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편 ‘소프트 랜딩’ 발간 주목
21일 서울광화문서 독자와 만남

2023년 무등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던 나규리 소설가가 첫 장편소설 출간을 기념해 독자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를 갖는다.
나 작가는 오는 21일 오후 12시 서울 광화문 책방연희에서 소설 ‘소프트 랜딩’(마이디어북스) 북토크를 개최한다. 작가는 지난 2023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빈 세상을 넘어’로 당선되며 문단에 발을 들였다. 그는 이번 신작에서 특유의 밀도 높은 서사와 감각적인 문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소설 ‘소프트 랜딩’은 거대한 활주로와 해무가 공존하는 인천국제공항을 배경으로 한다. 공항이라는 화려한 공간 이면에서 하청업체 계약직 보안검색원으로 일하는 두 여성, 수인과 단아의 사랑과 연대를 다룬다. 정규직과 계약직, 그리고 그 안에서도 다시 1차와 2차로 나뉘는 비정한 하청 구조는 우리 사회의 슬픈 단면을 적나라하게 투영한다.
작품은 성 소수자이자 계약직 노동자라는 이중의 소외를 겪는 인물들을 통해 세상의 차별을 다층적으로 그려낸다. 나 작가는 이를 부당함에 대한 외침으로만 치부하지 않는다. 대신 ‘오해의 모서리를 거듭 응시하는 변주의 형식’을 통해 사랑과 오해의 간극을 세밀하게 추적하며, 독자들이 인물들의 내면에 서서히 젖어 들게 만든다.
작품 속에서 세상은 약자끼리 겨누며 최전방의 약자가 되지 않으려 버티는 ‘정글’ 같은 곳으로 묘사된다. 노조 활동을 하다 잠적한 선배, 산재 처리 대신 정규직 전환을 선택하며 비겁함을 자책하는 동료 등 소설 속 인물들은 저마다의 난기류 속에서 흔들린다. 나 작가는 이러한 차별과 상처가 가난, 입양, 성 정체성이라는 이름으로 인물들의 내면에 흉터처럼 새겨져 있음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특히 이번 북토크는 두 주인공 수인과 단아의 사랑이 차별 가득한 세상에 무사히 ‘소프트 랜딩(연착륙)’할 수 있을지, 그리고 보편의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탱해 줄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참가 신청은 서점을 통해 문의하면 된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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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이 가르쳐준 삶의 철학, 소설에 담아내다
25일 만난 문순태 작가가 영산강을 바라보며 그의 신작 소설 ‘영산강 칸타타’(도서출판 오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강은 높은 곳에서 반드시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낮은 곳을 지향한다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가르침입니다. 모든 인간은 욕망 때문에 거슬러 올라가려 하지만, 강은 수평을 이루며 평등한 세상을 보여줍니다.”전남 나주 타오르는강문학관에서 창작혼을 불태우고 있는 문순태 작가가 인생의 마지막 정류장으로 삼은 영산강가에서의 이야기를 담아낸 신간 ‘영산강 칸타타’(도서출판 오래)를 펴냈다. 여든 평생 무등산을 맴돌며 살아온 그는 이제 자신의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의 주 무대였던 나주 영산강으로 돌아와 그 물줄기를 바라보며 깨달은 삶의 궤적을 이번 작품에 오롯이 담아냈다.‘영산강 칸타타’는 시와 에세이, 소설의 경계를 허문 ‘장르 파괴’ 형식의 자전적 소설이다. 25일 나주 타오르는강문학관에서 만난 문 작가는 “외국 문학은 이미 장르의 경계가 무너져 시와 소설, 에세이가 자유롭게 넘나든다”며 “내 삶을 되돌아보며 사실과 픽션을 적절히 섞어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문순태 작가의 신작 소설 ‘영산강 칸타타’(도서출판 오래).특히 이 소설은 무등일보 문화관광전문매거진 ‘아트플러스’에 1년여간 연재했던 ‘내 인생의 커피 이야기’ 시리즈를 토대로 하고 있다. 작가는 연재했던 시리즈에 영산강에서 마주한 새로운 삶의 깨달음을 접목하며 작품의 깊이를 더했다. 커피와 삶, 기억과 사유의 조각들이 강이라는 공간에서 하나의 서사로 엮였다.소설은 80여 성상의 굴곡진 인생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1939년 담양에서 태어나 6·25전쟁을 겪으며 고향 마을이 불타버린 유년의 기억부터, 기자 생활 중 5·18민주화운동을 겪으며 반체제 기자로 낙인찍혀 해직됐던 시간까지 작가의 실제 삶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문 작가는 이 작품을 유서 대신 세상 사람들에게 건네는 ‘마지막 편지’라고 정의하며 자신의 생애를 오롯이 쏟아부었다.작품의 핵심 매개체는 커피와 강의 만남이다. 고교 시절 스승이었던 다형 김현승 시인으로부터 전수받은 커피는 작가에게 단순한 기호품을 넘어 고독을 견디게 하는 도구이자 삶을 밀어 올리는 부스터였다. 그는 과테말라의 아픈 역사가 깃든 안티구아 원두의 쓴맛을 즐긴다. 그 씁쓸함이 곧 인생의 맛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소설 속에서 영산강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하나의 사유 주체로 기능한다. 작가는 강을 바라보며 “흐르는 것은 소멸이 아니다”라는 깨달음에 이른다. 강물은 흘러가면서도 계절마다 꽃을 피우고 숲을 가꾸듯 노작가의 삶 역시 영산강이라는 마지막 종착역에서 또 다른 생의 환희를 맞는다. 소설은 그 환희의 순간을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기록한다.8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작가의 시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작가는 죽는 순간까지 붓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있기 때문이다.25일 나주 타오르는강문학관에서 만난 문순태 작가가 그의 신작 소설 ‘영산강 칸타타’(도서출판 오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그는 이미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 써둔 5·18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장편 소설이다.작가는 “하느님께서 2년만 더 시간을 주신다면 한 작품 더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며 “1980년 당시 서울에 머물러 광주로 내려오지 못했던 한 청년이 평생 역사적 부채감에 짓눌려 살아가다 40년 만에 광주를 다시 찾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끝으로 그는 “AI가 소설을 쓰는 시대에도 인간만이 지닌 감성만큼은 끝내 대체할 수 없다”며 “문학이 다시 빛을 보는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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