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권 추위에도 첫 주말 ACC는 '북적'

입력 2026.01.03. 17:52 최소원 기자
[새해 첫 주말 ACC로 문화마실 나선 시민들]
어린이문화원 가족 방문객으로 인산인해
어린이체험관 전시 일찌감치 예약 마감
오승윤·봄의 선언 전시도 발길 이어져
도서관·라운지는 독서 열기로 '후끈'
지상 1번 출입구 개방으로 접근성 높여
3일 오후 방문객들이 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1관에서 진행 중인 '봄의 선언' 전시를 감상하고 있다.

"2026년 첫 주말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 ACC를 방문했어요. 추운 날씨지만 전당 안은 새해 기운으로 가득해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2026년 병오년(丙午年)의 첫 주말인 3일 오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은 새해의 활기찬 기운을 만끽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영하권의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였지만 전당 내부의 열기는 매서운 겨울바람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문화적 소양을 쌓으며 희망찬 새해의 첫 단추를 끼웠다.

3일 오후 ACC 어린이문화원 어린이체험관을 방문한 가족 관람객들이 '우리 모두의 집, 아시아' 전시를 즐기고 있다.

가장 활기가 넘친 곳은 최근 재개관을 마친 어린이문화원이었다. 어린이체험관 입구의 발권 창구에는 일찌감치 사전 예약 마감을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특히 어린이체험관 자연과 생활 영역의 신규 전시인 '우리 모두의 집, 아시아'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아이들이 아시아 각국의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형상화한 구조물 사이를 뛰어다니며 지르는 즐거운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오감을 활용한 체험 위주의 전시는 교육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3일 오후 ACC 어린이문화원 어린이체험관을 방문한 가족 관람객들이 '우리 모두의 집, 아시아' 전시를 즐기고 있다.

전시의 마지막 코스인 '여행 일기' 작성 구역에서 고사리 손으로 다짐을 적어 내려가던 한 어린이는 "지구를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 쓰레기를 잘 버리겠다"며 야무진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어린이문화원 내에 위치한 '어린이도서관 와글와글' 역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계단식 서가에 나란히 앉아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부모들의 모습은 평화로운 풍경을 연출했다.

3일 오후 ACC 어린이문화원 '어린이도서관 와글와글'을 방문한 시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책을 감상하고 있다.

이날 딸 송유하 양(5)과 함께 방문한 김수연 씨(35·여)는 "새해 첫 주말을 아이에게 의미 있는 시간으로 선물하고 싶어 재개관 소식을 듣고 아이와 함께 방문했다"며 "지구 환경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놀이로 풀어내 만족도가 높다.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새해 시작이 무척 뿌듯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문화창조원과 문화정보원 등 전시·도서 공간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오는 18일 종료를 앞둔 '오승윤: 풍수의 색, 생명의 선율' 전시는 막바지 관람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오 화백 특유의 오방색과 생동감 넘치는 화법에 매료된 관람객들은 작품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눴다.

3일 오후 방문객들이 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6관에서 진행 중인 '오승윤:풍수의 색, 생명의 선율' 전시를 감상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대학생 이준혁 씨(24)는 "오승윤 화백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생명력이 마치 새해의 시작을 축복해 주는 것 같다"며 "전통적인 한국의 색감이 현대적인 공간과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준다"는 소감을 전했다.

복합전시 1관에서 열리고 있는 ACC 개관 10주년 기념전 '봄의 선언'은 젊은 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민주주의와 생태적 공존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감각적인 미디어아트로 풀어낸 이번 전시에서 연인들은 대형 스크린에 반사된 자신들의 실루엣을 촬영하며 추억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3일 오후 ACC 도서관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고 있다.

독서 열기도 뜨거웠다. 문화정보원 내 도서관은 한강 작가의 작품을 포함한 베스트셀러를 탐독하는 시민들로 고요하면서도 역동적인 에너지가 흘렀다. 라운지에서 지인들과 신년 계획을 공유하던 직장인 최모 씨(42)는 "ACC는 단순히 전시를 보는 곳을 넘어 시민들이 모여 사유하고 대화하는 '거실' 같은 곳"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3일 오후 최근 개방된 ACC 지상 1번 출입구를 통해 시민들이 ACC로 향하고 있다.

한편 최근 옛 전남도청 복원 공사 완료에 따라 ACC 지상 1번 출입구가 2년 만에 시민들에게 완전히 개방되면서 ACC로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과거 공사 가림막으로 막혀 돌아가야 했던 불편함이 사라지자 시민들은 옛 전남도청에서 곧바로 ACC로 진입하며 편리함을 만끽하기도 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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