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민주화운동 학살의 주범으로 꼽히는 전두환씨를 미화한 경남 합천군 '일해(日海)공원'의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성사됐다.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올린 '전두환을 찬양하는 공원 폐지 및 관련 법률 제정 요청에 관한 청원'이 목표 청원 동의 수인 5만명을 돌파했다고 9일 밝혔다.
운동본부가 지난달 15일 청원을 게시한 지 24일 만이다. 청원 당시 운동본부는 청원서를 통해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 사법부로부터 유죄선고를 받은 자에 대해서는 기념물을 조성할 수 없도록 법률을 제정해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동안 청원 동의 수가 1만명을 넘지 못할 만큼 큰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동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해당 청원은 절차에 따라 조만간 국회 상임위원회로 회부될 예정이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안 부결 등으로 인해 전두환 청산에 대한 국민들의 간절한 열망이 더욱 커졌다"며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위해 행정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와 청문회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5·18기념재단은 12·12 군사반란일인 오는 12일 5·18단체 및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일해공원을 방문해 운동본부와 '전두환 심판의 날'을 열 예정이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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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에도 못 끊는 5·18 왜곡···정보통신망법은 통할까
5·18기념재단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시 광주광역시)는 지난해 12월18일 ‘스카이데일리’ 외부필진 2명을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8조(허위사실 유포 금지)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5·18기념재단 제공
5·18민주화운동 왜곡은 이미 법적으로 처벌 대상이다. 그럼에도 AI가 만든 가짜 뉴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퍼지는 허위정보, 조롱성 밈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본격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하 정통망법)이 기존 사후 처벌 중심 대응의 한계를 보완해 온라인상 5·18 왜곡 확산을 막을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7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개정 정통망법은 하루 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인 대규모 플랫폼에 허위조작정보 신고·처리 체계 마련을 의무화하고, 법원에서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반복적으로 유통해 수익을 얻은 정보 게재자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과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정통망법은 특정 역사 왜곡만을 겨냥한 법은 아니다. 그러나 SNS와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는 5·18 왜곡 역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정통망법은 기존 5·18 특별법과 접근 방식이 다르다. 2022년 개정된 5·18 특별법은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근거를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반면 정통망법은 허위정보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반복적으로 유통되고 확산되는 과정까지 관리 대상으로 삼았다. 책임을 묻는 데 그쳤던 기존 제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허위정보의 확산 자체를 줄이겠다는 취지다.이 같은 제도 변화는 특별법 시행 이후에도 왜곡이 끊이지 않았다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5·18기념재단이 2024년부터 올해 4월까지 온라인을 모니터링한 결과 5·18 관련 왜곡·폄훼 게시글은 9천54건에 달했다.특별법 시행 이후 재단이 직접 고소·고발한 사례도 지난 5월까지 22건에 이른다. 그러나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사이 게시물은 다른 계정과 플랫폼으로 복제되거나 비슷한 형태로 재생산되는 일이 반복됐다. 최근에는 북한군 개입설이나 폭동론을 넘어 AI를 활용한 허위 신문기사, 짧은 영상(쇼츠), 조롱성 밈 등으로 왜곡 방식도 더욱 다양해지는 추세다.실제 광주경찰청은 최근 AI를 이용해 허위 신문기사 이미지를 제작·유포한 피의자를 검거했고, 경찰청도 5·18 허위사실 유포 계정 74개를 수사해 9명을 검거하고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기존 법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허위정보가 온라인에서 퍼지는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다만 개정 정통망법이 곧바로 5·18 왜곡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법 적용의 핵심 대상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유통해 수익을 얻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정보 게재자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결국 유튜브 등에서 왜곡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유통하는 수익형 채널이 실제 적용의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지만원씨의 북한군 개입설 관련 저술과 안정권 등 극우 유튜브 채널의 반복적인 왜곡 콘텐츠, 스카이데일리의 연이은 왜곡 보도 등은 광고·후원 등의 수익 구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생산·유통돼 왔다는 점에서 정통망법이 겨냥하는 대표적 유형으로 꼽힌다.플랫폼 운영 방식 역시 변수다. 신고를 받은 플랫폼이 삭제나 노출 제한 여부를 우선 판단하는 구조인 만큼 허위정보와 의견·비판의 경계를 어떻게 나눌지, 플랫폼마다 다른 운영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전문가들은 정통망법이 기존 5·18 특별법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실효성은 신속한 법 적용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5·18기념재단과 4·16재단,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제주4·3평화재단은 이날 공동 입장문을 통해 개정법 시행을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하면서도 “혐오·왜곡 정보의 법 적용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왜곡 정보가 집중적으로 유통되는 중소형 커뮤니티 상당수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데다 플랫폼의 알고리즘 책임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김희송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교수는 “지만원 사례처럼 법원에서 허위정보로 판단된 뒤에도 동일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유포하는 경우에는 이번 법이 일정 부분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5·18 왜곡이 수익 창출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도 있는 만큼 금전적 제재를 강화한 이번 법이 억제 효과를 낼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결국 사법적 판단을 거쳐야 하는 만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 사이 왜곡 콘텐츠가 계속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로 남는다”고 진단했다.이어 “5·18은 이미 역사적·사법적 판단이 끝난 사안인 만큼 신속한 법 적용을 위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정통망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역사왜곡과 혐오표현에 대한 별도 법적 규제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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