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양파 가격 '뚝뚝'에 농민 한숨 '푹푹'

입력 2023.08.02. 17:15 김종찬 기자
양파·마늘 도·소매가격 일제히 하락…건고추도 예정
농가 "생산비 폭등하는데, 농산물 가격만 떨어져"
우리나라 대표적인 마늘 주산지 고흥군 포두면 만학마을 황토에서 주민들이 마늘 출하 준비를 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같은 날씨에도 힘겹게 농사를 짓고 있는데 하루가 다르게 농산물 가격이 내려가니 속이 상합니다. 생산비는 매년 오르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마늘과 양파 가격이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어 전남 마늘·양파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수입산 농산물 증량 계획까지 세우고 있어 농민과 농민단체, 지역 정치계가 반발하고 있다.

해남에서 마늘과 고추 등 농작물을 키우는 강모(67)씨는 무등일보와의 통화에서 "마늘 수확은 올 초에 끝났다. 남도 마늘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며 "생산비는 계속 오르는 데 농산물 가격은 계속 떨어지기만 해, 인건비를 건지기도 힘겹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주변에 보면 농협 빚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아예 농촌을 떠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면서 "정부가 농산물 가격을 낮추기 위해 계속적으로 수입을 확대한다고 한다. 식량주권을 힘겹게 지키고 있는 농민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정부다"고 말했다.

강씨는 "남도마늘은 지난해 1만3천671원이었는데, 올해는 1만285원으로 20% 이상 떨어졌다"며 "인건비나 농약 가격은 자고 나면 오르니 몇년 째 적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농산물 가격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는 정부의 TRQ(일정 수입량에 낮은관세를 부과하는 저율관세할당) 증량이 꼽히고 있다. 정부는 지난 달 건고추 3천t을 TRQ로 수입했다. 돼지고기·생강·마늘·양파·대파·닭고기·무 등 품목도 TRQ 물량을 증량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의 이같은 농산물 수입 확대 정책에 농민과 농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고흥군에서 양파를 생산하는 A씨는 "풍면이면 과잉생산이 돼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조금이라도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오르려고 하면 정부가 수입해서 가격을 떨어뜨린다"며 "지난해 1㎏당 2천601원이었는데, 올해는 2천74원으로 527원이나 떨어졌다. 생산비는 계속 증가하는데 판매 가격이 하락하면 농민들은 어떻게 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허용식 전남 마늘생산자협회 사무처장도 "전남지역의 주요품목인 남도마늘의 올해 최저 생산비는 1㎏당 3천500원인데 비해 매매 단가는 2천800원 대에서 거래되고, 중품은 2천 500원 수준이다"며 "지난해 5천500원대보다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100% 이상 하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고추가격이 살짝 오른다는 소식이 들리자 정부는 시장원리 운운하며 이마저도 수입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면서 "식량안보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 정부는 마늘도, 양파도, 고추도 모두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만 들리면 수입을 확대하려고만 한다. 농촌을 죽이려고 작정하지 않으면 이토록 농민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성토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와 전국마늘생산자협회 등 농민단체는 지난달부터 세종시 기획재정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진행하는 등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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