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재난문자

입력 2023.07.17. 17:12 김혜진 기자

재난문자는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우리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다. 매일 오전 우리는 거주하고 있는 지자체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받아보게 됐고 많은 사람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재난문자 수신을 꺼두는 사람부터 재난문자에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까지 재난문자에 대한 심드렁함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

이번 집중호우 때도 예천군은 산사태의 위험을 수십통의 재난문자를 포함한 다양한 창구로 알려왔으나 사고를 막을 순 없었다. 각 기관으로부터 쏟아지는 재난문자 속에 우리는 더이상 위기감을 느낄 수 없을 뿐더러 내가 처한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 지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없어 실용적이지 못했던 탓이다.

반면 오송 지하차도 참사 때는 그렇게도 피곤하게 울려대던 재난문자가 참사 4분 전에서야 늑장 발송됐으며 이전에 발송된 문자에서는 '미호천교'를 특정하지 않고 '하천 범람'과 같은 일반적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밝혀졌다. 문자를 받아본 사람이 대처할 시간도, 얼마나 위급한지 느낄만한 내용도 부재했다. 재난을 피하기 위한 재난문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 제 역할을 하기 위한 지자체의 보다 세심하고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다. 재난문자는 사고 때 '할 일은 다 했다'는 식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면피용이 아닌, 주민 안전을 위한 수단이다.

재난문자를 쉽게 보는 우리들의 자세 또한 변화해야한다. 이전 집중 호우 때 도심 도로에 대한 토사 유출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음을 지자체가 재난문자로 알렸으나 알림을 꺼놓은 이들은 출근길 불편함을 겪어야만했다. 재난문자는 꺼두지 않고 다소 시끄럽고 피로하더라도 알림을 켜놓고 유사시 자신의 안전을 위해 꼭 확인해야한다.

재난문자가 너무 피로하다면 단계별로 위급함이 다르기에 문자 종류를 알아두면 좋다. 위급·긴급재난을 제외한 재난경보와 주의보를 알리는 '안전안내', 자연재해나 테러·방사성물질 누출이 예상될 때 보내는 '긴급재난', 공습경보·경계경보·화생방경보·경보해제를 알리는 '위급재난'이 있는데 이중 긴급재난문자와 위급재난문자는 우리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문자이기 때문에 꼭 확인해야한다.

재난문자가 보다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행정은 세심하게 고민하고 우리는 태도를 변화해야한다.

김혜진 취재2본부 차장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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