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텍스트 주제 메시지 강화
언어 음악성 삶의 양태 형상화

‘디카시’는 시인들 사이에서 창작의 한 형태로 자리잡으며 기존 시와 다른 차별화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사진에 담긴 형상을 언어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장르로 각광받고 있다.
강대선 시인이 디카시집 ‘추억나비’(시와사람刊)를 펴냈다.
무엇보다 시조 형식을 취하고 있는 점이 독특하다. 5행 이내의 행에 적합한 단시조로 구성되었고, 시조 형식상 언어가 절제·정제되어 있으며, 운율을 잘 살려 시가 본래 노래였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여기에 사진 텍스트에서 주제를 클로즈업시켜 정서의 심화나 메시지를 강화하는 세련됨을 보여준다. 또한 그의 시제(詩題)들은 대부분 명사형이어서 관념을 풀어내고자 하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단호한 시인의 감정이 깃든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강대선 시인의 디카시는 자신이 지금까지 써온 자유시와는 다른 독자 친화적이어서 쉽게 독자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또한 그의 디카시는 사진 독해를 넘어 사물의 본질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시선이 반영되어 있다.
그의 이번 디카시는 생태학적 상상력의 시편, 존재의 실존 방식과 이러한 세계를 묘파하는 시편, 사회학적 상상력을 보여주는 시편,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각을 형상화한 시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생태학적 상상력을 탐구한 작품에서는 주로 식물성에서 발화를 하여 생명의 끈질김과 그것들이 지닌 아름다움, 그리고 인간의 삶에서 마주하는 생명의 본질을 파헤치고 있다.
‘프로메테우스의 불씨’가 보여주듯 늦가을 감나무에 붉게 익은 감을 ‘불씨’로 인식하여 “세상에 눈먼 까치” 시인에게 눈을 뜨라고 하여 세계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기를 소망한다. 바로 이 부분이 강대선 시인의 디카시가 지향하는 세계이기도 하다.
존재방식을 탐구하는 시편들에서는 ‘탑을 쌓을수록 그것이 허욕’임을 깨우치거나, ‘똥’에서는 “똥보다 구린 나를 읽을 때가 있다”며 활자보다 구린 삶을 성찰하기도 한다. ‘초서’에서는 잎사귀를 떨군 나무를 통해 스스로의 생을 일구어가는 견인시, ‘다비’에서는 한때 생명이었던 참나무가 “마른 몸 아낌없이 던지는 공양”이 지닌 희생을 통해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나는 윤리적 감각을 보여준다.
사회학적 상상력을 모색하는 시편에서는 도시의 불빛 속에서 피사체로 은유화된 “욕망의 군상들”, 그것을 포착하는 “셔터가 깜박이는 사이” 요지경이며, 온갖 천태만상으로 나타나는 도시 모더니티를 노출시킨다.
이렇듯 인간의 다양한 삶을 놓치지 않는 시인의 눈은 카메라처럼 분석적인 이성을 바탕으로 하여 강대선 시인의 시는 마침내 사랑을 노래한다. 전통적인 사랑법을 노래한다.
강경호 한국문협 평론분과 회장은 “강대선 시인의 디카시는 디카시의 특성상 시각적인 텍스트에서 시적 발화를 하지만, 인간의 삶의 양태를 여러 모습으로 드러내는데 능숙하다”며 “절제된 언어와 음악성은 시는 물론 시인의 품격을 완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어, 앞에서 지적한 한국 디카시의 과제를 푸는데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강대선 시인은 나주 출신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와 광주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각각 당선, 그동안 ‘푸른 나이테’ ‘빗살무늬 눈빛’ 등을 출간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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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이 가르쳐준 삶의 철학, 소설에 담아내다
25일 만난 문순태 작가가 영산강을 바라보며 그의 신작 소설 ‘영산강 칸타타’(도서출판 오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강은 높은 곳에서 반드시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낮은 곳을 지향한다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가르침입니다. 모든 인간은 욕망 때문에 거슬러 올라가려 하지만, 강은 수평을 이루며 평등한 세상을 보여줍니다.”전남 나주 타오르는강문학관에서 창작혼을 불태우고 있는 문순태 작가가 인생의 마지막 정류장으로 삼은 영산강가에서의 이야기를 담아낸 신간 ‘영산강 칸타타’(도서출판 오래)를 펴냈다. 여든 평생 무등산을 맴돌며 살아온 그는 이제 자신의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의 주 무대였던 나주 영산강으로 돌아와 그 물줄기를 바라보며 깨달은 삶의 궤적을 이번 작품에 오롯이 담아냈다.‘영산강 칸타타’는 시와 에세이, 소설의 경계를 허문 ‘장르 파괴’ 형식의 자전적 소설이다. 25일 나주 타오르는강문학관에서 만난 문 작가는 “외국 문학은 이미 장르의 경계가 무너져 시와 소설, 에세이가 자유롭게 넘나든다”며 “내 삶을 되돌아보며 사실과 픽션을 적절히 섞어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문순태 작가의 신작 소설 ‘영산강 칸타타’(도서출판 오래).특히 이 소설은 무등일보 문화관광전문매거진 ‘아트플러스’에 1년여간 연재했던 ‘내 인생의 커피 이야기’ 시리즈를 토대로 하고 있다. 작가는 연재했던 시리즈에 영산강에서 마주한 새로운 삶의 깨달음을 접목하며 작품의 깊이를 더했다. 커피와 삶, 기억과 사유의 조각들이 강이라는 공간에서 하나의 서사로 엮였다.소설은 80여 성상의 굴곡진 인생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1939년 담양에서 태어나 6·25전쟁을 겪으며 고향 마을이 불타버린 유년의 기억부터, 기자 생활 중 5·18민주화운동을 겪으며 반체제 기자로 낙인찍혀 해직됐던 시간까지 작가의 실제 삶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문 작가는 이 작품을 유서 대신 세상 사람들에게 건네는 ‘마지막 편지’라고 정의하며 자신의 생애를 오롯이 쏟아부었다.작품의 핵심 매개체는 커피와 강의 만남이다. 고교 시절 스승이었던 다형 김현승 시인으로부터 전수받은 커피는 작가에게 단순한 기호품을 넘어 고독을 견디게 하는 도구이자 삶을 밀어 올리는 부스터였다. 그는 과테말라의 아픈 역사가 깃든 안티구아 원두의 쓴맛을 즐긴다. 그 씁쓸함이 곧 인생의 맛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소설 속에서 영산강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하나의 사유 주체로 기능한다. 작가는 강을 바라보며 “흐르는 것은 소멸이 아니다”라는 깨달음에 이른다. 강물은 흘러가면서도 계절마다 꽃을 피우고 숲을 가꾸듯 노작가의 삶 역시 영산강이라는 마지막 종착역에서 또 다른 생의 환희를 맞는다. 소설은 그 환희의 순간을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기록한다.8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작가의 시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작가는 죽는 순간까지 붓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있기 때문이다.25일 나주 타오르는강문학관에서 만난 문순태 작가가 그의 신작 소설 ‘영산강 칸타타’(도서출판 오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그는 이미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 써둔 5·18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장편 소설이다.작가는 “하느님께서 2년만 더 시간을 주신다면 한 작품 더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며 “1980년 당시 서울에 머물러 광주로 내려오지 못했던 한 청년이 평생 역사적 부채감에 짓눌려 살아가다 40년 만에 광주를 다시 찾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끝으로 그는 “AI가 소설을 쓰는 시대에도 인간만이 지닌 감성만큼은 끝내 대체할 수 없다”며 “문학이 다시 빛을 보는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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