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립미술관 문화재단 근무…광주에 매력 느껴 지원
향기·촉각 활용해 장애인의 문화 체험 아이디어 개발
유학생 활용, ACC에 아시아인 맞춤형 현지 해설 '인기'
ACC 알리며 '색칠한 공간 많은' 광주 매력 홍보도 일조

"광주는 색칠할 곳이 많은 지역입니다. 아시아문화전당이 나서서 광주의 문화가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아시아를 아우를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에서 홍보를 담당하는 이현주 주무관은 문화 관련 홍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서울 출신인 이 주무관은 서울국립미술관 문화재단에서 후원 담당을 맡아 7년 동안 근무했다. 그러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당시 후원 유치 담당으로 여수에서 1년을 생활하다 전남의 매력에 푹 빠졌다.
다시 서울 직장에서 근무하던 이 주무관은 ACC 직원 공고에 지원, 2022년부터 광주에서 생활하고 있다.
문화 기관의 3요소로 사람과 기관,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그의 철학과 ACC가 부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ACC가 아시아적 특징을 가지고 실험적인 콘텐츠를 지향하는 것도 그에게 매력으로 다가왔다.
낯선 광주에서 생활하면서 그가 느낀 광주는 '색칠할 곳이 많은' 지역이다. 아직은 문화적 토양이 부족하지만, 어떻게 색칠하느냐에 따라 어느 도시도 따라올 수 없는 독특한 문화도시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문화의 공적 사업에 관심이 많은 그는 소외계층의 문화 향유를 위해 지난해부터 취약계층과 장애인을 위한 ACC 투어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발달장애인과 청각장애인, 시각장애인에게 문화를 보여주고 느끼게 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정도로 난도가 높지만, 이 주무관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계획·추진했다.
그는 지난해 청각장애인을 위한 투어를 10회, 시각장애인을 위한 투어를 4회 계획·진행하며 청각·언어 장애인들을 위한 수어해설 영상 제작과 인문강좌 동시 수어통역을 진행했다.
또 설명을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들에게는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무용 관련 투어와 브런치 투어로 특성을 살렸고, 시각 장애인들에게는 ACC 5개 원을 각각의 향기로 만든 '향기 투어', 촉각으로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음악 공연을 선보이고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반응은 기대를 뛰어넘는 폭발적일 정도로 열렬한 호응이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ACC는 지난 6월 광주시농아인협회로부터 '청각장애인 문화 향유 확대·장애인 인식 개선'에 감사하다며 표창패를 받기도 했다.
이 주무관은 올해 ACC 본연의 역할에도 부합한 '글로벌 해설사'도 운영하고 있다. ACC에 아시아인들의 방문이 늘고 있어, 전남대와 조선대 등 지역 대학의 유학생들을 해설사로 모집, 각 나라 방문객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게 했다.
이 주무관은 "그동안 관광지에서만 가능했던 '한복 체험'도 함께 진행하면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한복은 곤룡포"라며 "연말까지 30회를 계획한 '글로벌 해설사'는 벌써 20회 가까이 진행 중일 정도로 히트를 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도시의 문화는 하나만 우뚝 선다고 잘되는 것은 아니다. 골고루 잘 돼야 한다"며 "ACC가 많은 인기를 받고, 교통과 쇼핑 등도 발전하면 광주와 광주 문화도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CC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ACC뿐 아니라 광주가 어떤 매력을 가졌는지도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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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인간 조화 탐구한 '오방색 화가' 작품세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6관에서 내년 1월18일까지 열리는 '오승윤:풍수의 색, 생명의 선율' 전
오방색 풍수화를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탐구해온 오승윤 화백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첫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김상욱)은 한국 구상 회화를 대표하는 고(故) 오승윤(1939~2006) 화백의 대규모 회고전 '오승윤: 풍수의 색, 생명의 선율'을 오는 1월 18일까지 복합전시 6관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 최초의 인상주의 화가 오지호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광주를 중심으로 활동한 오 화백의 예술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한 자리다. 한국적 정서와 색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그의 독창성을 국립기관에서 재평가하는 첫 회고전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전시는 평생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탐구해 온 오 화백의 사유를 따라가는 구성으로 마련됐다. 회화 30점과 판화 7점을 포함한 총 37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그가 집중적으로 탐구한 풍수, 오방색, 민속적 조형미를 통해 한국 회화의 색채 미학과 정체성을 세계적 언어로 확장해 나간 과정을 면밀히 보여준다.'대한'(1973)전시장 입구에 배치된 초기 대표작 '대한(大寒)'(1973)은 노인의 얼음낚시 장면을 중심으로 겨울의 차가운 기운을 대담한 색채 대비로 포착한 작품이다. 눈 덮인 빙판, 붉은 목도리, 푸른 그림자가 이뤄내는 감성적 조형이 사실적 묘사와 색채 감각을 극대화한다.이어지는 작품에서는 프랑스 유학 이후 1980년대부터 한국적 정서를 다시 찾기 위해 10년간 전국을 답사했던 시기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회상(回想)'(1995)은 연꽃 위 여성을 중심으로 물고기, 학, 오리, 거북, 해, 산 등 한국적 상징들을 화면 전면에 배치해 한국 미감의 보편성을 우아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1996년 몬테카를로 국제현대미술전 특별상을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상징적 회화의 전환점이 됐다.'풍수 무등산'(1996)상징적 회화의 정점은 '풍수' 연작에서 나타난다. '풍수 무등산'(1996)은 그에게 일상의 산이었던 무등산을 단순화된 형태와 오방색의 조화로 표현하며 순수함과 평온함이 깃든 이상적 자연을 구현했다. 새·사슴·물고기·꽃 같은 생명 요소와 산·하늘·물·초가 등 자연의 구성 요소가 하나의 질서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자연의 근원적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또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흑백 판화 연작 7점은 금강산, 초가, 꽃 등의 모티프를 흑백의 대칭미로 담아낸 작품으로 그의 색채 중심 회화와는 또 다른 조형 감각을 보여준다.'바람과 물의 역사'(2004)오 화백의 예술관을 집약한 대표작 '바람과 물의 역사'(2004·전남도립미술관 소장)는 600호에 이르는 대작이다. 오방색을 토대로 우주의 원리와 만물의 생성·순환 구조를 그려 인간, 동식물, 대지, 하늘이 하나의 질서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생명의 환희가 화면 전체에 흐른다. 그는 이 시기 작가 노트에 "해와 바람, 흙과 물, 나무와 풀, 그리고 우리 자신이 하나가 되는 것이 곧 선(禪)"이라 적어 자연과 인간의 본래적 조화를 예술을 통해 회복하고자 하는 철학을 밝혔다. 작품 속 대례복을 입은 여인 역시 '가장 한국적인 것'에 대한 고심 끝에 도달한 인간 존엄의 상징으로 자리하며, 양옆의 연잎 위 누드 여성들은 불교적 상징성뿐 아니라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여성을 순수하게 형상화한다.이 외에도 '선녀도(仙女圖)'(1999)에서는 인체가 지닌 본질적 아름다움에 대한 탐구를 사실적 묘사로 풀어내고, 점묘법으로 완성된 '수련'에서는 노란색과 오방색의 섬세한 조화를 통해 색채 대비의 울림을 만들어낸다.고(故) 오승윤(1939~2006) 화백오승윤 화백의 손녀 박지윤 씨는 "할아버지께서는 살아계실 때 작품으로서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믿으셨는데 20년 만에 할아버지께서 사랑하던 광주 시민들에게 작품이 돌아오게 돼 기쁘다"며 "특히 작품 전반에 흐르는 불교 미술적 특징을 주목해서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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