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구현 통해 사물 생동감 획득
평범한 삶 속 다채로운 순간들 기록

시는 때로 시인 자신의 삶의 발자국과 시간들을 하나의 조각품처럼 새겨내기도 한다.
임금남 시인의 시들은 일상의 순간들과 계절의 정경을 담아낸 단상들이 주된 기둥이다.
임금남 시인이 제8시집 '당신을 표절하고파'(시와사람刊)를 펴냈다.
이번 시집에는 각 소제목 아래 뚜렷하게 대비되는 상황과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낸 시편들을 수록했다.
시인은 해변의 생동감 넘치는 평화로움을 묘사하고, 때로는 뜻밖의 사고로 인한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상황을 그려놓기도 한다.
또한 일상적인 소재를 사용, 그리움, 고독, 만남과 같은 보편적인 정서를 깊이 있게 탐색했다.
그는 자연물에 인간적인 속성을 부여해 사소한 장면들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이처럼 시들은 시의 특질을 고루 갖추면서,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있다. 되도록 이미지 구현을 통해 사물을 보다 생생하고 생동감 있게 해놓고 있으며, 낯설게 하기, 즉 새로운 해석을 통해 싱그러움을 선물하고 있다.
"짠내 나는 그늘 맛이 좋아/ 파랗고 노랗고 붉은 여름의 생각들이/ 제 몸에 맞는 그림자를 펼치는/ 비치파라솔에서 마주 앉은 연인/ 커피잔에 얼음 사탕 등장에/ 오후의 태양/ 이맛살 찡그리며 물러선다// 가파른 허공의 물살에 길을 놓칠까 봐/ 비릿한 입술 앙다물고/ 맑은 지느러미 파닥거리며 달려온/ 한 무더기 갯바람/ 해물 한 동이 퍼다 부으며/ 탕 집 재촉하고// 바다 가까이 별장 한 채/ 시큼한 감정 뚝뚝 흐르는 절정이/ 푸른 문장으로 자라는 청포도 한 그루/ 사생활 보호하는 유전자가 제 키 늘리더니// 담장 너머 까치발 디디고/ 바깥 훔쳐보며/ 갈매기 울음 파도 소리에/ 탱글탱글 곱게 익어간다// 서성거리는 불면 속에서/ 날 선 의식의 끝자락 붙잡고/ 꽃피는 이력도 없이 잃어버린 그리움/ 한 소절 이어준 낙서 같은/ 잊지 못할 추억 한 페이지" ('바다가 손짓하는 여름' 전문)
지나간 여름날의 추억은 풍성한 감각과 추억을 매개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시간 속에 묻힌 그날의 풍경들은 언어로 되살아나 기억을 깨우며 읽는 이들의 머리를 파고든다.
박덕은 시인은 "궁극적으로 그의 시들은 평범한 삶 속에서 발견되는 다채로운 아름다움과 예기치 않은 순간들을 기록하면서, 독자들에게 익숙한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주고 있다"고 평했다.
임금남 시인은 광주 광산구 임곡에서 태어나 '문학공간' 시 부문 신인문학상, '아시아서석문학' 시·수필 신인문학상, '강원 시조' 시조 부문 문학상 수상, 포랜컬처 문학상 등을 받았고 그동안 시집 '보름달을 삼키다' 등 다수를 출간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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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길을 걸으며 찾은 삶의 등불
“우리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배우기로 했다. 교실이 아닌 세상 속에서, 교과서 대신 길 위의 풍경과 사람들에게서 두 아들은 대안학교마저 거부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그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다. 아버지는 모든 일을 멈추고, 아이들과 함께 세상의 길 위로 나섰다. 그렇게 시작된 여정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아이들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자라는 진짜 배움의 시간이었다.”아이들이 학교 등 정규 교육을 통해서만 올바로 자랄 수 있다는 것은 어른들의 편견이다.나무가 스스로의 힘으로 생명을 이어가듯 아이들은 부모들의 손길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의 성찰과 인내를 통해 훌쩍 커 있는 경우도 많다.광주에서 나고 자란 학교 밖 청소년 김솔(20)·김건(18) 형제가 산티아고 순례길 800km 완주와 홈스쿨링 경험을 담은 ‘산티아고 길 위에서 쓴 10대의 자서전’(지음출판사刊)을 출간했다.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정규학교 대신 ‘길 위의 배움’을 선택한 두 형제는 국내외 장거리 도보 여정을 통해 자기주도적 성장의 과정을 기록했다.형 김솔은 봉사활동을 통해 내면의 변화와 책임을 체득했고, 동생 김건은 검정고시 이후 드론·요트 조종 등 실기 중심 역량을 키우며 자라났다.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실기 교육과 가족의 기다림은 이들의 성장을 뒷받침한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이 책은 제도권 밖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청소년 성장 모델을 제시하며 교육의 다양성에 대한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두 형제는 정규 교육과정 대신 장거리 도보 여행과 다양한 현장 경험을 배움의 방식으로 삼았다. 책에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비롯, 국내외 도보 여정을 이어가며 자신만의 속도로 세계를 체험했고, 그 과정에서 얻은 생각과 변화를 오롯이 기록했다.이들은 산티아고 순례길의 거친 흙길 위에서, 유럽의 좁은 골목과 일본의 작은 마을에서, 동남아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우리가 서 있는 곳의 삶이 곧 수업이라는 걸 배웠다. 길 위에서의 시간은 결코 쉽지 않았다.낯선 언어, 예기치 못한 사건, 그리고 때때로 찾아오는 외로움 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를 단련했고, 아버지는 그 곁에서 믿음을 배웠다. 누군가는 말했다. “학교를 떠나면 배움도 멈춘다”고 하지만 이들은는 그 반대였다. 오히려 세상 속에서, 우리는 삶이 곧 공부라는 걸 온 몸으로 느꼈다.이 책은 그 여정의 기록이다. 학교 밖에서, 세상이라는 교실 속에서 서로를 믿고 함께 걸어온 아버지와 두 아들, 3부자의 배움과 성장의 이야기이다. 이렇게 우리는 이제 어른이 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배우는 중이다. 다만 교실이 바뀌었을 뿐 수업은 여전히 길 위에서 계속되고 있다.자신의 품에서 아이들을 감싸는 요즘 부모들에게 이들의 기록과 행적은 진정한 교육의 의미와 성장이 무엇인가를 되묻고 있다. 여전히 그 물음은 현재진행형이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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