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호남진흥원, 수집 자료 10만 점 돌파

입력 2025.12.04. 14:25 최소원 기자
개원 8년만 10만1천여 점 수집
전국국학진흥기관 두 번째 규모
기대승-퇴계이황 친필 편지와
호남 문화·역사 담긴 자료 풍부
"근현대 자료 수집에도 힘쓸 것"
4일 광산구 아이와즈에서 문중이 한국학호남진흥원의 소장 자료들을 감상하고 있다.

한국학호남진흥원이 개원 8년 만에 한국학 자료 10만1천여 점 수집을 달성하며 전국 국학진흥기관 가운데 두 번째 규모의 소장 기관으로 우뚝 섰다. 특히 독립 청사와 전문 수장 시설이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룩한 성과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평가된다.

한국학호남진흥원(원장 홍영기)은 4일 올해 멸실·훼손 위기에 놓인 한국학 자료 1만4천455점을 추가로 확보해 누적 수집 자료가 총 10만1천696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짧은 기간 안에 한국학 원본 자료를 대규모로 확보한 결과다.

한국학호남진흥원이 소장 중인 '불정심관세음보살대다라니경'

전국 국학진흥기관의 소장 규모를 보면 한국국학진흥원(안동시)이 68만여 점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국학호남진흥원이 10만1천여 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논산시)과 율곡국학진흥원(강릉시) 등이 뒤를 잇는 가운데, 한국학호남진흥원은 열악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자료를 확보하며 호남지역 인문학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확보된 자료 속에는 호남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귀중한 기록문화유산이 다량 포함됐다.

특히 1389년에 무학대사가 간행한 불경 사전인 '장승법수'와 1452년에 간행돼 현재까지 같은 판본이 발견되지 않은 유일본인 '불정심관세음보살대다라니경'과 같은 불교 자료가 눈에 띈다. 또한 1434년에 김수연 장군(1419~1455)에게 발급된 무과 합격 증서로 호남에서 가장 오래된 무과 합격증인 '김수연 왕지'를 비롯해 고봉 기대승과 퇴계 이황의 왕복 편지를 수록한 기대승의 친필본 '양선생문답'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자료를 소장했다.

한국학호남진흥원이 소장 중인 '주자서절요'

호남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자료도 풍부하다. 정유재란 당시 일본에 포로로 끌려간 수은 강항이 기록한 친필 포로 일기 '간양록'은 당시의 참상과 일본의 정세를 기록한 희귀본이다. 또한 1756년 나주 풍산 홍씨 문중 홍수원의 아내 진원 오씨와 며느리 진주 정씨가 작성한 한글 조리서 '음식보'는 전라도식 식재료와 조리법을 가장 오래된 형태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호남 미향(味鄕)의 가치를 증명한다. 호남 실학자 존재 위백규가 제작한 목판과 초안인 '환영지 목판'은 독도가 표기된 천하도를 수록하고 있으며, 그 당시 정조에게 진상됐던 기록으로 남아 있는 희귀본이다.

이와 함께 한국학호남진흥원이 보유한 문화유산은 현재까지 전라남도 유형문화유산 1천676점, 광주광역시 유형문화유산 18점 등 총 2천91점에 달하며, 신규 자료 중에도 국가유산 자료가 다수 포함돼 있어 향후 학술집담회를 거쳐 순차적으로 보물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홍영기 한국학호남진흥원 원장

이날 만난 홍영기 원장은 독립 청사와 전문 수장 시설이 없는 현재의 환경을 언급하며 "수장고 건립을 위해 광주시와 전남도의 결단을 요청드린다"며 "진흥원은 현재 DB 구축뿐만 아니라 PDF 파일 등을 누리집에 탑재해 연구자들이 쉽게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AI와 연계해 일반 시도민들도 쉽게 문화유산을 향유할 수 있도록 디지털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문헌뿐만 아니라 서화 등 예향의 자료, 그리고 아파트 문화로 인해 멸실 위기에 놓인 근현대 사진 자료 수집에도 유념해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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