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 못했던 풍경들을 알려주는 상상의 시편

입력 2025.12.01. 15:27 최민석 기자
이선주 첫 시집 '니체의 별' 출간
세계와 자신 새롭게 인식 발견
주체적 존재로 나아가는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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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때로 삶과 살아온 순간을 성찰하게 한다.

그것은 때로 읽는 이로 하여금 새롭게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가늠자가 되기도 한다.

이선주 시인이 첫 시집 '니체의 별'(시와사람刊)을 펴냈다.

그의 시에는 세계와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고 발견하는 탈근대적 시선이 깃들어 있다.

커리우먼으로 유리천장을 뚫으며 치열하게 사는 동안 휴머니즘이라든가 인문주의적인 삶에 대한 자의식과는 무관하다가, 은퇴 이후 비로소 자신은 물론 세계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풍경들을 마주하는 시인의 상상력은 자연의 경이로움, 생명과 일상의 아름다움, 중심으로부터 벗어난 사람들에 대한 연민, 신적 존재에 대한 경배와 신앙고백, 그리스 신화와 서구사상을 바탕으로 한 지성의 탐구, 그리고 주체적인 존재로 나아가고자 하는 탈근대적 사유와 상상력을 보여준다.

냉혹한 자본문명의 규율로 작동하는 시스템에서 한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인간의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품격있게 마음껏 드러내고 있다.

"철길은 녹슨 평행선/침 목 사이에 풀꽃이 피었다가 진다/ 기차의 경적은 철로처럼 끊겨 있다/ 소나무에 옷자락 스치며 인연의 에움길을 걷는다/그대는 교집합으로 똘똘 뭉쳐있는 둥근 공이었나/ 퍼즐처럼 제 자리를 찾아내는 기억들/ 바닥을 통통 튀며 구른다/ 빗질한 머리에 동백기름 바른 할머니처럼

가지런해진 마음이 수평을 이룬다/ 녹슬어도 또 만날 수 있겠지/ 불투명한 미래는 보증할 수 없는 담보물/ 기분을 가불하지 않겠다/ 달빛 창가에 말러의 4번 교향곡이 부팅되면/ 다윗의 참회의 눈물/ 미제레레로 화답하는 고요한 파문/ 머물다 간 시간이 홀로 접점이다/ 그대와 나는 철길처럼 흐르는 평행선

은총으로 흐르는 길"('길은 은총으로 흐르고' 전문)

시인에게 시(詩)는 그동안 억눌리고, 억제된 감정을 드러내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데서 매우 적절한 수단이 되고 있다.

그의 이번 시집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을 비롯한 사물 등 세계와 시적 자아의 개별성을 강조하면서도 통합적으로 바로 보는 점이다. 자연이 소외되기 십상인데 그의 시선은 자연과 인간의 등가를 동등하게 매기고자하는 균형감각이 돋보여 작품의 진정성을 드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강대선 시인은 "이선주 시인의 시 세계는 크로노스의 시간, 즉 흘러가며 소멸하는 일상의 시간 속에서 벗어나 카이로스의 시간, 질적 변화와 각성이 일어나는 순간의 시간으로 나아간다"고 평했다.

이선주 시인은 해남 출생으로 '시와사람'으로 등단, 광주문인협회와 광주시인협회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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