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대학, 의대 소재지 갈등…“무산되면 시도민만 피해”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둘러싼 목포대학교와 순천대학교의 갈등은 오는 20일이 사실상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목포대·순천대에 의과대학 신설 추진계획서 제출 기한을 20일로 통보하면서다. 양 대학이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소재지 등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전남에 배정된 의대 신설 기회와 정원 100명이 타 지역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오랜 바람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6일 2030년 의과대학 신설과 정원 배정을 위한 추진계획서를 오는 20일까지 제출하도록 하는 공문을 전남광주특별시와 목포대, 순천대 등에 보냈다.
정부는 국정과제인 지역 의과대학 신설과 관련해 전남과 경북을 신설 지역으로 선정하고, 이달 말까지 의대 신설 대학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특히 전남의 경우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을 전제로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위치 등을 담은 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정부가 제시한 심사 기준은 시·도 내 국립대에 의대를 설립하되 ‘1대학·1병원’을 원칙으로 하고 지리적 근접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목포대와 순천대가 여전히 의대 소재지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점이다.
양 대학은 지난 7일을 비롯해 여러 차례 협상을 이어갔지만 의대 소재지 문제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는 20일은 추진계획서의 공식 제출 기한인 만큼 양 대학이 이날까지 합의하면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학 통합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방대한 내용의 추진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계획서에는 지역 내 의과대학 신설 필요성과 신청 정원 규모를 비롯해 의과대학 신설 추진 체계, 교육시설 확보 계획, 교육병원 확보 계획, 교원 확보 계획, 의과대학 및 교육병원의 역할과 책임, 지자체 지원 계획, 기타 사항 등 9가지 항목에 대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담겨야 한다.
교육시설과 교육병원은 2030년 첫 신입생 교육과 임상실습이 가능하도록 위치와 규모, 리모델링·증축·신축 등 확보 방법, 사용 가능 시기까지 제시해야 한다. 교육병원 확보에는 지자체의 재원 부담 규모도 포함된다.
이와 함께 의과대학과 교육병원의 교육·실습을 담당할 교원을 분야별·연차별로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의과대학과 교육병원이 지역·필수의료 강화 등 전남 전체 권역에서 어떤 역할과 책임을 맡을 것인지도 계획서에 담아야 한다.
결국 양 대학이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추진계획서를 충실하게 작성하기 위해서는 수일 전까지 합의에 도달해야한다.
이 때문에 오는 20일까지 양 대학이 합의하지 못하면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전남에 배정된 의대 정원 100명이 경북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전남 의과대학에 100명의 정원 배정을 확정했다. 하지만 정부가 전남과 경북을 의대 신설 후보 지역으로 선정하고 대학별 추진계획서를 받아 최종 대학을 결정하는 절차에 들어간 만큼,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에 합의하지 못하거나 계획서를 기한 내 충실하게 제출하지 못할 경우 의대 신설 기회가 경북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전남이 30년 숙원인 국립의대 설립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목포대와 순천대가 정부가 정한 시한보다 앞서 통합과 의대·병원 입지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고, 이를 토대로 9개 항목에 걸친 구체적인 추진계획서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은 앞서 양 대학에 오는 10일까지 통합 방안에 합의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민 시장이 제시한 시한까지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의 20일 신청기한까지 양 대학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계획서 작성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지역사회에서는 대학 간 이해관계와 지역 간 경쟁으로 의대 설립 자체가 무산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특별시 관계자는 “전남에 배정된 100명의 의대 정원은 어느 한 대학이나 지역의 것이 아니라 전남 시·도민 전체의 숙원과 직결된 문제”라며 “대학 간 입장 차이로 합의가 불발돼 의대 신설 기회가 타지역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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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청년들 “삶의질, 기회, 성장”···권역별 '문제 진단'은 차이
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광주역 스테이지(STA·G)에서 진행된 ‘전남광주 청년 주도 정책 설계 워크숍’.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광주에 청년이 원하는 직종과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같은 직무라도 수도권보다 임금·복지·경력개발 기회가 낮아 취업·이직 과정에서 타지역 이동을 고민하게 됩니다.” (광주권)“광주와 순천·여수 등 동부권 사이의 이동시간이 길고 직통·광역 교통편이 부족해 출퇴근과 출장 부담이 큽니다. (동부권)“목포를 포함한 서부권 전반에서 문화·여가와 자기개발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고, 청년층이 이용할 수 있는 취미·교육·직업훈련 선택지가 제한적입니다. (서부권)지난 5일 북구 광주역 스테이지(STA·G). 광주연구원과 광주청년센터·전남청년센터가 마련한 ‘전남광주 청년 주도 정책 설계 워크숍’에 참가한 각 권역별 청년 140명이 낸 목소리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수도권이나 타 권역과 비교해 양질의 일자리, 문화적 인프라 격차와 이에 따른 경험의 격차 등이 현 지역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으로 꼽았다. 특히 해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투자·소비·문화시장이 더 축소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이는 다시 지역의 일자리와 정주 여건을 악화시킨다는 의견을 냈다. 이와 관련, 청년들은 지역이 추구해야 할 핵심적인 가치로 삶의질, 기회, 성장을 제시했다.광주권 청년들이 지역 현안과 이를 위한 원인과 배경, 정책적 수요에 대해 논의한 뒤 정리한 내용.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광주권, 일자리 ‘미스매칭’·주거 부담 완화 목소리그런 가운데 권역별로는 청년들이 생각하는 문제 진단은 조금씩 달랐다. 우선 광주권 청년들은 양질의 직종·일자리 부족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근로수당·휴가·복지 수준이 낮아 청년이 일자리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역기업과 청년의 ‘직무 미스매치’도 문제로 지목했다. 문화·여가·공간 측면에서는 ACC·비엔날레 외에 청년이 일상적으로 이용할 공연·영화·전시·팝업·소모임 공간과 광주만의 대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다수가 제기했다. 특히 무료·저비용으로 오래 머물 수 있는 거점공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차가 없는 청년은 일자리·교육·문화활동 선택 자체가 교통여건에 제약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낮은 임금에 비해 월세·보증금과 주택구입 부담이 커 독립과 자산형성이 어렵고, 결혼·출산을 앞둔 청년에게도 주거비가 큰 부담이라는 의견을 냈다.개선책으로는 지역의 작은 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도록 기반을 확충하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또 청년들이 창업이나 실직 실패 이후에도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줄 것으로 요구했다. 또 지하철·환승체계·심야교통 개선을 제시했고, 로컬크리에이터·공실 활용 거점공간 확대 필요성도 언급했다.광주권 청년들이 제기한 지역의 문제들과 이를 위한 정책 개선.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동부권, 광역·권역 내 교통망 ‘부족’ 한목소리동부권 청년들은 광주 또는 동부권(여수, 순천, 광양 등) 내에서도 이동시간과 대중교통 불편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결혼과 귀농 등으로 새로 정착하는 청년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지역 네트워크에 들어가기 어렵고, 참여 기회도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 때문에 타 지역에서 온 청년들이 소속감을 갖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이를 키우는 청년에게 의료 접근성이 중요한데 지역에서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가까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제기했다. 특히 시민 의견보다 행정이 주도하고 부처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청년·시민이 지역문제 해결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냈다.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생활권 교통시간 단축과 출퇴근 이동 지원을 제시했다. 광주에서 전남으로 일자리를 찾아 출퇴근하는 청년의 부담과 동부권 이동시간 문제를 중심으로, 광주 어디에서 출발해도 순천·여수 등 전남지역까지 이동시간을 줄이는 광역교통 개선과 거리 기준 통행료·버스비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또 광주 수준의 문화·여가·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점차 많아지는 외국인들이 필수 민원을 가까운 지역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행정 대응 역량을 높이고 복지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차별이나 정보 부족을 겪지 않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시민이 먼저 지역문제를 제안하고 행정·연구기관이 반응하는 참여 구조를 구축해 시민의 권한과 참여 기반을 넓혀 달라는 목소리도 있었다.서부권 청년들이 생각하는 지역의 문제들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 방안.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서부권, 일자리 ‘절대 부족’…외곽지역 접근성 낮다서부권 청년들은 중견기업 이상 일자리 부족과 도서·외곽 지역의 접근성 격차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이들은 목포·무안 등에서도 중견기업 이상 기업이 드물고 공공기관, 농수산업, 조선·제조업, 영세 자영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강해 청년이 선호하는 안정적·경력개발형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제기했다. 목포를 포함한 서부권 전반에서 문화·여가와 자기개발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고, 청년층이 이용할 수 있는 취미·교육·직업훈련 선택지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적인 직업훈련을 받기 위해 충청권이나 수도권 등으로 이동했다는 경험담도 털어놓았다.신안 등 도서 지역 등은 회의나 정책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배와 차량을 이용해야 할 정도로 이동거리가 길고, 광주나 중심도시와 동일한 기준의 교통비·참여수당을 적용받아 실제 부담이 다르다는 의견이 있었다. 권역 내 거리와 교통여건에 따른 접근성 격차가 청년의 정책 참여와 생활서비스 이용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무안·신안 등에서는 가까운 중·고등학교까지 30~40분이 걸리거나 교육 선택지가 제한되다 보니 결혼·출산 이후 자녀교육을 고려할 때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검토하게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청년정책이 취업·창업지원금 위주로 알려져 있고 정책 정보를 아는 사람에게 지원이 반복되는 구조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각 지역의 자원과 산업여건을 기준으로 산업 방향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취업준비생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회초년생, 비정규직·계약직, 프리랜서, 1인기업 등도 포함해 취업 이후의 경력개발과 자기개발을 지원하고, 지역기업 탐방·체험 프로그램과 직무교육을 확대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지역 청년이 조합원과 근로자로 참여하고 지역사업에서 수익을 만들어내는 청년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방식의 일자리 모델을 지원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책 대상 청년을 정주인구로만 한정하지 말고 지역을 오가며 생활·활동하는 청년들까지 포함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이번 워크숍에서 나온 청년들의 의견은 광주연구원이 수행 중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청년정책 기본계획(2027~2031)’에 반영된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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