 단체(부상자회)는 2월 지역사회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대국민 공동선언식을 강행함으로써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더는 광주시민사회와 갈등을 이어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독단적 결정으로 광주시민사회단체 등과 지속적인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며 "지난달 23일에도 황 회장이 정율성 공원 설립과 관련 부상자회 직인이 찍힌 입장문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는데 이때도 이사회는 물론 회원 그 누구의 동의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518 교육관 위탁운영자 공모 과정에서 강기정 광주시장을 포함한 시청 공무원들과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등 6명을 직권남용 등으로 고소한 건도 취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경찰청이 직접 수사 중인 5·18교육관 고소 사건의 경우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지만, 고소인의 조력이나 협력이 필요한 사건이다 보니 고소가 취하될 경우 고소 취하에 따른 불기소 처분이 내려질 방침이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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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새길 5·18···민주주의 핵심 기준·가치로
김영록 전남지사, 강기정 광주시장이 25일 서울 국회에서 5·18단체, 시민단체 등 참석자들과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국회 개헌특별위원회 구성 및 개헌 발의를 촉구하는 결의를 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5·18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 논의가 다시 불붙으면서, 실제 수록이 이뤄질 경우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법 해석과 국가 책임, 정책 방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변화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9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헌법 전문은 국민의 권리나 국가기관의 권한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본문과 달리 선언적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헌법 전문을 상징적 기능 중심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장영수 고려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2019년 ‘3·1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과 헌법의 과제’를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9차 개헌 당시 헌법 전문에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문구를 새로 넣은 것은 구체적인 법적 효과를 염두에 둔 것이라기보단 ‘역사적 정통성의 회복’이라는 상징적 의미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헌법 전문의 규범적 기능을 강조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같은 학술대회에서 임지봉 서강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헌법 전문은 ‘헌법의 헌법’으로, 헌법규범의 단계적 구조 중 최상위의 근본규범”이라며 “재판규범으로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위헌·합헌 판단 근거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즉, 헌법 전문은 선언적 성격과 일정한 기능을 동시에 갖추는 것으로 이해된다.강승식 법학박사의 논문 ‘헌법전문의 기능에 관한 비교법적 고찰’에 따르면, 헌법 전문의 역할은 ▲헌법 가치와 이념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교육적 기능 ▲헌법 제정 배경과 목표를 설명하는 기능 ▲국가 정체성을 형성하는 기능 ▲헌법 해석과 재판에 활용되는 규범적 기능 등으로 구분된다.특히 규범적 측면에서 헌법 전문은 단순한 해석 지침을 넘어 기본권이나 국가 의무를 도출하는 근거로 활용되거나, 경우에 따라 헌법 개정의 한계를 설정하는 기준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는 실제 판례에서도 확인된다. 헌법재판소는 201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한·일청구권협정과 관련 국가의 부작위로 헌법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침해됐다며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2006헌마788)에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지금의 정부가 국민에 대해 부담하는 가장 근본적인 보호 의무에 속한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하며 헌법 전문의 ‘3·1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의 법통 계승’ 문구를 근거로 제시했다.이는 헌법 전문에 명시된 역사와 이념이 국가의 구체적인 책임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이 논리를 5·18에 적용하면, 헌법 전문 수록은 국가가 5·18을 보호하고 계승해야 할 의무를 보다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된다. 이에 따라 북한군 개입설 등 끊이지 않는 왜곡과 폄훼에 대한 대응 근거를 헌법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도 있다.아울러 교과서 서술, 국가 기념사업, 기록 보존 등 후속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순한 사과나 보상에 그치지 않고 국가가 역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책임을 지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5·18은 이미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며 국제적으로도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사건이다. 여기에 헌법적 지위까지 더해질 경우 대한민국 민주주의 정통성을 구성하는 핵심 가치로 자리매김하게 된다.결국 헌법 전문 수록은 즉각적인 제도 변화보다 국가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떤 가치를 지향할 것인지를 분명히 하는 작업에 가깝다. 향후 법과 정책, 사회 인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이 매우 크다는 평가다.이재의 5·18기념재단 연구위원은 “2001년 대법원은 5·18 당시 광주 시민의 무장 저항을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정당 행위’로 판단하며 국가의 불법 행위에 대한 국민의 저항권을 인정했다. 12·3 계엄 당시 압도적인 국가 권력에 맞선 시민 저항의 정당성 역시 이러한 판례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는 것은 이러한 민주주의 가치를 분명히 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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