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믿고 버티게 하는 순진함
끊임 없는 질문 속에 살아난 생명

시는 슬픔과 눈물을 이야기할 때 읽는 이로부터 진정성을 얻는다.
그 비극 속에 싹튼 희망을 펼쳐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목포 출신 박성민 시인이 시조집 ‘골목을 주워 왔다’(고요아침刊)를 펴냈다.
이번 저술은 제7회 조운문학상 수상 기념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는 비극적인 세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를 되묻는 시편들을 담았다.
우리는 각각의 시에서 비극의 변증법을 엿보게 된다.
시인이 한 권 가득 펼쳐 놓은 비극은 희망을 향한 극복이나 초월 따위가 아니며, 진실을 향한 비극적 태도에 따른 시-세계다.
이때의 비극적 세계는 우로보로스처럼 개별자의 비극적 사건을 먹어치우면서 증식하지만, 또 한편으로 개별자의 비극은 이 비극적인 세계가 우리에게 부여한 짐이자 벌이기도 하다.
하지만 버틸 것이다. 그것도 함께. 우리는 비극을 통해 우리 자신에게 몰두하는 동시에 ‘나’라는 동일성에서 벗어나 타인과 함께 살아갈 것이다. 그곳에 희망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순진한 믿음이 얼마나 오래 갈지 알 수 없으나 우리는 믿고 버티게 하는 힘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버려진 골목은 여러 날 굶은 듯했다/ 밥을 가득 담아줘도 구석으로 가버린다/ 큰길로 이사 간 집마다/ 골목을 놓고 갔다// 몸을 접은 돌계단에 쪼그려 앉은 골목/ 삐걱이던 대문들도 소리를 걸어 잠갔다/ 오래전 떠난 소년을/ 기다리는 눈곱 낀 눈// 금이 간 담벼락에 낑낑거림을 심는다/ 골목엔 눈보라만 찾아와서 흩날리고/ 오늘도 수신인 부재의/ 어제가 도착한다”(‘골목을 주워 왔다’ 전문)
시인은 전면에 비극적인 것들을 드러낸다.
우리의 삶은 진실과 본질에서 비롯됐고 그것에서 멀어지지 않았고 멀어졌지만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시간을 역행할 수 없듯 우리 삶은 비극이 된다. 시인은 우리에게 끊임 없이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과거를 끌고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데 미래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저 멀리 이미지로만 보이다 결국 멀어진다.
그래도 희망은 비극 속에서 살아숨쉬고 그 믿음이 희망을 가져다준다. 이것이 이번 시집의 메시지다.
박성민 시인은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 지난 2002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각각 당선됐다.
시집 ‘쌍봉낙타의 꿈’ ‘어쩌자고 그대는 먼 곳에 떠 있는가’를 냈고 그동안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과 오늘의시조시인상, 조운문학상 등을 받았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오월의 아픔 넘어 '생명과 평화의 서사'로
광주전남작가회의가 지난해 진행한 2025 오월문학제 ‘오월 너머의 문학, 세계의 물결로!’.
5·18민주화운동 46주기를 맞아 오월 정신을 문학적 서사로 승화시키고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전 세계와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전남작가회의(회장 김미승)와 한국작가회의는 오는 5월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전일빌딩245 다목적 강당과 국립 5·18민주묘지 일원에서 ‘2026 오월문학제’를 개최한다. 올해 문학제는 ‘오월, 생명과 평화의 서사로!’라는 슬로건 아래 다채로운 학술·예술 프로그램으로 채워질 예정이다.이번 행사는 ▲오월문학 심포지엄 ▲5·18문학상 시상식 ▲오월문학제 본 행사 ▲5·18 민주묘역 참배 및 추모식 ▲걸개시화전 등으로 구성됐다.광주전남작가회의가 지난해 진행한 2025 오월문학제 ‘오월 너머의 문학, 세계의 물결로!’.첫날인 23일 오후 2시부터는 전일빌딩245에서 ‘오월문학 심포지엄’이 진행된다. 김영삼 평론가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전남대 유희석 교수와 조선대 임경규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오월 문학이 지닌 생명력과 평화의 메시지를 심도 있게 짚어본다. 토론에는 김주선 평론가, 심미소 시인, 안점옥 동화작가, 김현주 소설가가 참여해 오월 서사가 현대 문학에서 갖는 위상과 미래적 가치에 대해 논의를 펼친다.이어 오후 4시부터는 ‘5·18문학상 시상식’이 거행된다. 시·소설·동화 부문 신인상 당선자들에 대한 시상과 함께 본상 수상자의 소감 발표가 이어진다.이날 오후 5시부터는 박일우 소설가의 사회로 문학제의 메인 행사인 ‘오월문학제’가 진행된다. 김미승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의 인사말과 채희윤 고문의 환영사, 강형철 한국작가회의 이사장과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의 축사가 이어지며 전국 각지의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대의 의미를 다진다.광주전남작가회의가 지난해 진행한 2025 오월문학제 ‘오월 너머의 문학, 세계의 물결로!’.특히 이번 오월문학제 행사에서는 이상일 인천작가회의 지회장과 정덕재 대전작가회의 지회장이 연대사를 하고, 경기, 부산, 전북, 충남, 제주 등 전국 지부 작가들이 참여하는 시산문낭독이 함께 펼쳐질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또한 광주전남작가회의와 경남작가회의가 축하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행사는 참가자 전원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마무리된다.이튿날인 24일 오전에는 5·18 민주묘역 참배와 추모식이 엄수된다. 참가자들은 국립 5·18민주묘지 일원에 전시된 오월걸개시화전을 관람한 뒤, 국립 5·18민주묘지와 민주열사 묘역을 차례로 참배하며 오월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그날의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광주전남작가회의가 지난해 진행한 2025 오월문학제 ‘오월 너머의 문학, 세계의 물결로!’.한편 부대행사인 오월걸개시화전은 5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5·18묘역 일원에서 상설 전시돼 묘역을 찾는 시민들에게 문학을 통한 추모의 기회를 제공한다.광주전남작가회의 관계자는 “이번 문학제는 5·18의 아픔을 넘어 생명과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문학적 서사로 담아내기 위해 기획됐다”며 “전국의 작가들과 시민들이 함께 오월의 참뜻을 되새기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 영산강이 가르쳐준 삶의 철학, 소설에 담아내다
- · 기억의 강에 묻힌 언어들로 그려낸 사유
- · 산티아고 길을 걸으며 찾은 삶의 등불
- · 나규리 소설가 서울서 북토크 콘서트 개최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