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안과21병원 원장
겨울이 시작되는 12월부터 2월 하순까지는 안과 의사로서 가장 바쁜 시기이다. 이번 겨울은 눈이 많이 내리고 영하로 내려가는 날들이 이어지면서 동장군이 기승을 부렸다. 그래서 나는 출퇴근할 때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내복, 두꺼운 외투, 장갑, 귀마개를 단단하게 채비해야만 했다.
여러 달에 걸쳐 많은 수술과 진료로 지친 나는 퇴근 후에 가능한 한 바로 집으로 향한다. 휴식과 재충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병원 수술실과 진료를 수차례 오가며, 환자들의 진료와 수술에 온 진심을 다하다 보면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있다.
특히 겨울 시즌에는 시력 교정 상담을 받기 위해 환자와 보호자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욱 바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후 4시쯤이면 목이 말라오고 허기가 지기 시작한다. 집에서 바나나나 찐계란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쉴 새 없이 병원과 집만 오가는 반복되는 일상이 계속되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치고 피곤하다. 그래서 주말마다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기 위해 화순에 있는 단골 온천에 다녀온다. 온천에서 피로를 풀고 몸을 가뿐하게 한 후 맛있는 저녁 식사를 즐긴다.
그리고 체력을 단련하기 위해 유연성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하는데 이는 20년 넘게 하고 있는 나만의 건강 유지법이다.
이것 말고도 나의 에너지를 재충전해 주는 또 다른 곳이 있다. 바로 서점이다. 다행히도 내가 근무하는 병원 근처에는 대형 서점이 있다. 겨울에는 거의 일주일 내내 근무하기 때문에 퇴근 후에 서점을 자주 들를 수 있다.
이따금 진료 후 쉬는 시간에 '하루만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까?' 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한다. 만약 자유 시간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서점으로 향할 것이다.
서점에서 책 3~5권 정도 구입한 후 한편에 앉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책을 마음껏 읽고 싶다.
세계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핏은 젊은 시절부터 독서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인물이었다. 그는 하루에 보통 500페이지의 책을 읽을 뿐만 아니라 한 분야의 책만 읽지 않고 매우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접했다.
또한 새로운 분야의 투자 기회가 생길 때마다 관련 분야의 모든 책들을 읽으며, 지식의 영역을 넓혔다. 이렇게 쌓아온 지식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분석하고 투자에 확신이 들면 그제야 투자를 진행했다고 한다. 독서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깊이 있는 정보와 사고, 통찰력을 제공하며, 나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중요한 자원이 된다.
나는 여행과 역사에 관심이 많아 서점에 가면 여행, 역사 서적이 있는 코너에서 보통 2시간 정도 시간을 보낸다. 그 코너에서 다음 휴가 때 갈 곳을 고민하며, 역사적인 장소가 있는 관광지들을 관심 있게 살펴본다.
특히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의 오랜 역사와 문화유산을 다루는 책을 읽다 보면 책에서 다루지 못한 그 이면의 세계를 엿보고 싶어진다. 그래서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장소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여행, 역사책을 모두 둘러본 후 미래 시대를 그리는 과학, 인문학 코너로 향한다. 요즘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는 AI다.
요즘 로봇, 인공지능 등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책들을 손에 잡히는 대로 읽고 있는 중이다. 나는 책을 통해 쌓은 지식을 토대로 미래를 읽고 그려보려 노력한다.
독서는 다양한 경험과 생각을 접하게 할 뿐만 아니라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잡고 정신적인 편안함을 선사한다.
'진정한 쉼'이란 게 무엇일까?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독서야말로 진정한 휴식이 아닐까 싶다.
하루쯤은 일상에서 벗어나 서점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손에 쥐고 마음의 여유를 찾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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