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5월 현장 생생히 그리고
주요 민주인사 담아내는 등
기록해 남기고픈 소망 바탕
"그림을 통해 그날의 진실을 알리고 싶어 직접 그림을 배웠어요. 6년 동안 쭉 그려왔는데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노동운동과 들불야학에 투신하는 등 민중 운동을 펼쳐온 지역의 대표적 민주인사 김상집은 21일 시작하는 첫 개인전을 앞두고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의 첫 개인전은 대안공간 메이홀에 마련된다. '오월전사 김상집의 한없이 또렷한 기억전'. 전시명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80년 5월의 생생한 기억을 풀어놓고 오월 인사들의 면면을 소개한다.
김상집은 1980년 5월 노동운동으로 알게 된 윤상원 등과 항쟁지도부로 활동하며 투사 회보 등을 찍었다. 이후 대학에서 수의학을 공부하고 수의사로 생업을 이어오면서도 시민사회 운동을 해온 그가 붓을 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직접 겪었던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또 그것들이 많이 왜곡되기도 하고 알려지지 않은 것들도 많아 그림으로 이것을 표현해보자해서 시작했다"며 "기록화를 남기기 위해 화가에 의뢰하기도 했지만 쉽게 이뤄지지 못해 취미가 아닌 역사를 생생하게 기록하겠다는 의무감으로 지난 2017년부터 오광섭 화백에서 그림을 배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1981년 형 집행정지로 출소한 이후에도 80년 5월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는데 몰두했던 그다. '녹두서점의 오월' '윤상원 평전' 등을 쓰며 그날의 진실을 생생하게 증언하기도 했던 그다. 폄훼와 왜곡으로 멍든 역사의 진실을 끝까지 지키고자 한 그의 집념의 산물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17점의 작품들도 그러한 결과물이다. 80년 5월27일 계엄군과 시민군의 치열한 전투가 펼쳐졌던 때를 담아낸 '최후의 항전'은 옛 전남도청 민원실 건물 2층 회의실서 죽어가는 윤상원을 중심으로 당시의 상황을 표현하며, '결사항전'은 계엄군 진입 통보에도 시민군 지도부가 마지막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하던 당시를 재구성했다. 또 민주화운동 당사자, 이제는 고인이 된 이들의 이야기 등을 담아낸 인물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당시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듯 사실적 묘사가 특징인 이 작품들은 모두 관련 당사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이 이야기들을 다시 종합해 비교하는 등의 고증을 거쳐 만들어졌다.
인물화에는 명노근과 안성례, 강신석과 강혜영, 김경남 목사, 정동년, 시민군 강용주 어머니 조분순 여사 등이 담겼다. 작가는 주로 고인이 된 인사들을 담아 이제는 당사자의 입으로 전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전달한다.
전시 도록 또한 의미가 깊다. 기록화 성격의 작품들이기에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당시에 대한 설명이 하나하나 첨부됐다. 또 신경구 전남대 명예교수가 영문 번역을 도와 도록으로써 뿐만 아니라 역사적 자료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전시는 7월5일까지. 월요일 휴관.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근현대 건축물서 읽는 우리 삶의 변화 개항 이후 일제 강점기 서양식 근대건축물. 전재홍 작 시간이 흐르며 변화한 사회, 문화, 산업구조에 따라 우리의 삶 또한 많은 부분이 변화했다. 특히 주거, 노동의 공간인 다양한 건축물은 한 시대의 요구와 흐름을 반영한다. 이처럼 시대에 따른 건축물의 변화를 근현대기를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이강현, 이하 ACC)이 아시아문화박물관 기획전 '사진작가가 바라본 근현대 건축 풍경'을 20일부터 9월20일까지 ACC 아시아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2에서 진행한다.한국전쟁 이후 현대화·도시화로 생겨난 판잣집과 같은 공동주택. 김기찬 작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근현대 건축의 변화 과정을 통해 우리 삶의 단면을 들여다본다. 앞서 ACC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의 사진가'를 주제로 사진 작품을 수집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이번 전시에서는 아시아문화박물관 소장 사진자료 중 근현대 건축을 담은 전재홍, 김기찬, 이정록, 조춘만 사진작가의 작품을 선별해 선보인다.새마을운동으로 초가집·한옥집은 새마을주택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변화했다. 이정록 작우리나라 근현대 건축은 사회·문화와 산업구조의 영향을 받아 변해왔는데 개항 이후 일제 강점기에는 서양식 근대건축물이, 광복 후 한국전쟁 이후에는 현대화와 도시화로 인한 판잣집과 같은 공동주택이 생겨났다. 새마을운동으로 인해 농촌 생활 개선으로 초가집이나 한옥집이 새마을주택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변화했으며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 계획으로 산업구조가 점차 농업에서 중공업으로 변화함에 따라 대규모 산업단지도 조성됐다.국가 주도 경제개발 계획으로 산업구조가 농업에서 중공업으로 변화함에 따라 조성된 대규모 산업단지. 조춘만 작이번 전시는 이같은 시대별 특징과 그 흐름을 담아낸다.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당장은 "네 명의 작가 사진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 건축의 변화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작품 안에 담긴 시대 사회상과 우리 삶의 흔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전시 작품은 아시아문화박물관 아카이브 누리집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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