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특법 일몰 3년 앞으로 역할 막중해
향후 운영 방안 구체적 청사진 제시
"국적무관 문화 산업·경영 전문가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의 전당장이 뒤늦은 공모로 인해 당분간 공석으로 남게 된다.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이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 특별법(이하 아특법) 일몰을 불과 3년 여 앞두고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만큼, 지역 사회에서는 공석이 장기화되더라도 전문성과 비전이 있는 인물이 임명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 4일 인사혁신처는 문화체육관광부 ACC전당장 공모를 내고 오는 18일까지 접수한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의 계획에 따르면 내달 서류 전형과 면접을 거쳐 합격자가 발표될 예정이라 현임인 이강현 초대 전당장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14일부터 선임까지는 최소 2개월 이상 공석이 불가피하다. 이 전당장이 퇴임하면 당분간 김상욱 기획운영관이 직무대리를 맡는다.
ACC의 직무대리 체제는 낯설지 않다. 당장 초대 전당장이 임명되기 전까지 다섯차례나 공모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해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된 바 있다. 이 때문에 후임 전당장 공백에 대한 지역 예술계와 시민 사회의 관심이 지대한 상황이나 전문성을 갖춘 인사 임명 또한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크다.
특히 아특법은 유효기간은 오는 2031년까지로 연차별 계획은 2028년이면 일몰된다. 2031년까지 예산을 지원하지만 이에 대한 연차별 계획은 2028년까지로, 이후 신규 사업 등에 대한 예산은 배정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2027~2028년 계획을 세우고 일몰 그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 이번 전당장의 역할은 막중하다. 차기 전당장의 전문성이 중요한 이유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아특법 유효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유효 기간 연장이든 자생력 확보든 사회적 논의가 중요한 시기로 그 핵심주체가 될 신임 전당장의 전문성은 아주 중요하다"며 "문화경영, 문화산업 전문가를 지역 안팎과 국적을 가리지 않고 유능하면 올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체부 임명으로 이뤄지는 ACC재단 사장과 이사장도 ACC와 함께 전당을 세계 유수기관과 교류하고 함께 성장하는 복합문화시설로 만들기 위해 굉장히 중요하다"며 "공백은 큰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민주평화교류원(옛 전남도청)의 복원 공사가 마무리돼 올 12월께 개관하게 되면 ACC가 '완전체'가 되는 만큼 비전을 갖춘 인물이 임명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기훈 광주시민사회지원센터장은 "민주평화교류원이 복원되면 ACC는 당초 계획하고 설계한 대로 완전체 모습을 갖춘 상태에서 첫 출발을 하게 된다"며 "ACC가 올해 개관 10년을 맞이했지만 새로운 전당장은 지난 10년의 성과와 한계를 진단하고 이후 10년간 완전체인 전당을 어떻게 운영할지 종합적인 비전을 가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몇 달 임명이 늦어진다고 전당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지 않나"며 "전당 본연의 역할도 있지만 광주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조성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지역인사가 아니더라도 지역을 잘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 임명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
아시아문화전당이 트로트에 빠진 날 지난 21일 ACC에서 열린 '애호가편지' 개막행사에서 메이와덴키의 토사 노부미치와 가수 이박사가 합동 공연을 펼치고 있다. "영맨! 자리에서 일어나라~ 영맨! 힘찬 날개 달고 가자! 나도 신이 난다~!"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뽕짝리듬에 관객들이 너도나도 몸을 뒤흔들고, 노래가사를 큰소리로 따라 불렀다. 빠른 리듬에 따라 함께 춤을 추다 흥에 겨워 "신바람 이박사!"나 "와이엠씨에이!", "조아조아조아~!" 등을 외치는 소리도 이어졌다.반짝이 의상을 입고 박수를 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열정적으로 두팔을 벌리며 안무를 따라하는 사람도 있었다.지난 21일 오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2관에서 200여명의 관람객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전시 '애호가편지'의 개막행사는 작은 축제장으로 변모했다. 트로트와 미술의 결합으로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전시에 앞서, 참여 작가들을 초청한 개막행사가 열린 것이다.참석자 중 일부는 반짝이 의상을 입고 행사장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으며,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직무대리도 반짝이 모자와 넥타이를 착용한 채 "이번 전시를 축제처럼 즐겨달라"고 말하며 흥을 돋웠다.지난 21일 ACC에서 열린 '애호가편지' 개막행사에서 참여작가인 메이와덴키가 직접 만든 이색 악기들을 선보이고 있다.개막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메이와덴키와 가수 이박사의 '메카 트로트' 합동 퍼포먼스였다. 메이와덴키의 대표이자 사장인 토사 노부미치는 가전제품으로 직접 만든 이색적인 악기들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이박사의 노래들이 메이와덴키의 전자음악과 어우러지자, 관람객들은 너도나도 핸드폰으로 공연을 촬영하고 대표곡 '영맨'의 후렴구를 소리높여 외쳤다.특히 마지막으로 부른 '스페이스 판타지'는 메이와덴키의 원곡을 이박사가 우리나라 뽕짝풍으로 편곡한 노래로 합동공연의 의미를 더했다.열광적인 공연이 끝난 이후로도 모과·빠끼 작가가 전시 리셉션 및 디제잉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며, 관람객들은 다양한 다과와 함께 테크노 각설이 작가가 직접 담근 막걸리를 마시며 전시를 즐겼다.일부 관람객들은 행사가 끝난 후에도 공연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작가들 주변에 몰려 작품의 의도를 물어보기도 하고, 체험형 작품을 통해 나만의 뽕짝 음악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지난 21일 ACC에서 열린 '애호가편지' 개막행사에서 관람객들이 이박사와 메이와덴키의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대학생 황순호(25)씨는 "음악과 미술이 합쳐지는 전시가 많지만 트로트라는 장르를 감각적으로 표현해서 새로웠다"며 "조용하고 정적인 전시도 많은 사람과 흥겹게 즐기게 하는 것이 트로트의 매력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전시를 기획한 김혜현 학예연구사는 "촌스러운 음악 취급을 받은 트로트와 뽕짝이 2020년 들어서 다양한 음악 장르로 재구성되고 인기를 끌게 된 것이 이번 전시의 출발점이었다"며 "우리 모습을 가장 잘 담고 있는 트로트를 통해 도시에서의 우리 삶을 새로 바라보고 위로받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애호가편지는 3월22일부터 8월24일까지 문화창조원 복합전시2관에서 진행되며, 트로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도시 풍경과 감각을 재해석한 14종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 · 우리 삶 애환 담긴 '트로트·뽕짝' 전시로 만난다
- · 판소리와 미디어아트의 결합 '두 개의 눈'
- · 올해 ACC 문화교육 '한눈에'
- · 떠오르는 문화예술 직업, ACC서 만나자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