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교수가 주목한 '5월 저항시'

입력 2025.03.27. 16:07 최소원 기자
日메이지대 교수 서평 게재
고은 '40년'·문병란 '송가' 주목
"부조리 투쟁 결의 다지게 돼"
책 '5월 광주항쟁의 저항시'

일본의 대학교수가 5·18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시의 평을 실어 눈길을 끈다.

최근 일본 메이지대학의 이케다 이사오(池田功) 교수가 시전문지 '시와 사상' 3월 호에 '5월 광주항쟁의 저항시'의 서평을 게재했다.

'5월 광주항쟁의 저항시'는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와 사가와 아키 시인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최초의 시선집 '누가 그대 큰 이름 지우랴'(도서출판 인동)를 공동 번역해 한글과 일본어로 출판한 도서다. 책에는 문병란, 이영진 시인 등의 작품이 실렸다.

이케다 교수는 '5월 광주항쟁의 저항시'에 대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은 '소년이 온다'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의 비참함을 하소연했다. 그리고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의 진혼가'를 읊은 시의 편집이 이 책이다"고 소개하며 "'폭력의 시대에 시와 시인에게 무엇이 가능한가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시편 중에서 "모든 작품이 마음에 남아 있지만, 특히 이채로운 작품은 고은 시인의 장편 시 '40년'과 문병란 시인의 '송가'"라며 시구를 인용했다.

이케다 교수는 "문병란 시인은 장편 시 '송가'에서 '그날, 금남로는 거대한 하나의 지옥/인간이 인간을 배반한 저주의 거리였다/…/전쟁터였다/…/온몸으로 타오르는 활화산이었다'고 묘사했다"며 "'우리는 여기서 좌절하면 죽습니다/여기서 항복하면 안 됩니다/우리는 싸워야 합니다'라고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많은 작품에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투쟁하다가 희생된 사람들을 잊을 수 없고, 시대의 부조리를 인식할 때 투쟁해야 한다는 강한 결의를 다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케다 이사오 교수는 메이지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동국대학교 초청 특별 전임강사, 독일 프라이 부르크대학교, 본대학교 일본문화연구소 객원연구원, 인도 델리대학교 대학원 객원교수, '국제 이시카와 다쿠보쿠 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메이지대학 대학원 교양디자인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젊은 일본문학 연구자의 한국', '이시카와 다쿠보쿠 국제성을 향한 시좌', '다쿠보쿠의 편지를 읽는다' 등이 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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