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마다 볼거리·즐길거리 다채
‘하우펀11’축제 어린이 발길 유혹
서커스 즐기면서 추억 ‘새록새록’
감성 자극하는 영화·뮤지컬까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 향유의 장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에서 펼쳐진다. 어린이날 축제, 해외 초청 서커스, 세대 공감 영화 상영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방문객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사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행사는 어린이날이 포함된 5월3일부터 5일까지 3일 동안 어린이문화원 일원에서 펼쳐지는 '어린이·가족문화축제 하우펀11'이다.
특히 올해는 ACC개관 1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달콤 축하 상상 대적전!'으로 주제를 정하고 아시아의 축하 문화와 생활양식을 체험할 수 있는 50여종의 전시, 체험, 공연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또 ACC 창·제작공연 '아롤을 깨물었을 때', 지역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꿈의 무용단 광산', 종이비행기 국가대표 퍼포먼스 등 이색 공연도 축제 기간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어린이문화원 로비에는 인기 캐릭터인 '캐치! 티니핑'과 함께 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 운영되며 잔디마당에서는 '하츄핑' 행진이 펼쳐진다. 축제 첫째날인 5월3일 부대 행사로는 유치원과 초등학생 400명이 참여해 '기념, 축하, 소망'을 주제로 '전당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가 열린다.

5월2일부터 4일까지 예술극장 1에서는 ACC 개관 10주년을 기념한 서커스 공연 '더 펄스(The Pulse)'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더 펄스'는 호주의 현대 서커스 단체 '그래비티 앤드 아더 미스'의 대표작으로 2021년 초연 당시 국제서커스어워즈에서 최우수상과 제작상 등 3관왕을 수상했다. 18명의 곡예사가 몸으로 만드는 거대한 계단과 탑 구조물은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문화 향유에 상대적으로 소외된 어르신들을 위해 '양반극장'도 운영된다. 광주지역 노인복지기관과 협력을 통해 진행된 '양반극장'에서는 65세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문화정보원 극장3에서 무료로 영화를 상영한다. 5월15일에는 옛 시절의 향수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을 상영한다. 앞서 3월에는 강풀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상영돼 큰 호응을 이끌었으며 7월에는 '영웅', 9월에는 '세시봉'이 상영될 예정이다.

이어 5월28일에는 안무가 이루다의 블랙토무용단이 예술극장 극장2에서 '블랙토 댄스 콘서트'를 선보인다. 잘 알려진 명작 영화의 주제곡에 맞춰 무용수들이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아름다운 춤을 선보인다. 창작 발레와 영화 음악이 어우러진 무대는 관객들에게 색다른 감각을 제공한다.

5월30일과 31일에는 창작 뮤지컬 '천개의 파랑'이 예술극장 극장1 무대에 오른다. 원작은 2019 한국 과학문학상 장편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천선란 작가의 소설이며, 세상에서 소외된 존재들이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공연에는 서울예술단 단원들과 그룹 펜타곤 멤버 진호, 오마이걸 멤버 효정 등이 출연해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선옥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사장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어린이와 어른 모두의 삶에 위로와 영감을 전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가족과 함께 예술을 통해 다양한 감정과 문화를 나누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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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고 뛰다 보니 어느새 하나 된 '특별한 운동회' 지난달 2일 ACC에서 진행된 '미래운동회' 본행사시작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달리기 시작하면 지나간 자리마다 빨간색, 파란색 굵은 선이 바닥을 물들인다. 바닥에 웅크리거나 제자리에서 높게 뛰면 물감 번지듯 큰 원이 그려진다. 바닥에 돌로 선을 그을 필요가 없다. 헬멧에 장착된 기기가 움직임과 위치를 인식하고 지나온 자리를 '내 땅'으로 표시한다. 운동장을 더 많이 색칠하고 승리한 팀원들은 박수를 치며 부둥켜안는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의 체험형 ACC 미래운동회 '땅따먹기'전시 '미래운동회'에서 선보인 '땅따먹기'의 모습이다.파란 하늘과 펄럭이는 만국기도, 운동장의 뽀얀 흙먼지도 없지만 ACC에서는 지난 한달간 특별한 운동회가 치러졌다. 미래운동회에서 선보인 것은 단순한 첨단 기술이 아니었다.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소통의 회복이었다.ACC가 지난 4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진행한 참여형 전시 '미래운동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운동회의 미래를 상상한다'는 콘셉트로 마련된 '미래운동회'는 기술, 예술, 놀이가 융합한 미래형 전시다.관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체험형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회 종목들이 방문객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휴관일을 제외한 29일동안 무려 3만8천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땅따먹기' 참여자들은 헬멧을 쓰고 1분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게임이 끝나면 어느새 운동장바닥과 화면에 만들어진 그림에 놀라기도 했다. '따르릉 전화받으세요'에서는 보이지 않는 전화기를 발견하고 자신의 점수가 1점씩 오를 때마다 신기하다는 듯 탄성을 연발했다.ACC 미래운동회 '스포츠 타임머신'가상의 달리기 시합을 하는 '스포츠 타임머신' 코너에는 수많은 기록카드가 쌓였다. 방문객들은 유명한 운동선수나 캥거루 같은 동물과도 승부를 겨뤘으며 자신의 기록카드에는 상대방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멘트를 적어넣기도 했다.시민들이 직접 운동회 종목을 만들어 볼 수도 있었다. 전시 기간 중 열린 공동 창작대회 '해커톤'에서도 창의적인 종목들이 개발됐으며 운동회 행사와 전시에 반영됐다.ACC 미래운동회 '친구야 어딨니'어린이날을 앞둔 지난달 2일에는 광주지역 초등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450여명이 참여한 본행사에 양동초등학교 학생들이 개발한 '친구야 어딨니' 종목이 등장하기도 했다.소리 커뮤니케이션 게임 '친구야 어딨니'에서 아이들은 눈을 가리고 클리커 소리에 의존해 친구를 찾으며 시각장애가 있는 친구들을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졌다.최근에는 광주발달장애인훈련센터 소속 장애인 50여명이 참석해 기술의 힘을 빌려 비장애인 시민들과 함께 즐겁게 운동회를 치르기도 했다.미래운동회를 공동기획한 김광래 학예연구사는 "이곳에서 기술은 서로 다른 신체적 차이를 극복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수단"이라며 "장애와 비장애, 지역, 세대, 예술을 향한 접근 등 대해 고민하며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ACC와 함께 이번 전시를 공동 연구개발한 야마구치정보예술센터(YCAM)는 인구 7만명의 소도시인 야마구치에서 2015년부터 미래운동회를 진행해 왔다. 작은 소도시에서 문화를 통해 지역민과 함께 소통하는 모습은 ACC가 추구하는 방향과 결이 같았다. 학령인구 감소로 운동회의 모습이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미래운동회'의 콘셉트는 운동회를 경험했으나 몸이 불편해진 고연령 세대와 첨단 기술에 흥미를 가지는 아이들 모두의 참여를 이끌기에 적합했다.김광래 학예연구사는 "함께 만들고 뛰는 것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분들에게 이번 미래운동회가 많은 위로가 됐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ACC는 예술과 기술을 통해 모두가 평등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 선보이겠다"고 말했다.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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