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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면 여러 가지 생각으로 마음이 흔들린다. 늦은 밤 서재에 홀로 앉아 '왜 이렇게 마음이 싱숭생숭할까?' 하고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고민의 늪으로 빠진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과거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밀려온다고 하던데, 어쩌면 나도 나이 탓에 마음이 복잡한 것은 아닐까 싶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보니, 내 결론은 이렇게 정해졌다.
바쁜 현실 속에서 견디며 쉴 새 없이 달려오다가, 문득 달력 앞에 멈춰서 보니 비로소 연말임을 실감했다. 연말은 나에게 멈춤이자 잠깐의 쉼이고 지난 1년을 뒤돌아보게 하는 지점이다. 1월부터 11월까지 나, 직장, 가족들, 친구들과의 관계를 떠올리며, 한 해 동안의 기록을 한 번 정리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나는 2025년 1월부터 써왔던 일기장을 들여다봤다. 그때의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으며, 어떤 일이 집중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나를 견디게 하고 지탱해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현실주의자이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과 조건을 중시하고 눈앞의 현실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래서 바로 지금이 내가 가장 행복하고 기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삶을 돌아볼 때 과거의 행복한 순간만을 기억하려고 한다. 과거의 내 모습 속에서 여러 과오와 실수들이 떠오르고 그 실수들로 인해 가족, 친구, 환자들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이 앞서기 때문이다. 만약 과거의 일에만 집착했다면 슬럼프에 빠져서 현실이 살아가는 일이 너무 고달팠을 것이고 삶의 제대로 누리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굳이 과거를 돌아보려 하지 않았다. 과오나 실수들이 있을 때면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슬럼프와 스트레스를 이겨내며,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태도를 가지려 했다. 또한 미래에는 어떤 꿈을 이루고 무엇을 해낼지에 대한 계획도 없다. 매일 아픈 사람들을 진료하고 수술하는 삶을 살아왔고 내 일생은 오로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집중해 온 의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내가 24세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정말로 멋지고 아름다운 꿈을 다시 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이미 한 번 삶을 살아봤기에 세상 이치를 어느 정도 이해를 했고 젊은 날의 경험, 사랑 심지어는 돈을 잘 버는 방법 등을 눈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24세의 나처럼 살아가고 있는가?
꿈 많던 24세의 '나'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마 극히 소수일 것이다. 하지만 슬퍼할 필요도, 후회하거나 자책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지금 두 다리를 단단히 땅에 딛고 각자 삶에 충실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나는 이제 과거가 아닌 앞으로의 꿈을 그려나가려 한다. 지금의 삶에서 조금만 더 용기를 내고 힘을 쏟아붓는다면 결국 내가 바라던 마지막 순간을 아름답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휘몰아치듯 갑작스러운 찬바람에 벌써 1년이 훌쩍 지나가 버린 듯해 삶의 덧없음이 느껴진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퇴보한 것은 아닐까 자책하게 되는 시기지만 그것은 누구나 겪는 삶의 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 용기를 내어 24세의 나이로 돌아간 것처럼 새로운 꿈을 그려보고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그래서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미래에는 참된 인생을 살아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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