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가족 휴가는 '폐교'로 간다

입력 2023.06.19. 16:04 김종찬 기자
농어촌 흉물서 지역 구심점 탈바꿈
야영장·미술관·캠핑장 조성 '인기'
도교육청, 폐교 활성화 정책 효과
"지역특성 맞는 차별화 방안 필요"
옛 금산초 연홍분교를 개조한 연홍미술관이 지난 2006년 들어섰다. 전시실과 숙소, 식당 등이 있으며, 운동장에는 정크아트 작품들이 자리잡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사례 1.

고흥 거금도 서쪽 끝 신양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5분 정도 가면 도착하는 연홍도에 위치한 연홍분교는 현재 '작은 미술관'으로 변신해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선호남 관장은 지난 2005년 처음 이곳을 방문한 후 미술관 설립을 구상했다. 1년 정도 리모델링 과정을 거쳐 2006년 11월 연홍미술관을 개관했다. 교실 2동과 관사를 개조해 면적 165㎡의 전시실과 숙소, 식당 등을 만들었다.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회화 150여점이 교체 전시되고 해마다 10회 정도의 조각, 회화, 도자기 등 각종 전시회가 열린다. 학교 운동장을 마당으로 활용해 잔디와 갖가지 꽃을 심고 쉼터를 조성해 지역민들에게 작은 휴식 공간도 제공하고 있다.

#사례 2.

여수시 남면 금오도에 위치한 '금오도캠핑장'은 20여년 전 폐교한 유포초등학교를 새단장한 곳이다.

교실은 게스트하우스로 사용 중이며, 온돌방과 가족방 등 다양한 컨셉으로 꾸며져 방문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 운동장이었던 곳은 글램핑 시설로 가득 찼으며,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데크도 마련돼 있다. 캠핑장에서 바닷가쪽으로 걸어나가면 해양 레저 체험장도 마주할 수 있다. 다양한 해양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며져 부모들이 자녀들과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작은 학교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전남지역에서 폐교를 야영장과 미술관 등의 부지로 활용해 마을의 구심점으로 탈바꿈시킨 사례들이 주목받고 있다.


19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올 3월 1일 기준 전남지역에서 폐교된 학교는 모두 839곳이다.

지역별로 보면 신안군이 84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완도·고흥군 76곳 ▲여수시 72곳 ▲해남군 53곳 ▲진도군 49곳 ▲나주시·보성군 40곳 ▲영광군 37곳 ▲화순군 34곳 ▲곡성·함평군 33곳 ▲순천시 31곳 ▲무안군 27곳 ▲영암·장흥군 26곳 ▲장성군 25곳 ▲강진군 24곳 ▲담양군 19곳 ▲광양시 17곳 ▲구례군 12곳 ▲목포 5곳 등 순으로 폐교가 많았다.

20여년 전 폐교된 유포초를 금오도 주민들이 해양레저체험장이자 캠핑장으로 바꿨다. 학교 앞마당에는 캠핑장과 글램핑장이 설치돼 있고, 바다가 훤히 보여 남녀노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전남지역 폐교는 학령 인구 감소가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99년 37만9천729명이었던 유·초·중·고교 학생 수는 10년 뒤인 2009년 29만7천989명으로 30만 선이 무너지더니 지난해에는 19만8천262명을 기록, 20만명 이하로 추락했다.

이처럼 학령 인구수 감소로 인한 폐교가 급증하는 가운데 전남도교육청이 폐교부지를 지역 특색에 맞게 활용해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한 지역 발전과 함께 지역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도교육청은 농어촌 인구 및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폐교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기존 폐교를 매각하거나 대여해 그 수를 줄이는데 맞춰졌던 폐교 정책을 전면적으로 전환했다. 폐교가 지역 사회 구심점과 문화 중심지, 공동체 터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폐교 활용 활성화 정책을 추진 중인 것이다.

연홍분교와 유포초교를 제외하고도 정원 조성으로 지역민과 관광객의 쉼터로 활용되고 있는 여수 돌산중앙초교, 체험 텃밭과 정원형 커뮤니티 가든이 건립된 나주 봉황초옥산분교 등이 폐교 우수 활용 사례로 손꼽인다.

전남도교육청은 곳곳의 폐교를 지역의 구심점으로 새롭게 탈바꿈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전에는 폐교부지를 매각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여행가고 싶은 전남도의 방향성에 맞게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활용방안을 찾고 있다"며 "앞으로도 폐교가 버려지는 부지가 아닌 마을의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일부에서 폐교를 지역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방치돼 있는게 현실이다"며 "전남의 경우 폐교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역특성에 맞는 차별화되고 중장기적인 폐교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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