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차고지 이번에도 사용 안 해
안팎서 “기본 철저해야” 한 목소리
광주에서 도박하다 체포된 불법체류자가 경찰서에 도착해 달아날 수 있었던 것은 경찰의 안일한 태도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스스로 정한 지침을 지키지 않아 전남에서 피의자 도주 사건이 발생한지 불과 보름만이다.
1일 광주 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현행범으로 체포한 베트남 국적 외국인 11명(불법체류자 6명)을 경찰서로 인치시키는 과정에서 전용차고지를 이용하지 않았다.
철제 셔터가 있는 전용차고지는 통합수사당직실과 연결된 별도의 차고지로, 본청이 지난 7월 발표한 '도주 방지 등 체포 및 구속 피의자 관리 강화 계획'에서 피의자를 경찰서로 인치할 때 반드시 이용하라고 지시한 곳이다. 전용차고지에 차를 세운 뒤에는 피의자를 차에서 내리기 전 철제 셔터를 먼저 내려 도주 경로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용차고지 이용 말고도 해당 계획을 통해 지시한 내용에는 적극적인 수갑 사용과 도주 방지 전담관 지정 등도 있다.
올해 들어 전국적으로 체포한 피의자를 놓치는 사례가 잇따르자 본청이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에 피의자 도주 방지를 위한 지침을 하달한 것이다. 피의자에게 도주를 생각할 틈도 주지 말자는 취지였다. 체포한 피의자가 불법체류자인 경우 더욱 주의할 것을 당부도 있었다.
하지만 광산서는 현행범으로 체포한 11명의 피의자를 인치하면서 전용차고지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붙잡았던 불법체류자 30대 남성 A씨를 놓쳤다가 18시간 만에 다시 붙잡는 일이 벌어졌다.
보름 전에도 경찰서 앞에서 피의자를 놓치는 일이 있었다.
지난달 16일 나주경찰서도 폭행 혐의로 체포한 태국 국적 불법체류자 30대 남성 B씨를 놓쳤다가 10시간 만에 붙잡았다. 당시 나주서는 B씨를 경찰서로 인치하면서 전용차고지를 이용하지 않았다.
심지어 나주서 피의자 도주 사건 다음날 본청 주도로 피의자 도주 관련 긴급 화상회의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광주경찰 관계자는 "체포한 피의자가 많아 경찰차 여러 대로 분산해서 호송하다 보니 전용차고지를 이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안팎에서는 다 잡은 피의자를 놓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 한 일선 경찰서 수사부서 경찰은 "전용차고지를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놓친 것이다 라고는 단정해서 말할 순 없지만 이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순간의 실수로 조직 전체가 매도 당하는 만큼 기본을 지키는 것에 구성원 모두가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소신을 밝혔다.
선은애 송원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역에서 피의자 도주 사건이 또 발생해 안타깝다. 아무래도 피의자들에게 뒷수갑을 채워놨다 보니 설마 도망가겠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살인이나 강도를 비롯한 강력범죄 피의자가 아니라 단순 도박을 하던 불법체류 외국인들 이었다는 점도 한몫했던 것 같다. 지난해 6월에도 과연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창문으로 불법체류자들이 무더기로 도주했던 만큼 체포된 피의자는 항상 도망가려고 하는 심리가 있다는 것을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광산서 피의자 도주 사건 포함 올해 전국에서 발생한 피의자 도주 사건은 총 13건이다. 이 중에서 8건은 불법체류자였으며, 6건은 수갑을 채우지 않은 상태였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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