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잘 되길 바라는 현대인의 징크스

@주종대 밝은안과21병원 원장 입력 2025.10.23. 17:51
주종대 밝은안과21병원 원장



나는 길을 걷기 시작할 때 왼발을 먼저 내디디면서 출발한다. 왼발이 먼저 나와야지 안심이 되고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을 것 같은 믿음이 들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의 습관은 면도할 때 왼쪽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또 사방이 탁 트인 공원에서 산책을 할 때 나는 두 눈을 꼭 감고 25초 동안 걷는다. 마음속으로 1부터 25까지 숫자를 세고 눈을 뜨는데 보통 눈 감은 상태에서 15까지 세면 '내가 똑바로 걷고 있나?', '장애물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내가 부딪히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두려움이 확 밀려올 때가 있다. 그러다 23, 24, 25 숫자를 다 세면 마지막에 급하게 눈을 뜨는 순간 안도감이 생긴다. 이렇게 해야 하루가 잘 마무리된 것 같고 해냈다는 뿌듯함과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마다 비밀스러운 행동이나 습관이 있다. 우리는 보통 이것을 '징크스'라고 부른다. 징크스란 불길한 징후나 예기치 못한 불행 등을 뜻하지만 통상적으로는 특정한 말, 행동 등이 불운을 가져온다는 미신적 관념을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징크스를 굳게 믿고 철저히 지키며 행동한다. 징크스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영역으로 스포츠를 꼽을 수 있다. 많은 선수들이 자신만의 미신들을 가지고 있는데 예를 들면 경기 전에는 면도를 하지 않는다든지, 특정 색깔의 속옷만을 입는다든지, 주머니 속에 네잎클로버를 지니고 다닌다든지 등 매우 다양하고 명확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징크스가 있다는 것은 우리 주변에서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개인주의와 물질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종교에 기대어 평안과 안정을 추구하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징크스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미신적 개념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침에 물을 엎지르거나 거울이 깨지는 일들이 발생하면 불길한 징조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날은 불안감과 조바심에 사로잡혀 괜히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며, 하루를 찜찜하게 보낸다.

하지만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혹시 모를 악운을 피하고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고 싶다는 심리적 지향 때문에 징크스를 지키려고 한다. 더불어 징크스를 지키면 불행을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좋은 일이 따라온다는 마음도 함께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징크스는 개인의 신념과 기대감의 표현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특정한 행동을 통해 불운을 피하고 행운을 부른다고 믿는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으며, 우리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순히 미신적인 행위라고 징크스를 나쁘게 말하기는 어렵다

나의 또 한 가지 징크스는 자기 전에 그리운 아버지, 어머니의 사진을 보며,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3번을 외치는 것이다. 징크스가 있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긴장감을 줄여주는 심리적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내 징크스가 삶에 어떤 에너지를 주고 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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