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망·우주 결합 ‘뉴로버스’ 주제
확장현실·몰입형 사운드 등 활용
첨단 기술·인간 사회 근본적 질문

세계와 우리를 연결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고민을 담은 전시가 광주에서 진행된다. 기계를 바탕으로 한 첨단 기술들이 삶 속에 녹아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감각은 끊임없이 확장하고 세계에서 살아 숨쉰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은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아시아 대표 아트-테크놀로지 축제인 'ACT(Arts&Creative Technology) 페스티벌 2025'를 개최한다.
지난 10년간 ACT 페스티벌은 예술과 기술의 교차점에서 세계의 주요 의제를 예술언어로 제시해 왔다.

올해에는 '뉴로버스: 깨어있는 우주를 항해하며'를 주제로 9개국 11개팀이 총 13개 작품을 복합전시5관, 입체음향제작실, 예술극장 1 등에서 선보인다. '뉴로버스'는 신경망(Neural Network)과 우주(Universe)를 결합한 개념으로 인간과 기계, 세계가 살아있는 연결망처럼 상호작용하는 동시대적 감각을 의미한다.
인공지능(AI),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확장현실(XR), 몰입형 사운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각종 설치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들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복합전시5관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는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다이토 마나베의 '브레인 프로세싱 유닛'이 전시돼 있다. '세포 귀', '살아있는 신경망을 사용한 자율형 로봇 컨트롤 실험연구', '생명과 리듬' 총 3개의 작업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기계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긴 정보 처리 기능을 생물이 수행할 수 있는지 예술로 실험했다.
맞은편 전시실에는 관람객이 바닥의 평면도 위를 걸을 때마다 영상으로 활성화되는 '증명이 필요한 듯이'가 상영 중이다. 대만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팅-통 창(Ting-Tong Chang)과 영국 기반 그룹 블라스트 시어리(Blast Theory)가 협업한 관객 참여형 영화(인터렛티브 필름'로 분량은 20분이다. 집이라는 장소에서 심리적 흔적을 표현한 이 작품은 센서를 통해 관람객의 위치를 확인하고 관객이 방을 탐색하는 순서에 따라 이야기의 해석이 달라진다.

미디어 아티스트 염인화는 ACC 커미션 작품 '찬드라 연대기: 인 뉴로버스(Chandra Chronicles: In Neuroverse)'를 선보인다. 가상의 캐릭터 '찬드라'를 중심으로 네 가지 장면을 구성하며, 관객이 직접 찬드라가 돼 시공간을 넘나드는 항해를 펼치도록 한다. 특히 마지막 작품인 'D.C.(Dreaming Chandra), 꿈꾸는 찬드라'는 어두운 통로 끝에서 뉴로버스를 유영하는 서퍼의 모습을 시각화해 표현한다.
네달란드의 디지털 아티스트 그룹 'SMACK(스맥)'은 15~16세기 회화작품 '쾌락의 동산을' 애니메이션으로 재해석한 '스페큘럼(SPECULUM)'을 전시한다. 마드리드와 멜버른 등 세계 주요도시에서 전시돼 100만 명이상의 관객을 맞은 작품이다. 애니메이션 속 천국, 에덴동산, 지옥은 쾌락의 추구와 기술집착, 사회 불안 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이미지 과잉의 세계에서 우리가 처한 정신적 혼란을 묘사한다.

대만의 아티스트 그룹 '2ENTER(투엔터)'는 광주의 역사와 지리, 일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CC 커미션 신작 '데이터-버스, 광주(Data-verse Gwangju)'를 공개한다. 관객은 실시간으로 수집된 뉴스, 날씨, 항공, 검색 트렌드 등 데이터와 함께 가상 도시를 탐험하며 데이터가 우리의 의식과 현실 경험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경험한다.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이번 페스티벌이 기술과 감각, 존재와 윤리에 관한 다층적인 담론이 교차하는 현장이 될 것"이라며 "ACC는 앞으로도 세계적인 아트-테크놀로지 담론의 장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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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인간 조화 탐구한 '오방색 화가' 작품세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6관에서 내년 1월18일까지 열리는 '오승윤:풍수의 색, 생명의 선율' 전
오방색 풍수화를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탐구해온 오승윤 화백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첫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김상욱)은 한국 구상 회화를 대표하는 고(故) 오승윤(1939~2006) 화백의 대규모 회고전 '오승윤: 풍수의 색, 생명의 선율'을 오는 1월 18일까지 복합전시 6관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 최초의 인상주의 화가 오지호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광주를 중심으로 활동한 오 화백의 예술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한 자리다. 한국적 정서와 색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그의 독창성을 국립기관에서 재평가하는 첫 회고전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전시는 평생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탐구해 온 오 화백의 사유를 따라가는 구성으로 마련됐다. 회화 30점과 판화 7점을 포함한 총 37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그가 집중적으로 탐구한 풍수, 오방색, 민속적 조형미를 통해 한국 회화의 색채 미학과 정체성을 세계적 언어로 확장해 나간 과정을 면밀히 보여준다.'대한'(1973)전시장 입구에 배치된 초기 대표작 '대한(大寒)'(1973)은 노인의 얼음낚시 장면을 중심으로 겨울의 차가운 기운을 대담한 색채 대비로 포착한 작품이다. 눈 덮인 빙판, 붉은 목도리, 푸른 그림자가 이뤄내는 감성적 조형이 사실적 묘사와 색채 감각을 극대화한다.이어지는 작품에서는 프랑스 유학 이후 1980년대부터 한국적 정서를 다시 찾기 위해 10년간 전국을 답사했던 시기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회상(回想)'(1995)은 연꽃 위 여성을 중심으로 물고기, 학, 오리, 거북, 해, 산 등 한국적 상징들을 화면 전면에 배치해 한국 미감의 보편성을 우아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1996년 몬테카를로 국제현대미술전 특별상을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상징적 회화의 전환점이 됐다.'풍수 무등산'(1996)상징적 회화의 정점은 '풍수' 연작에서 나타난다. '풍수 무등산'(1996)은 그에게 일상의 산이었던 무등산을 단순화된 형태와 오방색의 조화로 표현하며 순수함과 평온함이 깃든 이상적 자연을 구현했다. 새·사슴·물고기·꽃 같은 생명 요소와 산·하늘·물·초가 등 자연의 구성 요소가 하나의 질서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자연의 근원적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또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흑백 판화 연작 7점은 금강산, 초가, 꽃 등의 모티프를 흑백의 대칭미로 담아낸 작품으로 그의 색채 중심 회화와는 또 다른 조형 감각을 보여준다.'바람과 물의 역사'(2004)오 화백의 예술관을 집약한 대표작 '바람과 물의 역사'(2004·전남도립미술관 소장)는 600호에 이르는 대작이다. 오방색을 토대로 우주의 원리와 만물의 생성·순환 구조를 그려 인간, 동식물, 대지, 하늘이 하나의 질서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생명의 환희가 화면 전체에 흐른다. 그는 이 시기 작가 노트에 "해와 바람, 흙과 물, 나무와 풀, 그리고 우리 자신이 하나가 되는 것이 곧 선(禪)"이라 적어 자연과 인간의 본래적 조화를 예술을 통해 회복하고자 하는 철학을 밝혔다. 작품 속 대례복을 입은 여인 역시 '가장 한국적인 것'에 대한 고심 끝에 도달한 인간 존엄의 상징으로 자리하며, 양옆의 연잎 위 누드 여성들은 불교적 상징성뿐 아니라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여성을 순수하게 형상화한다.이 외에도 '선녀도(仙女圖)'(1999)에서는 인체가 지닌 본질적 아름다움에 대한 탐구를 사실적 묘사로 풀어내고, 점묘법으로 완성된 '수련'에서는 노란색과 오방색의 섬세한 조화를 통해 색채 대비의 울림을 만들어낸다.고(故) 오승윤(1939~2006) 화백오승윤 화백의 손녀 박지윤 씨는 "할아버지께서는 살아계실 때 작품으로서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믿으셨는데 20년 만에 할아버지께서 사랑하던 광주 시민들에게 작품이 돌아오게 돼 기쁘다"며 "특히 작품 전반에 흐르는 불교 미술적 특징을 주목해서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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