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신설’ 목포대·순천대, 20일까지 합의 실패 땐, 경북에 기회

입력 2026.08.09. 17:35 이정민 기자
정부, 의대 신청기한 통보…전남광주시·경북도에 공문
양 대학, 의대 소재지 갈등…“무산되면 시도민만 피해”
전남도, 순천대·목포대와 의대 신설 업무협약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둘러싼 목포대학교와 순천대학교의 갈등은 오는 20일이 사실상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목포대·순천대에 의과대학 신설 추진계획서 제출 기한을 20일로 통보하면서다. 양 대학이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소재지 등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전남에 배정된 의대 신설 기회와 정원 100명이 타 지역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오랜 바람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6일 2030년 의과대학 신설과 정원 배정을 위한 추진계획서를 오는 20일까지 제출하도록 하는 공문을 전남광주특별시와 목포대, 순천대 등에 보냈다.

정부는 국정과제인 지역 의과대학 신설과 관련해 전남과 경북을 신설 지역으로 선정하고, 이달 말까지 의대 신설 대학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특히 전남의 경우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을 전제로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위치 등을 담은 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정부가 제시한 심사 기준은 시·도 내 국립대에 의대를 설립하되 ‘1대학·1병원’을 원칙으로 하고 지리적 근접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목포대와 순천대가 여전히 의대 소재지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점이다.

양 대학은 지난 7일을 비롯해 여러 차례 협상을 이어갔지만 의대 소재지 문제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는 20일은 추진계획서의 공식 제출 기한인 만큼 양 대학이 이날까지 합의하면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학 통합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방대한 내용의 추진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계획서에는 지역 내 의과대학 신설 필요성과 신청 정원 규모를 비롯해 의과대학 신설 추진 체계, 교육시설 확보 계획, 교육병원 확보 계획, 교원 확보 계획, 의과대학 및 교육병원의 역할과 책임, 지자체 지원 계획, 기타 사항 등 9가지 항목에 대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담겨야 한다.

교육시설과 교육병원은 2030년 첫 신입생 교육과 임상실습이 가능하도록 위치와 규모, 리모델링·증축·신축 등 확보 방법, 사용 가능 시기까지 제시해야 한다. 교육병원 확보에는 지자체의 재원 부담 규모도 포함된다.

이와 함께 의과대학과 교육병원의 교육·실습을 담당할 교원을 분야별·연차별로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의과대학과 교육병원이 지역·필수의료 강화 등 전남 전체 권역에서 어떤 역할과 책임을 맡을 것인지도 계획서에 담아야 한다.

결국 양 대학이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추진계획서를 충실하게 작성하기 위해서는 수일 전까지 합의에 도달해야한다.

이 때문에 오는 20일까지 양 대학이 합의하지 못하면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전남에 배정된 의대 정원 100명이 경북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전남 의과대학에 100명의 정원 배정을 확정했다. 하지만 정부가 전남과 경북을 의대 신설 후보 지역으로 선정하고 대학별 추진계획서를 받아 최종 대학을 결정하는 절차에 들어간 만큼,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에 합의하지 못하거나 계획서를 기한 내 충실하게 제출하지 못할 경우 의대 신설 기회가 경북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전남이 30년 숙원인 국립의대 설립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목포대와 순천대가 정부가 정한 시한보다 앞서 통합과 의대·병원 입지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고, 이를 토대로 9개 항목에 걸친 구체적인 추진계획서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은 앞서 양 대학에 오는 10일까지 통합 방안에 합의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민 시장이 제시한 시한까지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의 20일 신청기한까지 양 대학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계획서 작성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지역사회에서는 대학 간 이해관계와 지역 간 경쟁으로 의대 설립 자체가 무산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특별시 관계자는 “전남에 배정된 100명의 의대 정원은 어느 한 대학이나 지역의 것이 아니라 전남 시·도민 전체의 숙원과 직결된 문제”라며 “대학 간 입장 차이로 합의가 불발돼 의대 신설 기회가 타지역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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