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로 차에 태워 납치” vs “충분히 설득·회유”

지역사회의 비판에도 지난 2월 강행된 5·18 공법단체와 ㈔대한민국 특전사 동지회의 대국민 공동선언식에 임근단 여사가 참석하지 못한 배경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일 행사에는 특전사 동지회 측과 오월어머니 중 한 명인 임 여사의 '모자(母子) 결연식'이 예정됐으나 임 여사의 불참으로 행사는 불발됐었다.
이에 대해 5·18 공법단체와 특전사 동지회는 오월어머니집에서 의도적으로 임 여사의 참석을 막아 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오월어머니집은 충분한 설득을 통해 임 여사가 마음을 돌렸다고 맞서고 있다.
9일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특전사 동지회에 따르면 지난 2월19일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공동선언식에 예정됐던 모자 결연식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애초 공동선언문 낭독 후 5·18 최초 사망자 김경철 열사의 어머니 임 여사가 특전사 동지회 측에 '광주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당부와 함께 용서의 의미로, 광주 출신 공수부대 장교 임성록 특전사 동지회 고문과 모자 결연하기로 했다. 하지만 임 여사가 당일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아 임 고문 홀로 단상에 올랐다.
그동안 잠잠했던 임 여사의 모자 결연식 불참 문제는 이달 3일 두 공법단체와 특전사 동지회의 국립5·18민주묘지 2차 합동 참배 당시 다시 불거졌다.
당일 오월어머니집 김형미 관장이 민주의 문 앞에서 특전사 동지회와 함께 묘지를 찾은 임 여사를 끌어안고 참배를 말리자, 임 여사가 김 관장을 향해 "내가 언제 소록도를 안 가봤어"라며 울분을 토했기 때문이다. 임 여사의 손을 잡고 있던 임 고문은 "납치로 감방에 꼭 넣을 거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황일봉 부상자회장은 "모자 결연식은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가해자인 특전사를 용서하고 아들로 삼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의미있는 행사였다. 김 관장은 임 여사가 소록도를 한 번도 안 가봤다며 강제로 자신의 차에 태운 뒤 정작 소록도에는 가지도 않았다"며 "김 관장이 사적 감정을 앞세워 임 여사를 회유하고 압박해 5·18 진상규명을 위한 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임 고문도 "꼭두새벽부터 할 얘기가 있다며 어머니(임 여사)를 차에 태우고 온종일 붙잡고 있는 것은 납치, 감금이나 다름없다. 어머니에게 해서는 안 될 협박도 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관장은 임 여사의 모자 결연식 참석이 오월어머니집 회원 전체가 특전사를 용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주변 사람들과 충분한 설득을 통해 임 여사의 마음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어머니 개인이 특전사를 만나 용서하는 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다만, 공동선언식 당일 모자 결연식에 참석한다는 것은 자칫 개인이 아닌 오월어머니 전체의 입장이 될 수 있어 주변 사람들과 설득했다"며 "소록도는 가는 길에 어머니가 경철이 묘에 가고 싶다고 해 차를 돌렸을 뿐이다. 2월25일 오월어머니집 정기총회 때도 다른 어머니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특전사를 용서하고 싶었는데 주변에서 설득해서 마음을 돌렸다고 말해 격려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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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지키기대책위, 오월 문제 해결 위한 공개토론회 제안 21일 오전 광주·전남 199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오월정신 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가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월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제안하고 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5·18 공법단체와 특전사 동지회의 대국민 공동선언식 이후 촉발된 오월단체와의 갈등 해결을 위해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광주·전남 199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오월정신 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는 21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책위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시민 참여를 전제로 오월이 현재 직면한 문제와 5·18 50주년을 비롯한 중·장기적 과제에 대한 광주공동체의 책임과 노력, 해법을 찾기 위해 공개토론회를 제안한다"고 밝혔다.이어 "지금까지는 5·18 공법단체와 특전사 동지회의 활동에 하나하나 대응하는 식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능동적으로 오월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자 한다"고 설명했다.대책위가 제안한 공개토론회의 원칙은 광주·전남 시·도민의 눈높이에서 현안을 바라보고 해결하는 것으로 구성은 광주시와 광주시의회, 5·18기념재단, 대책위 등 4자 토론회다.5·18 공법단체와 특전사 동지회는 지난달 12일 5·18기념재단이 제안해 열렸던 비공개 간담회 때처럼 갈등의 양상만 부각되면서 서로의 주장만 되풀이하다가 결과물을 도출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어 구성에서 배제했다.다만 대책위는 공개토론회 진행에 앞서 5·18 공법단체와 특전사 동지회에 '진정한 사죄의 조건'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한 공개토론회를 별도로 제안했다.유봉식 대책위 상임대표는 "올해 불거진 오월 갈등은 크게는 대국민 공동선언식으로 촉발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동안 광주와 오월이 안고 있던 수많은 문제들이 터진 것이다"며 "당사자들끼리 사과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 광주·전남 시·도민 전체가 '그만하면 됐다'라고 할때까지 5·18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고백과 같은 실질적인 노력이 있었어야 진정한 사죄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광주·전남 시·도민의 눈높이에서 공개토론회를 열어 오월이 직면한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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