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작 30분만에 품절
가격 저렴한 마트에 몰려
온라인서는 가격 3배 뛰어
도매업체도 한달새 50%↑

"조만간 일본 원전 오염수가 방류된다고 해서 미리 소금을 사러 왔는데, 결국 빈손으로 돌아갑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광주에서는 '천일염 대란'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배출되면 바닷물 오염은 물론 먹을거리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소금을 미리 사두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다.
지난 16일 찾은 광주 서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
이날 영업이 시작된지 30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김치나 젓갈류에 쓰이는 천일염은 품절돼 있었다.
뒤늦게 천일염을 구매하기 위해 마트를 방문한 주부 김모씨는 "소금을 먹지 않고 살수 없기 때문에 일본 오염수가 방류되기 전에 사러 왔다"며 "하지만 다른 매장에 가봐야겠다. 설마했는데 벌써 소금이 떨어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곳은 광주지역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형마트로, 하루에 100㎏이상씩 천일염을 판매하고 있다. 보통은 하루만에 품절될 양이 아니지만 최근 일본 오염수 방류 우려 등으로 인해 사재기 바람이 불면서 한시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동이 난 것이다. 진열대에 남아 있는 것은 히말라야 소금 등 일반 천일염보다 비싼 제품들 뿐이었다.
김씨는 "소금이 다 떨어져서 어디서 살지 고민된다. 비싼 천일염을 사려고 했지만 용량대비 가격차이가 4~5배는 나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가격이 비싸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되고 있는 소금가격은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한 온라인매장에서는 5월말까지 2만7천원에 거래되던 천일염이 이날 8만원을 웃도는 등 한 달 새 3배 뛴 경우도 있다.
광주 서구 풍암동 한 마트 관계자는 "20㎏ 천일염은 평소에는 쌓아두고 팔았는데 지금은 내놓자마자 손님들이 줄을 서서 사간다"며 "이렇게 천일염 소비가 갑자기 늘면서 가격도 두배 가량 올랐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광주지역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소금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55.6%가 늘었고, 천일염 매출은 118.5% 급증햇다. 롯데마트에서도 같은기간 소금 매출이 30% 가량 증가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소금 가격은 소매점을 비롯해 대형마트도 대부분 오를 것으로 보여진다. 도매업에서는 이미 가격 인상 움직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농협에서 출하하는 20㎏ 천일염 가격이 지난달 1만5천원에서 최근 2만3천원대로 50% 이상 올랐다. 여기에 지난해보다 수확량이 줄고, 납품을 요청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서 당분간 품귀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안에서 천일염을 생산하는 한 도매업자는 "지난해에 비해 천일염 생산량이 좀 떨어진 것은 맞지만 이정도까지 오를 가격이 아니다. 올해는 오염수 공포심이 고조되면서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에는 하루에 1천300포씩을 4차에 실어 운반했지만, 요즘에는 하루에 10차씩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걱정이 더 앞선다. 이대로라면 국내 천일염 설 자리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며 "소금이 부르는게 값이 되고 있는 판이라 우리도 동조해서 가격을 올리면 소금 업계는 교란된다. 내년에는 소금시장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은 앞선 1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브리핑에서 "가공·유통업계 차원에서 발생하는 천일염 사재기 징후는 아직 없다"라면서 "전체 천일염 수급과 산지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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