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재해석한 예술작 14종
아카이브·오아시스레코드 나눠
곡 의미·亞대중음악 문화 살펴
상호작용 영상·로봇 통해 체험
여러 장르 조합 나만의 음악도

흥겨운 트로트 리듬 속에서 나만의 음악을 만들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전시가 광주에서 열린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은 오는 22일부터 8월24일까지 문화창조원 복합전시2관에서 ACC 개관 10주년 기념 첫 번째 전시인 '애호가 편지'를 진행한다.

'애호가 편지'는 1900년대 초 '팬레터'를 이르는 말로, 트로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도시 풍경과 감각을 재해석한 전시다. 전시명에는 오랜 기간 우리의 애환과 흥을 달래준 트로트를 통해 도시민들에게 위로의 편지를 보낸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전시는 14종의 작품 전시, ACC 아카이브 전시, 오아시스 레코드 아카이브 전시로 구성됐다.
먼저 14종의 작품은 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캐나다 등 5개국 13팀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중 9개 작품은 '트로트와 도시 풍경'을 주제로 다양한 세대의 한국인에게 트로트가 지닌 의미를 표현했으며 5개 작품은 '경계를 넘나드는 아시아 뽕짝'을 주제로 아시아의 대중음악 문화를 살펴본다.
작품들이 설치된 작은 방들은 복합전시2관 중앙홀을 둘러싼 형태로 2층까지 배치됐다.
각 작품들은 사물을 움직여 예술을 표현하는 키네틱 기법, 상호작용 영상, 로봇 등 다양한 기술과 매체로 표현됐으며, 관람객들은 전시실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경쾌한 음악을 즐기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테크노 각설이의 '트랜스로컬 댄스 마차'로 아시아 각 지역 축제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이동형 스피커에서 영감을 얻었다. 트로트와 뽕짝뿐만 아니라 태국 북동부 지역 음악 '모람(Mor Lam)', 베트남 클럽 음악 '비나 하우스', 2000년대 필리핀에서 유행한 전자음악 장르 '부도츠(Budots)'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조합해 나만의 멜로디를 만들 수 있다. 완성된 음악은 현장에서 바로 이메일로 보낼 수 있다.
일본의 아트유닛인 메이와덴키도 전시에 참여한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중소 전기회사의 이름을 딴 '메이와덴키'는 작업복을 입고 이색적인 라이브 공연과 퍼포먼스를 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1999년부터 가수 이박사와 다양한 협업을 해왔으며 이번 전시에서도 '메카 트로트'라는 이름으로 로봇퍼포먼스와 뮤직비디오를 선보인다. 21일 오후 두시에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이박사와 함께 반짝이 의상을 입고 라이브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또 빠키(Vakki)의 '딴따라-딴따'는 복잡하고 화려한 오브제를 통해 현대인의 정서를 표현했으며, 로베르토 산타구이다의 '30,528일'은 캐나다로 이주한 한인들이 지닌 트로트의 의미를 재조명했다.
14종의 작품 외에도 'ACC 아카이브: 아시아의 대중음악 컬렉션'에서는 ACC가 수집한 아시아 4개국의 대중음악 중 트로트와 유사한 감성을 지닌 노래를 소개한다.

국내에서 가장 긴 역사를 지닌 음반사, 오아시스레코드와 협업으로 진행된 '오아시스 레코드 아카이브 전시'에서는 유명트로트 가수들의 초창기 계약서, 음반 제작 비화 등 다양한 자료가 전시돼 눈길을 끈다.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직무대리는 "광주시민들의 성원 덕분에 ACC가 개관 10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다"며 "시민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들을 마련 중이고, 이번 애호가편지는 전세대에 걸쳐 많은 사랑을 받는 트로트와 미디어아트를 접목한 만큼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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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통한 '경계 넘기'···'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 엄정순 작가의 '코 없는 코끼리 no.2' 장애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그들이 느끼는 세상은 비장애인이 본 모습과 다를까. 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본 세상 가운데 참 모습은 어디에 있을까.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한 체험형 전시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에서 펼쳐진다.ACC는 문화창조원 복합전시6관에서 오는 6월 29일까지 '2025 ACC 접근성 강화 주제전,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전을 열고 있다.이번 전시는 ACC가 개관 10주년을 맞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협력해 마련됐다. 전시 제목인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는 전시 참여 작가인 김원영 씨가 지난해 펴낸 책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에서 발췌한 문구로 장애 유무와 상관 없이 우리의 몸은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 만들어지고 변한다는 뜻을 담았다.ACC 전시 '우리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에서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신체 기관을 촉감타일로 제작했다.이번 전시의 특징은 '배리어 프리(무장애)'를 보조수단이나 장치로 보는 것이 아닌 하나의 장르로 구축해 관람객들의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오감을 활용해 작품을 체험하는 전시 특성상 관람객 대신 '참여자'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이들의 접근성을 쉽게 하기 위해 전시 공간도 문화창조원 1층의 로비와 복합전시6관을 활용했다.전시 공간을 사전에 탐색할 수 있는 촉지도와 동화 형식으로 꾸며진 홍보물과 점자책도 눈길을 끈다. 특히 어린이 참여자를 위한 교구재와 굿즈들은 전시 작품의 형태를 빌려 주제를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에코백의 손잡이는 체온에 따라 천의 색깔이 변하기도 하고, 패턴 디자인이 들어간 양말은 시각장애인의 어려움을 고려해 오른쪽, 왼쪽 상관없이 신을 수 있게 디자인됐다.전시장에는 어린이 및 시각장애인 참여자를 위해 벽면에 촉감바를 설치해 전시의 동선을 안내하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신체 기관을 촉감타일로 제작했다. 손이 새겨져 있으면 만져볼 수 있고, 발이 그려져 있으면 직접 작품을 들고 걸어보며 작품을 느끼는 방식이다. 또 접근성 매니저가 상주해 참여자들이 신체적 불편함과 상관없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돕는다.전시는 무장애, 장애, 참여, 상호작용 예술을 연구해 온 국내외 5인(팀)의 작가들의 신작과 대표작품으로 구성됐다.엄정순 작가의 '코 없는 코끼리 no.2'는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난 코끼리 모형을 통해 혐오, 분리, 결핍에 대한 이야기를 선보이며, 촉각으로 느끼는 코끼리의 모습이 저마다 다를 수 있음을 전한다.박예원 학예연구사와 송예슬 작가가 체험형 전시 작품 '아슬아슬'을 직접 선보이고 있다.아야 모모세의 '녹는점'은 커피바와 같은 공간에서 작가의 체온과 동일한 물을 참여자들에게 제공해, 타인에 대한 낯섬과 이질적인 감정을 느끼게 한다.송예슬 작가는 '아슬아슬'을 통해 서로 다른 환경과 신체를 가진 타인이 어떤 감각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지 전한다.이밖에도 해미 클레멘세비츠의 '궤도', 김원영·손나예·여혜진·이지양·하은빈 작가의 작품 '안녕히 엉키기' 등이 참여자들에게 장애인, 비장애인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전시를 기획한 박예원 학예연구사는 "장애와 비장애, 친근함과 불편함 등 이분법적인 경계는 타자가 아닌 나 스스로 정해 놓았다는 생각에서 전시를 기획했다"며 "오감을 활용해 저마다의 관점으로 작품을 느껴보고, 타인과의 소통에 대한 중요성을 생각할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전시는 오는 7월23일부터 8월22일까지 서울 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이어진다.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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