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5월24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길거리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4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A씨가 작성한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전세사기 피해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그동안 전세사기로만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지난 6월8일 경찰청이 발표한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 중간결과'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자만 2천996명, 피해금액은 4천599억원이다.
더 큰 문제는 세입자들의 삶을 파괴한 '전세사기'에 공인중개사가 대거 가담했다는 점이다. 경찰 단속 결과 모두 986건의 전세사기가 적발됐고, 이에 가담한 2천895명이 검거됐다. 이중 불법 중개행위로 검거된 공인중개사는 무려 486명(16.8%)이었다. 국토교통부가 파악해 수사 의뢰한 전세사기 의심거래 1천322건만 놓고 보면 연루된 97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31명(44.5%)이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이었다.
국가 공인 자격증을 보유한 공인중개사가 전세사기꾼과 한통속이었다는 사실은 국민에게 큰 충격이었다. 부동산 거래를 해야하는 일반인들이 "앞으로 어떻게 공인중개사를 믿고 거래할 수 있느냐"고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계속된 집값 상승 과정에서 공인중개사들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경우도 많았다. 중개사들이 수수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계속 올리는 거래를 종용한다는 비판이 팽배했다. 그런데 그것도 부족해 사기에 가담했다고 하니 앞으로는 부동산 거래를 직접해야 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혐의를 포착해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중개 수수료 할인 제한' 혐의와 함께 '경쟁 부동산 중개 플랫폼 이용 제한' 혐의를 집중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방'의 이용 활성화를 위해 공인중개사들이 '직방' 등 경쟁 플랫폼을 사용하지 못하게 종용하거나 탈퇴를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 광주에서도 중개사협회와 관련 비슷한 사례가 신고돼 공정위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물론 공정위 조사 결과가 나와야 진위를 알수 있겠지만, 공인중개사협회는 앞서 이 같은 행위로 적발된 적이 있다. 공정위는 지난 2019년에 공인중개사협회의 위법 행위를 적발했다. 중개사협회가 '한방' 활성화를 목적으로 공인중개사들에게 직방·네이버부동산 등 경쟁 플랫폼에 중개매물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한 사실을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 지금 국회에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다. 이 법안은 임의단체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단체화하고, 협회의 회원 관리, 지도, 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개정안은 공인중개사가 개업 시 반드시 중개사협회 회원으로 가입하도록 했다. 회원이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하면 협회가 시도지사 및 등록관청에 행정처분을 요청할 수 있고, 거래질서 교란 행위 단속 등의 업무를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할 수 있다.
중개사협회 회원 수는 약 11만명에서 최대 50만명(지난해 말 기준 공인중개사 자격 보유자 수는 49만3천503명)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중개사협회는 신규 가입비로 수천억원, 연회비로 수백원의 재원을 확보하는 '공룡 조직'이 된다. 여기에 단속권까지 갖게되니 그 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된다. 중개사협회 측은 "늘어난 재원을 전세 사기나 기획부동산 등 불법 중개 방지에 쓰고, 공인중개사의 손해배상액 한도도 기존 1억원에서 최대 10억원으로 늘려 불법 중개 피해 소비자에 대한 보상을 늘릴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법안이 부동산 관련 신기술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는다는 비판도 있다. 산업혁명 시 영국의 자동차산업 발전을 막았던 '붉은 깃발법'을 연상케한다. 소비자의 선택폭을 법으로 제한한 '제2의 타다 금지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야당은 이 법안 처리가 선거에 유리하다는 생각을 당장 버려야 한다. 기술혁신을 막는 정당이 정권을 잡기는 만무하다.
중개사협회는 이권 강화에 나설 것이 아니라 땅에 떨어진 중개사의 신뢰를 회복하기위해 자정운동에 나서야 한다. 더 이상 중개사들이 사기에 가담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의도적 가격 인상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나서서도 안 된다.?박지경 디지털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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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칼럼] 800조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삼성의 초격차 전략
강동준 무등일보 전무. 마케팅기획국장.전 편집국장
800조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삼성의 초격차 전략“광주니까 그 말씀 한번 드리고 싶어요… 역사적으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우리가 가진 자원과 기회를 한쪽에 몰아 가지고 올인했죠. 수도권 영남에 올인했습니다. 그 결과 수도권 집중이 발생했고 지방 소외가 발생했고 지방 소외 중에서도 영남과 호남을 차별하면서…. 어쨌든 그 결과로 동서간에 엄청난 차별이 발생했죠. 격차가 발생했습니다. 얼마나 서럽고 외롭고 슬펐겠습니까?….”손익의 문제에서 생존의 문제로이재명 대통령이 광주에서 진행한 ‘국민보고회’에서 한 즉석연설 한 대목이다. 어쩌면 저렇게 호남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고 헤아릴 수 있을까?최근 몇달 사이에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일들이 지역에서 연이어 일어나 흥분과 기대가 교차되고 있다. 광주전남 통합에 따른 특별시의 출범이 그것이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800조원 규모의 광주군공항 일대 반도체 투자가 그것이다.천년 전라도 땅에 대기업의 투자도 생소한 일이지만, 800조 투자라니….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의 1년 예산이 합쳐 20조원이니, 800조면 40년을 넉넉히 쓰고 남을 돈이다. 지난 수십년 세월동안 호남지역에 대한 대기업의 투자는 언감생심(焉敢生心), 쉽지 않은 일이었다. 김대중 정권시절에는 지방자치와 분권의 큰 획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호남 역차별 이야기가 나왔고, 균형발전을 핵심국정과제로 택한 노무현 정부도 공공기관 이전과 수도권 분산정책에 공력을 쏟았지만 반발 또한 만만찮았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서는 수도권 3기 신도시나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로 오히려 균형발전이 역행했다는 혹평이 쏟아졌다.그러니 이재명 대통령의 호남에 대한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는 어떤 대통령보다도 길이길이 회자되고도 남을만하다. 청와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회장과 손을 맞잡고 진행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 지방주도 성장의 국토 대전환을 통한 균형발전 구상의 이 보고회 부제는 ‘회복을 넘어 대도약으로, 초격차 대한민국’이다.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대체불가 대한민국’이란 슬로건 아래 국정목표중 첫째로 ‘초격차 산업강국’을 꼽았다. 여기서 ‘초격차’(Super Gap)는 삼성전자가 일찍이 도입한 용어로, 다른 누군가와 비교 대상이 되기를 거부하고 기술, 조직, 시스템, 공정, 인재배치,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격을 높이는 전략이다.삼성전자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 낸 일등공신이자 삼성전자 회장까지 오른 신화적 인물인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쓴 책 ‘초격차’(쌤앤파커스.2021년 193쇄 발행). 책에서 저자는 “모든 문제는 손익의 문제에서 생존의 문제로 바꾸어야 한다. 생존을 원한다면 개선이 아니라 혁신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개선은 부서별로 순차적으로 부분적으로 진행하지만, 혁신은 모든 부문이 동시에 진행해야 성공할 수 있다.지난 83년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다고 선언했을 때 비관적 보고서가 줄을 이었다. 개발 연구인력도 없고, 생산 경험도 없고,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에서 첨단기술의 도전은 무모하다는 것이다. 당시 80년부터 2000년까지 20여개 회사가 무한경쟁을 벌였고,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면서 공급과잉으로 1년 사이 가격이 70∼80%까지 급락했다. 불황과 호황이 4년 주기로 반복됐다. 당시 반도체 사업을 빗물에만 의존하는 천수답(天水畓)농사와 같다고 표현했다.생산라인 한 과정이 잘못되거나 한 사람의 작은 실수도 치명적 결과로 이어져 반도체 제조는 그야말로 ‘초정밀, 완벽의 극치’로 여겨진다. 그런 상황 속에서 삼성은 92년 64Mb DRA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2017년 반도체 시장 진입 34년만에 인텔을 제치고 세계반도체 업체 1위로 올라선다. “‘세계 1위를 하고 있는데 굳이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까?’…변신을 멈추는 순간 모든 부서와 기업은 망한다.”권 회장은 책에서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었던 어려운 상황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기업가 정신이 현재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을 만들었다”며 “끝없는 위기 속에서 비교불가 절대적 기술, 끊임없는 혁신, 구성원들의 주도하는 자세가 ‘격’(格, level)을 높였다”고 했다.가슴 뭉클한 천년 전라도 반도체 서사대통령이 말한 대한민국 경쟁력을 이끈 민주주의 DNA, 그중에서 호남의 노력이 크다고 했다. 민주와 인권 평화의 도시, 광주특별시에 삼성의 경영 원칙과 전략·전술을 배우는 ‘삼성관’을 국립거점 전남대에 지어 후학을 양성하면 어떨까? 이제 호남이 대한민국 미래를 대비해 힘과 지혜를 모을 때다. 4차산업 아이콘처럼 혁신 패키지와 평면에서 입체로 차세대 나노구조 등 초격차 반도체 기술력을 전시해 새로운 그 이야기를 써내려가면 좋겠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때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 삼성SDI가 공동으로 참여한 삼성관이 5면 입체영상과 시공초월 판타지 퍼포먼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듯이 전남대 삼성관이 지역민들의, 아니 전국 청년들의 특별한 교육 전시관으로 거듭나면 좋겠다. 그 가슴 뭉클한 천년 전라도 반도체 서사(敍事)를 이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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