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원·전현숙 '경계의 아리아'
자신의 삶에 근원한 작품들 '눈길'

개성이 강해 어우러지지 못할 것처럼 보이는 두 작가의 세계가 만나 색다른 하모니를 만들어내고 있다. 너무나도 강한 개성은 이들의 삶에 연원하기에, 두 사람은 자신의 삶을 담백하게 응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모니를 만들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서로 다른, 또 닮은 아리아를 선사하고 있는 이들은 이기원과 전현숙이다. 두 사람은 화순군립운주사문화관 초대 2인전 '경계의 아리아'를 각각 25점의 작품으로 꾸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운주사문화관 개관 기념 첫 전시로 이기원과 전현숙은 자신의 삶에서 길어올린 치열한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는 공통점 아래 자신만의 개성 강한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전현숙의 작품은 우울한 분위기가 가득해 보인다. 화면 속 무표정한 인물은 작가 자화상이기도 하고 사회상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인간 삶과 관계, 그리고 사회적 구조 아래 결정되는 인간 삶을 은유한다. 독특한 구성과 강렬한 캐릭터는 관람자와의 교감을 이끌어내며 공감을 산다. 또 자신의 삶과 주변의 관계성을 솔직 담백하게 드러내며 위로를 전하고 인생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선사한다.
이기원은 소재나 모티브를 끊임 없이 탐구하며 독자적 스타일을 구축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인돌'을 소재로 한 평면 연작을 선보인다. 그 또한 늘 삶 속에서 작품을 발현해왔다. 잊히지 않는 80년 5월의 시간을 담은 '오월의 꽃' '동지여 내가 있다' 등 현실 참여 작품을 시작으로 작업을 시작해온 그는 민중미술 연작 뿐만 아니라 '종교' '초상' '웃는 아이'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를 삶 속에서 길어올렸다. 이번 작업 또한 삶의 터를 능주로 옮기며 만나게 된 고인돌이 작품의 주인공이 됐다.
공명 화순군립 운주사문화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오랜 시간 인간의 내면과 관계성에 대해 탐구하고 고민한 흔적을 작품으로 선보여 온 이기원, 전현숙을 초대해 이뤄졌다"며 "다양한 형태로 발현된 내면의 초상을 만나는 '경계의 아리아'전이 여러분께 따스하고 부드러운 위로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제2·3전시실에서 내달 31일까지.
한편 운주사문화관은 지난 2017년 문을 연 천불천탑사진문화관이 변모한 공간으로 1층에 미디어아트 전용전시관을 마련하면서 다양한 시각예술 장르를 담아내기 위해 명칭을 운주사문화관으로 변경했다. 현재 1층에서는 화순 8경을 감상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 작품이 선보여지고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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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 경계 허문 작가의 마지막 10년
황창배 작 ‘무제’
전통을 답습하지 않고 끊임없이 한국화의 경계를 확장했던 황창배의 작품세계를 광주에서 만난다. 괴산에서 보낸 마지막 10년 동안 더욱 자유롭고 치열해진 그의 예술을 조명한다.광주 복합문화공간 김냇과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역전시 활성화 사업으로 ‘괴산의 그림쟁이 : 황창배’ 전시를 지난 16일부터 선보이고 있다.내달 1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지역에서 만나기 어려운 타지역 작가의 작품을 만나며 다양한 작업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이다. 이번 주인공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황창배로 이번 전시는 그가 충북 괴산에 정착한 이후부터 작고하기까지 약 10년 동안 펼쳐낸 그의 예술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괴산은 황 작가가 안정된 교수직을 내려놓고 오로지 창작에 몰두하기 위해 선택한 삶의 공간이자 그의 예술이 가장 자유롭고 치열하게 확장된 곳이다.황창배 작 ‘무제’황창배는 한국화의 전통을 답습한 작가가 아니었다. 그는 지필묵이라는 익숙한 틀에 머무르지 않고 한지와 먹은 물론 캔버스, 아크릴, 잿물, 연탄재 등 다양한 재료를 자유롭게 사용했다. 문자와 그림, 시와 회화를 하나의 화면 안에서 결합하고 서기 대신 단기를 사용하는 등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하며 한국화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실험했다. 그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라는 구분을 넘어 하나의 독자적 회화 세계를 만들어냈다.황창배 작 ‘무제’그에게 괴산에서의 삶은 예술의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도시와 제도를 떠난 그는 자연 속에서 생활하며 꽃과 나무, 새와 물고기 같은 생명의 이미지를 화면에 담아냈고 자연의 질서와 삶의 본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말년에는 예수의 생애를 주제로 한 대형 연작을 제작하며 신앙과 인간, 생명에 대한 사유 등을 회화 안에 담아냈다. 그의 화면에는 한국화의 전통 뿐 아니라 삶과 자연, 신앙, 문학적 감수성이 함께 녹아 있다.이번 전시 제목인 ‘괴산의 그림쟁이’는 작가가 생전에 자신을 부르던 이름이다. ‘그림쟁이’는 화가나 교수라는 제도적 명칭보다 끝까지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살고자 했던 그의 태도를 상징한다. 이처럼 이번 전시는 괴산에서 보낸 그의 마지막 10년을 중심으로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끝까지 밀고 나간 한 작가의 치열한 실험과 자유를 되돌아본다.최아람 김냇과 대표는 “한국화의 경계를 넘어 자신만의 회화를 완성했던 황창배의 작품을 통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예술적 질문과 마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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