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 떨어지고, 기억하기 힘들어 변경 요청 잇따라
지역민들이 직접 나서 결실… 작은 변화지만 큰 의미

행정기관이 관리하기 편하게 숫자로 등록했던 광주 상무지구 근린공원들이 28년만에 지역 특색을 살린 공원으로 바뀐다.
2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숫자로 된 일련번호로 이름이 불려지고 있는 '상무2-1근린공원', '상무2-2근린공원', '상무2-3근린공원', '상무2-4근린공원', '상무4-1근린공원' 등 근린공원 5곳의 명칭을 변경하는 안건이 지난달 29일 광주시 지명위원회 의결을 참석 위원 13명(외부 위원 11명)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근린공원은 도심 주택가 주변에 있는 조그마한 규모의 공원으로, 쌍촌동과 유촌동 일대에 위치한 해당 공원들은 지난 1996년 택지개발 당시 조성되면서 숫자로 이름이 붙여졌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데다가 한꺼번에 생기다 보니 공원마다 이름을 짓지 못하고 행정편의 위주로 번호를 매긴 것이다.
실제 주민들은 "이름이 번호로 돼있어 불편하다", "부르기 어렵다", "이름 만으로 정확한 위치를 알기 어렵다" 등 명칭을 변경해달라고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이에 서구는 지난해 말 주민 공모를 진행한 뒤 통장단이나 주민자치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현장조사까지 거쳐 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이름을 직접 선정했다. 변경되는 이름은 각각 '상무2-1→자연미소공원', '상무2-2→계수공원', '상무2-3→무진푸른공원', '상무2-4→상암공원', '상무4-1→돛단배공원'이다.
같은날 열린 지명위원회에서 광산구 하남동 '검바우 어린이공원'의 이름을 '하남물 어린이공원'으로 바꾸는 안건도 참석 위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됐다.
하남3지구가 조성되면서 만들어진 검바우 어린이공원은 지난 2020년 '흑석마을'이라는 옛 지명을 따서 이름을 붙였는데, 주민들이 흑석마을이 아니라 '하남물마을'이라며 이름을 바꿔달라고 의견을 제시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광주시 지명위원회 의결을 통과한 안건들이 조만간 국토지리정보원 고시를 통해 최종 확정되면 숫자로 불리던 서구지역 공원들은 28년 만에 새 이름을 얻게 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공원 이름이 번호로 돼 있어 인지도가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많았다"며 "지역 특성을 반영해 이름을 정한 만큼 앞으로도 자치구와 협조해 주민 친화적 공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
서경호 실종자 가족들, 여수·해경엔 감사···부산시엔 질타 제22서경호 실종 선원 가족들이 지난 11일 오후 여수 삼산면 하백도 동쪽 20해리 해상 사고해역을 찾아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제22서경호 침몰 사고 발생 열흘째인 18일 실종자 가족이 여수시에 감사편지를 전한 반면, 부산시에는 적극적인 지원 정책마련을 요구했다.실종자 3가족은 최근 여수수협 가족 대기실에서 지원 근무 중인 한 공무원을 통해 물품 및 의료 지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편지에는 "2월 9일 정신없이 여수로 달려와 대기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위로와 필요한 부분을 살펴주고, 아픈 가족들을 위해 필요한 약품을 지원해 준 여수시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쓰였다.이어 "처음엔 이런 배려에 반감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누군가가 나를 알아봐 주고 있다는 마음이 스며들었다. 결국 그 관심과 배려가 저희에게 버팀목이 돼줬다"며 "부산에서 온 저희는 타지에서 그리움과 걱정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계속 살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이들은 여수해양경찰서에도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전달했다.편지에는 "밤낮없이 실종자 수색을 위해 헌신해주시는 여수해경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강한 찬바람 속에서도 넓은 바다를 누비며 구조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는 모습에 깊은 감동과 감사함을 느낀다"고 적었다.이어 "사고 소식을 접혔을 때 경황이 없어 진행 상황에 대해 불안과 걱정이 컸고 때로는 불만도 표출했다"며 "하지만 그 누구보다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을 경청해주고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수색과 구조에 최선을 다해주셔서 아픔이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앞서 여수시는 사고 발생 직후 피해자와 가족을 위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 청정 수협위판장에 가족 대기실을 마련했고 전담 공무원을 1대1로 배치해 응급구호세트(생필품)와 장례 등 경제적 지원과 심리상담, 약품 등 의료지원을 돕고 있다. 해경은 사고 발생 이후 열흘간 밤샘 수중과 해상, 항공 등에서 집중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이들 가족들은 이날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도 호소했다.실종자 가족들은 호소문을 통해 "실종자는 한국인 3명(부산시민)과 외국인 2명이다. 이 중 부산시민 3명과 그 가족들 또한 대부분 부산시민이며, 사고 선박과 회사 또한 부산 소재이지만 부산은 수색 및 지원에 개입하지 않고 있으며, 관련 예산 투입 또한 전무하다"며" 사고 발생 지역이 부산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수십 년간 부산에서 살아온시민들을 외면하고 있다. 반면 전남도는 실종자 수색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전남도청 예비비 10억 원을 선제적으로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제22서경호 침몰 사고 실종자 3가족은 가족대기실에서 지원 근무 중인 한 공무원을 통해 물품 및 의료 지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또 "사고 선박과 선원 모두 부산 소재 선박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선박회사는 재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실종자 수색에 필요한 비용 지원을 꺼려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이 절박한 상황에서 사기업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지자체의 기본적인 책무다. 부산시는 더 이상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말고, 실종자 수색과 관련한 지원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이들은 부산시에 수색 및 구조 지원 확대를 비롯해 실종자 가족 지원, 부산시의 공식 입장 발표 및 대응 강화, 공식 면담 요청 등도 요구했다.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 선적이지만 여수 해상에서 사고가 났기에 여수해경이 수색 작업에 투입되고 있고, 이러한 지원 역시 사고 발생지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시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하기 위해 시 관계자가 여수 현장에 파견 가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한편 지난 9일 오전 1시41분께 여수시 거문도 동쪽 20해리 해상에서 139t급 저인망 어선인 제22서경호(승선원 14명)가 침몰했다. 14명 중 한국인 선장·선원 등 5명이 숨졌다. 5명은 실종됐다.현재 해경·해군·해수부·전남도·여수시·민간 어선 등이 공조해 사고해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전남도는 심해잠수사를 투입해 해저에 가라앉은 선체 내부를 수색할 계획이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 심용환 역사학자 "12·3 계엄군인 발뺌, 5·18과 똑같아"
- · [날씨] 절기 '우수' 추위·강풍 계속···대기 건조
- · '똥판' 된 광주시청 야외광장...무슨 일
- · 너도나도 민생지원금···'퍼주기식' 우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