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지역 소통 확대 ·정체성 살린 콘텐츠 필요

입력 2025.11.25. 17:15 임창균 기자
ACC 개관 10주년 (하) 나아갈 10년
국가기관 격이 지역에 ‘벽’으로
지역과 독창적 콘텐츠 개발해야
공간지원·작가지원프로그램 등
지역과 연계사업 점차 늘려나가
ACC 미래상, 세계적 작가 발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경.ACC 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는 지난 10년간 활발한 콘텐츠 창·제작과 아시아연구, 국제교류 활동을 펼치며 문화예술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했다. 하지만 ACC가 시민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랜드마크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역 구성원과 소통의 창을 넓히고 광주만의 정체성을 살린 콘텐츠를 창작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 지역 연계·아시아 문화 공감 필요

새로운 복합문화예술기관 ACC의 개관은 광주가 '민주화의 성지'에서 '문화 수도'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 하지만 아시아 문화 연구, 콘텐츠 창·제작이라는 본래 역할에 충실히 하고 있음에도 지역 문화계와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지 못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ACC가 훌륭한 인프라를 지니고 있지만 정작 지역 예술인들에게는 충분히 개방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국가기관이라는 '격'이 지역 예술인의 접근을 막는 '벽'으로 작용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서의 역할을 두고도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현재 조성사업은 3.0시대를 앞두고 있다. 통상 1.0시대는 ACC 건립 시기, 2.0시대는 ACC 활성화와 '5대문화권' 인프라 조성 시기로 여겨진다. 3.0시대에는 광주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를 바탕으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ACC입장에서는 그동안 몰두해 온 '아시아 문화' 뿐만아니라 지역 문화 생태계와 소통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다만 ACC 역시 5대문화권 중 한 곳이기에 조성사업 전반을 홀로 이끄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내부적으로는 광주시나 다른 문화기관의 영역 침범이나, 국가기관과 지역 거점문화기관 사이의 경계에 대한 고민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회화작가는 "국가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렇다면 굳이 ACC가 광주에 있을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단단한 지역적 기반이 동반돼야 국제적인 문화예술기관으로 나아갈 수 있다. 지역과의 소통 강화가 첫 번째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ACC-광주예술고 협력 전시 '잇-다' 전시 전경.ACC제공

◆ 세계적 기관 위해 지역 기반 탄탄히

ACC는 지역의 요구에 응하기 위해 지역과 연계한 사업들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특히 지역 청년 인재를 위한 전시 공간 지원 사업이 눈에 띈다. 지난해 개최한 '오색윤슬'에 이어 올해는 10월 16일부터 대나무 정원과 문화창조원 로비에서 지역대학 연계 특별전 '윤슬울림'을 진행 중이다. 앞서 6월 17일부터 7월 13일까지는 광주예술고등학교 한국화 전공 학생들과 협력 전시 '잇-다'를 진행했다.

올해 새롭게 기획한 지역 작가 지원 프로그램으로 '2026 ACC 뉴스트(NEWST)' 참여 작가도 모집 중이다. 광주전남지역에서 3년이상 거주한 작가와 팀을 대상으로 모집 중이며 이들을 위한 전시 공간으로 복합전시7관을 문화창조원에 새로 개관한다. 선정 작가들은 창작비와 홍보 등이 지원되며 내년 3월부터 8월까지 복합전시7관에서 전시를 연다.

지난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예술극장 극장 1에서 선보인 오브제 연극 '어디로나 흐르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예술로 승화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할 부문이다. ACC는 그동안 5·18민주화운동의 치열했던 10일간을 배경으로 한 관객 참여형 공연 '나는 광주에 없었다', 오브제와 퍼포머의 움직임만으로 오월 광주의 본질을 조명한 오브제 연극 '어디로나 흐르는 광주'를 통해 큰 호응을 얻었다. 연극 '시간을 칠하는 사람'은 전국 순회 공연에 이어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일본 베세토 연극제에서도 선보여 민주·인권·평화로 대표되는 5·18의 가치를 세계에 전했다.

김아영 작가의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 작품 중 일부. ACC 제공

국제적인 예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작가들을 발굴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난해에는 'ACC 미래상'의 첫 수상자로 김아영 작가를 선정해 올해 2월까지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 전시를 열었다. 올해에는 사운드·영상·설치미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김영은 작가를 두 번째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들이 세계적인 예술가로 명성을 알리는 만큼 'ACC 미래상'과 ACC의 위상도 올라가는 셈이다. ACC 레지던시나 작가발굴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한 작가들이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다. 내년부터는 레지던시에 광주·전남지역 작가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한 문화기획자는 "ACC의 지역과 소통 시도가 늦은 감이 있다. 향후 10년간 꾸준히 늘려나가 아시아 문화 콘텐츠 생산이라는 본연의 역할과 지역 거점 문화기관의 역할 두가지를 모두 해내야 한다 "며 "개관 10주년이 됐지만 아직은 문이 덜 열렸다고 본다. 지역과 연계를 통해 문화 생태계 동반 성장을 이끌고, 진정한 아시아 문화 세계화 플랫폼으로 향하기 위한 문을 활짝 열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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