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순까지 낮 최고 25도 이상 유지
입동 전 아침 최저 10도이하 떨어져

"낼모레 입동인데 아직도 모기가 보입니다. 한두마리씩 귓가에서 윙윙 거릴때마다 잠을 못자겠어요"
10월에도 포근한 날씨가 지속돼면서 모기가 가을까지 시민들의 밤잠을 괴롭히고 있다. 특히 올해 10월은 지난해보다 모기가 많이 채집됐는데, 11월초 기온이 떨어진 이후 모기가 사라질지 시민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3일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에서 채집된 모기가 지난해 10월보다 21%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모기 유인 포집기(트랩)에 잡힌 모기 개체수를 트랩수와 채집일로 나눈 '트랩지수'를 통해, 지역의 기후·환경 영향에 따른 모기 개체수 변화를 분석한다.
통상 모기는 15~30도에서 활동하며 낮 평균기온이 13도 이하로 내려갈 때 활동을 멈추고 여름철 폭염 때는 개체수가 감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올해 6월부터 10월까지 트랩지수는 6월 728, 7월 183, 8월 152, 9월 60.8, 10월 96.8로 폭염이 극심해지며 개체수가 감소하다 10월에 오히려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0월 트랩지수 96.8은 지난해 같은 기간 80보다 21% 많고, 2022년 22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올해 10월의 경우 9월까지 기승을 부린 폭염이 잦아들고 한달 내내 낮 최고기온이 20도에서 25도 내외의 분포를 보이는 등 포근한 날씨가 지속돼, 모기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
시민들은 11월 초순까지 모기가 기승을 부릴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1월 1일부터 4일까지 곳곳에서 낮 최고기온이 25도 이상을 기록해 역대 11월 일 최고기온을 경신했으나 입동을 하루 앞둔 11월 7일부터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트랩지수는 1차 47, 2차 2.3으로, 기온이 떨어지며 급격히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11월 기온은 지난해보다 일찍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기상청은 4일까지 광주·전남지역에 5㎜ 미만의 약한 비가 내리고 낮 기온이 20도 내외로 포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비가 그치고 입동을 이틀 앞둔 5일부터는 대륙고기압의 확장으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지겠다.
4일 아침 최저기온은 9도에서 14도, 낮 최고기온은 20도에서 21도가 되겠으며, 5일 아침 최저기온은 5도에서 11도, 낮 최고기온은 14도에서 18도 분포를 보이겠다.
기상청은 입동인 7일까지 아침 기온 10도 이하, 낮 기온 15도 내외의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다 8일부터 기온이 평년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기후변화와 상관없이 트랩 지수가 바뀌는 경우도 있어 기온이 절대적인 연관성을 지닌 것은 아니다"며 "다만 아침기온이 한 자리수로 낮아지면 트랩 지수가 낮아질 것으로 예측돼 지속적으로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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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났는데···" 추방 위기 놓인 미등록 이주 아동들 광주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서 이주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아이라 본인은 '한국인'이라고 생각해요. 말도 통하지 않는 필리핀으로 돌아가면 잘 적응하지 못할 거예요."지난 2014년 한국인과 결혼하며 이곳으로 온 마리아(가명·35)씨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결혼생활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이혼해 결혼이민비자(F-6)를 잃게 되면서 불법 체류자 신세가 됐다. 이혼 후 낳은 이지영(가명·6)양 역시 '미등록 이주아동'으로 분류된다.마리아씨는 "지영이 친부와의 문제로 한국에선 출생신고조차 하지 못했다. 지난해 겨우 필리핀에 출생신고를 했다"며 "지영이 국적은 필리핀이지만, 필리핀어도 할 줄 모른다. 여느 한국 아이들과 같다"이라고 말했다.그동안 지영양은 미등록 신분으로 각종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유아학비 지원을 받지 못해 매달 비싼 수업료를 내고 어린이집에 다녀야 했고, 건강보험이 없어 고열이 나거나 알러지가 올라올 때도 입원은커녕 제대로 된 치료 없이 비상약으로 버텨야 할 때가 많았다.마리아씨는 "경제적 여건이 어려워 매달 어린이집 비용과 병원비 등이 큰 부담이다. 부모로서 지영이에게 미안한 상항이 많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지영양은 내년에 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자'다. 법무부는 미등록 이주아동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이들에게 체류자격을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지만, 오는 3월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법무부는 지난 2021년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를 내놨다. 국내에서 태어나거나 영·유아기에 입국해 6년 이상 체류한 아동은 학업을 위한 체류비자(D-4)을 부여하는 제도다. 체류허가를 신청한 아동의 부모가 범칙금 납부가 어려운 상황일 때에는 일부 감면 조치를 적용하고, 양육을 위해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국내 체류를 허용했다.한국에서 태어난 지영양은 내년에 학교에 입학하면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내달 제도가 종료되면서, 강제 출국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의료·복지 서비스 접근 제한의 어려움도 계속 겪어야 한다.마리아씨는 "딸 학교 입학을 위해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지만 마땅한 도리가 없다"며 "수천만원의 범칙금을 감당할 여력도 안 되고, 그렇다고 어린 딸을 두고 혼자 필리핀으로 갈 수도 없어 막막하다. 범칙금을 감면해 주고 자녀에게 학업 비자를 주는 정부의 구제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이같은 처지에 놓인 지영양뿐만이 아니다. 법무부는 추산하는 국내 미등록 이주 아동은 3천여명에 달한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미취학 아동 등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이미 해당 제도의 혜택을 받으며 학교에 다니던 미등록 이주 아동들도 다시 법 테두리 바깥으로 내몰리게 됐다.이주민 지원 기관 및 단체들은 이주아동이 영구적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광주외국인주민지원센터 관계자는 "한국말을 하고 한국 문화에 익숙한 미등록 이주아동들은 사실상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체류자격이 없어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이들이 많다"며 "임시 체류 자격을 연장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국에 뿌리내렸음에도 부모의 신분으로 인해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법무부 관계자는 "제도 연장이나 상시화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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