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짧은 호흡으로 길어낸 언어들

입력 2026.05.27. 15:01 최민석 기자
김정원 산문집 '푸조나무 아래서' 출간
일상서 사회문제까지 정제된 사유
시적 감흥 더한 가지런한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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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삶과 생활 속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길어올린다.

그 속에는 사유와 서정, 서사가 담긴다.

담양 출신 김정원 시인이 산문집 ‘푸조나무 아래서’(밥북刊)를 펴냈다.

산문집에는 특유의 사색을 펼친 60편의 글을 엮었다. 교사이자 농부, 시인이며 여행가인 작가의 관심은 일상에서 사회문제까지를 넘나들며, 그 관심과 생각을 정제된 글로 풀어냈다.

글편들은 무엇보다 간결하고 명료하여 시처럼 짧은 호흡으로 읽을 수 있다. 여기에 시적 감흥이 더해진 듯, 문장들은 가지런하고 정갈하며 유려하다. 이는 바로 글을 읽는 즐거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와 함께 글이 이끌어가는 사유가 더해진 성찰과 통찰의 세계는 깊고 반듯하다. 그 글 안의 세계는 가슴속에서 나의 세계로 전이되어 공감은 깊어진다. 공감은 곧 깊은 울림과 여운이 떠나지 않도록 한다.

작가는 안빈낙도의 고즈넉한 삶을 즐기면서도 의식이 꺼지지 않도록 영민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끊임없이 사유하고 시와 글을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책의 글들 또한 그렇게 쓰였다.

이병일 목사는 “그가 걸으면서 본 곳과 만난 생명과 사유한 시, 독서와 글쓰기, 텃밭 농사, 교단에 서 있을 때 겪은 이야기, 퇴직하고 고향에 돌아와 사는 이야기를 묘사하고, 평화와 인권과 기후 문제를 성찰한 구절구절에 연륜 깊은 멋과 맛이 배어 있다”고 평했다.

김정원 시인은 “영감은 찰나에 번뜩이는 굿 아이디어가 아니라, 지난하게 쌓아 올린 노고에 내려앉는 불씨”라고 말했다.

이번 산문집은 그런 작가의 노고에 내려앉은 불씨들이 글의 영감이 됐고, 그 글들을 엮은 결실이다.

그는 전남대 대학원에서 ‘토니 모리슨의 소설 연구’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긴 세월 아이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대안학교 한빛고를 퇴직한 뒤 고향에 터를 잡고 시작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1년 ‘녹색평론’에 시를 발표하고, 2006년 ‘애지’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꽃은 바람에 흔들리며 핀다’ ‘줄탁’ ‘거룩한 바보’ ‘환대’ ‘국수는 내가 살게’ ‘아심찬하게’ 등을 냈다. 수주문학상과 시흥문학상 등을 받았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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