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미술로 독자적 화풍 일궈낸 6인
김환기·오지호·임직순·천경자 국내 작가 비롯
레바논 엘바샤·시리아 무다레스 작품 전시
유족 소장 오지호 '자화상' 첫 공개
내달 3일까지 복합전시6관
20세기 한국과 레바논, 시리아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회화전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6관에서 선보이느 ACC 아시아 네트워크 '일상첨화' 전시가 그것.
일상첨화는 전시관의 항온·항습 시스템 구축 후 첫 전시로, ACC는 이번 작품 전시를 위해 회화에 특화된 조명까지 설치하며 최상의 환경에서 거장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선 20세기 한국과 서아시아(시리아, 레바논)를 대표하는 6인 작가의 예술적 궤적을 같은 연대 안에서 바라본다.
한국과 시리아, 레바논은 20세기 초반 식민지 역사를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의 예술가들은 일제강점기에 일본 유학을 통해 프랑스에서 넘어온 서양미술을 접했으며, 시리아와 레바논은 프랑스 위임통치령 아래 유럽의 미술 경향을 보다 직접적으로 접한다.
전시는 20세기 제국주의라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동·서아시아 예술가들이 서양의 다양한 화풍을 실험하며 독자적인 화풍을 이룩한 작품을 살펴본다.
아시아 대륙 양 극단에서 역사적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지역의 고유 기후, 풍토, 문화 등에서 서로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주는 그림을 통해 관람객들은 여행을 떠나듯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한국의 김환기와 오지호, 임직순, 천경자와 서아시아 레바논의 아민 엘 바샤, 시리아의 파테 무다레스 등 6인 작가의 예술적 궤적을 동일한 시대적 배경에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한국 작가들은 광주·전남에서 출생하거나 활동해 지역과 연고를 맺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먼저 오지호의 '자화상'은 유족의 소장 작품으로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작가가 작고하기 전, 자신의 모습을 연필 스케치로 담담하게 남겼다.
김환기의 '귀로'는 1950년대에 그려진 작품으로 40년대부터 작품에 등장한 한국적 정물과 풍경이 50년대에 와서 더욱 정제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한국의 전통적인 여인의 모습에서 작가가 늘 가졌던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한국작가로서의 정체성이 잘 드러난다.
파테 무다레스의 '사피타'는 시리아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의 풍광을 담은 작품이다. 작가가 어린 시절 광활한 고원, 평야, 사막을 보며 자랐던 시골에서의 시각적 경험을 반영했다.
기후와 풍토, 문화 등에서 서로 고유한 독창성을 보여주는 동·서아시아의 그림을 통해 관람객들은 여행을 떠나듯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12월 3일까지.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당장은 "ACC는 아시아권역 교류 촉진을 도모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미디어, 융·복합 전시뿐만 아니라 회화전시로 관람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ACC는 아시아 권역 교류 촉진을 위해 지난 2017년도부터 아시아 주제전을 개최해오고 있다. 올해는 국내에서 논의가 부재해 접하기 어려웠던 서아시아 근현대미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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