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소중한 사람 그리고 삶을 위하여

@주종대 밝은안과21병원 원장 입력 2024.07.11. 18:30



나는 요즘 들어 많은 이들의 인생 애환사와 고민 이야기를 들어주며, 공감과 지지를 보내는 대화를 자주 나눈다. 대화 주제의 60~70%가 건강에 관한 문제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아져서 고혈압 치료를 들어갔다는 고민, 머리카락이 자꾸 빠져서 좋은 탈모클리닉을 추천해 달라는 고민, 눈이 침침해져서 운전면허 1종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했다는 고민 등이었다.

물론 내가 인생의 여러 갈래 길을 경험하고 높은 학식의 소유자는 아니다. 하지만 나를 아는 지인과 친구들은 무슨 문제가 고민거리가 있으면 문자로 나에게 그들의 심경을 말하며, 은근히 나의 처방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삶의 횟수가 더해갈수록 날카롭고 예리한 모습보다는 약간은 어수룩하며, 다정다감하고 호탕한 성격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 세상에는 이해 못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상대방과 대화하는 데 있어서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한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이해하는 대화 스킬 덕분에 나는 꽤나 인생 상담을 잘하는 얼뜨기 철학관의 선생님이 되었다.

최근에는 먼저 떠난 이에 대한 그리움으로 현실에 적응이 어렵다는 친구의 고민을 문자로 받고 그에게 힘이 되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몇 자 적어 보냈다.

사랑하는 친구!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자주 보지 못하고 이렇게 문자로 인사를 하는구나. 너의 짝꿍이 하늘나라로 먼저 갔다는 이야기에 내가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몰라. 떠난 이에 대한 그리움과 이별의 아쉬움으로 매일같이 아내의 묘소를 찾아가겠구나. 너는 아마 어느 산 중턱에서 아내의 이름이 적힌 이름표와 사진 그리고 너와 아이들이 놓고 간 꽃을 보면서 가족과 함께한 추억들을 떠올리고 있겠지.

친구, 우리가 20대 때는 이런 날이 올 줄 모르고 살았어. 소중한 사람들이 항상 내 곁에 있을 것이고 모든 것을 함께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때가 되면 하나둘씩 이별을 해야하지. 언젠가 헤어질 걸 알면서도 내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 잘 몰랐기 때문에 후회와 아픔이 더욱 큰 것 같아.

우리는 그동안 여러 이별을 경험하면서 먼저 떠난 사람들과의 추억과 역사가 얼마나 소중한 지를 배웠어. 그래서 다음 이별이 후회되지 않도록 소중한 사람들을 아낌없이 사랑하고 보듬으며 살아야 하지. 내가 중심이 된 삶에서 이제 그들이 중심이 된 삶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해.

이제부터가 진짜 중요한 시간이야. 아마 앞으로도 이별의 순간은 계속 이어질 테니 진심을 다해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함께 위로하며 살도록 하자. 그러면 갑자기 이별이 찾아와도 떠나는 사람도, 남은 사람도 모두 행복했다고 느낄 수 있을 거야.

이별은 영원의 헤어짐이 아닌 잠시 동안 떨어져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내가 좋아하는 말중에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 이라는 말이 있어. 불교의 '법화경'에 나온 경구로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고 떠나는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말이지.

만약 먼저 떠난 사람이 있다면 가슴속에 깊이 묻어두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남은 날들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그들에게 내 전부를 내어주고 사랑을 아끼지 말고 남김없이 줘야 하지. 그게 나와 소중한 사람 그리고 삶을 위한 좋은 방법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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