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시대, 문학의 역할을 묻다

입력 2026.03.23. 16:22 최소원 기자
[광주지역 문예계간지 봄호 발간]
'시와사람' 문학-예술 관계 주목
김민정 시조시인 작품세계 분석
'문학춘추' 문학 시대적 책임 조명
원로 박두순 시인 인생 이야기 특집
시와사람 봄호(통권 119호)

광주·전남 지역 문학의 흐름을 이끌어온 대표 종합 문예지들이 2026년 봄호를 잇따라 펴내며 지역 문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창간 30주년을 앞둔 계간 ‘시와사람’과 30년 넘게 무결호 발간 전통을 이어온 ‘문학춘추’는 봄호에서 각각 ‘예술의 융복합’과 ‘문학의 시대적 책임’을 화두로 삼아 깊이 있는 담론과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시와사람 봄호(통권 119호)=계간 ‘시와사람’은 이번 호에서 ‘문학과 예술의 상호 관계성’을 주요 담론으로 제시하며 문학의 외연 확장을 시도했다.

핵심 기획으로는 강경호 평론가의 ‘텍스트 간의 상호 관련성과 김민정의 시 세계’를 통해 시조시인 김민정의 작품 세계를 상호텍스트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강 평론가는 김민정 시인이 시조에 육필, 그림, 수석 등 다양한 오브제를 결합해 문학과 시각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있음을 짚었다. 특히 150명의 문인이 참여한 육필 시조집 ‘들었다’를 사례로 들며 필체에 담긴 개인의 삶과 경험이 텍스트 해석에 새로운 층위를 형성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붉은 여우’와 ‘황제펭귄’ 등의 작품을 통해 시각적 기호와 시 텍스트가 결합하며 새로운 정서적 의미를 생성하는 과정을 살폈다. ‘통(通) 2’에서는 수석의 형상을 ‘하늘로 통하는 문’으로 환치해 형이상학적 상상력을 확장한 점도 주목했다.

이와 함께 ‘남도시인 탐구’에서는 이승하 시인이 송수권 시인의 문학 세계를 조명했으며, ‘시인카페’에서는 손수진 시인의 시집 ‘천일을 걸어 당신이라는 섬에 닿았다’를 통해 존재와 연민의 문제를 다뤘다. 강영은 시인의 신작 소시집과 함께 조양순 시인을 신인상 수상자로 배출했으며, 양문규·이달균·이혜선 등 30여 명 시인의 신작시를 수록해 시적 성취를 보여줬다.

문학춘추 봄호(통권 134호)

◆문학춘추 봄호(통권 134호)=1992년 창간 이후 지역 문단을 지켜온 ‘문학춘추’는 이번 봄호에서 문학이 지녀야 할 역할과 문인의 책임을 내세워 다양한 글을 통해 문학이 지닌 성찰과 연대의 의미를 전한다.

특집으로는 원로 시인이자 아동문학가인 박두순 시인의 ‘문학과 인생 이야기’를 실어 문학과 삶이 맞닿아 있는 과정을 조명했다. 산골 유년 시절의 기억부터 문학을 위해 삶의 방향을 바꾼 결단까지 한 문인의 궤적을 담아냈다.

또한 표인주 전 전남대 박물관장의 ‘시는 정서적 출발점이자 감성의 공감장이다’를 통해 시가 개인적 정서를 넘어 보편적 공감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성찰했다.

이 외에도 정철웅 시인을 비롯해 문삼석·이성자·이옥근·강순아·양인숙 아동문학가, 송명화 수필가, 이민주 소설가 등이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였다. 제132회 문학춘추 신인작품상 당선작으로 김형동(시), 백종호(시조)의 작품도 수록해 새로운 문학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노남진 발행인은 “긴 겨울 끝에 봄이 오듯 문단에도 서로를 존중하는 길이 열리길 바란다”며 “이번 호가 독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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