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구글 AI '바드'가 한국어를 선택한 이유

입력 2023.06.11. 14:23 이관우 기자

김경수의 미디어리터러시

"앞으로 모든 일상이 AI를 중심으로 바뀔 것이다", "생성형 AI가 모든 산업을 재창조할 것이다" 빌게이츠와 젠슨황의 예언이다. 모든 일상과 산업이 AI 중심으로 바뀌는 것이 사실이라면 AI에 대해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지난 5월 11일, 구글은 180개국을 상대로 챗GPT보다 빠르고 정확한 '바드'를 발표해 'AI 원조'로써 명예를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발표에서 놀라운 것은 구글이 영어 이외에 한국어와 일본어를 선택한 일이다. 이에 대해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한국어와 일본어는 기존 언어와 매우 달라서 새로운 언어 시도가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지만, LLM 언어모델의 데이터 중 영어가 60%라면, 한국어는 0.6%에 불과하기에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구글이 한국어를 선택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혹자는 "한국이 삼성, LG 등을 보유한 IT 강국이기 때문" 또는 "K-팝과 K-콘텐츠의 성과 때문"이라고 한다. 또는 "구글이 미국과 한국·일본의 13시간의 시차를 이용해 초거대 그래픽장치 GPU를 밤에도 효율적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모두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기업의 첫 번째 목표는 '경제적 이윤 추구'이기에, 이 평범한 상식에서 답을 찾는 것이 상식이다.

현재 구글은 세계 검색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뒤집어보면 구글링이 1등이 아닌 나라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곳은 바이두의 중국, 얀덱스의 러시아, 네이버의 한국이다. 이 세 곳 중에서 구글이 선택지가 한국이라는 것도 상식일 것이다.

최근 국내 검색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022년말 NHN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검색 점유율에서 부동의 1위 네이버가 약 16%, 2위 다음(카카오)이 5% 감소했다. 반대로 구글은 22%가 증가했다. 네이버와 다음의 점유율을 구글이 그대로 가져간 결과이다.

설상가상으로 챗GPT가 등장한 후, 네이버 검색 점유율은 50%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반면 일본의 검색 1위는 구글이 약 73%, 2위 야후는 23%이다. 주목할 점은 야후재팬의 모회사인 소프트뱅크와 라인의 관계사인 네이버의 지분이 각각 50대 50이라는 사실이다. 라인(Line)은 '카카오톡'과 유사한 일본의 국민 앱이지만, 2000년대에 한국의 네이버가 개발했다는 특수성이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구글은 '바드'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AI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이다. 그 중심에 '네이버'가 있다. 올해 글로벌 3대 AI 학회에서 채택된 논문 국가별 기업 수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그 안에 삼성과 네이버가 있다. 물론 1위 미국과 2위 중국의 격차는 두 배 이상이다.

최근 미국에서 '틱톡 사용금지'가 이슈이다. 그 이유는 틱톡이 보유한 미국의 민감한 정보를 중국 정부로 넘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일부 정치인들은 틱톡을 '스파이앱' 또는 '중국의 트로이 목마'라고 한다. 중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인도는 2020년도에 틱톡을 차단했다. 다른 나라 기업에 AI 주도권에서 밀린다는 것은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정보와 개인정보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다는 반증이다.

AI의 핵심은 데이터이다. 데이터의 종류는 가늠조차 어려울 정도로 방대하다. 주목할 점은 네이버나 카카오에도 '구글에게는 없는 커뮤니티, 쇼핑, 부동산, K-콘텐츠 등의 다양한 데이터가 있다'라는 사실이다.

과거에 코리아는 자원이 전무한 국가였다. 그러나 '수출 강국'을 넘어 'IT 강국', '콘텐츠 강국'을 이루었다. 그 원인은 '코리아의 자원'이 아니라 '코리안의 지능'이다.

AI의 I가 Intelligence, 지능이다. 지능은 단체가 아닌 개인에서 발현된다. 지능적인 코리아가 'AI 강국'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

김경수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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