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이 주는 독특한 문학적 상상력 있어"

입력 2025.01.13. 17:17 최소원 기자
변방 오지에서 형성된 시학
온화한 기후·넉넉한 마음 비롯
전국 최초 군 직영 작가 공간도
2023 한국 최우수 문학관 선정
이유리 해남 땅끝순례문학관 학예연구사

"해남은 한국문학사에 족적을 남긴 걸출한 시인들을 배출한 '시인의 고장'입니다."

이유리 해남 땅끝순례문학관 학예연구사는 해남이 배출한 시인들에 주목하며 문학사에 남긴 발자취를 강조했다. 해남은 전통과 서정의 시인 이동주, 자연을 성찰한 풀잎의 시인 박성룡, 자유와 해방의 시인 김남주, 한국 여성주의 운동의 선구자 고정희 등 작고 문인을 비롯해 김준태, 황지우, 윤금초, 이지엽 등 현대 한국 문학의 거장들로 그 명성을 잇고 있다.

해남은 조선 초 시문학의 비조라 불리는 금남 최부에 의해 문맥이 형성됐다. 해남정씨 가문의 사위가 된 최부는 해남을 근거지로 활동하며 어초은 윤효정, 임우리, 유계린 등의 제자를 길러내며 문풍을 몰고 왔다.

이 학예사는 이러한 해남의 시문학에 대해 "시인의 향기가 곳곳에 배어있는 해남은 온화한 기후, 풍부한 농산물과 해산물 등으로 사람들의 마음 또한 갯벌처럼 넉넉한 곳"이라며 "뜻있게 살다간 사람들의 아픔과 그 아픔 속에서 키워낸 진주 같은 무형유산들이 산재한 곳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혹자는 해남에서 훌륭한 시인들이 많이 배출된 것을 '땅끝'이 가진 특유의 시적 분위기에서 찾기도 한다는 것이 이 학예사의 설명이다. 아득한 바다를 둔 '땅끝' 앞에서 느끼는 아득함과 초월함, 들어가면 꼭 품어줄 것만 같은 세계를 지닌 땅에서 시인이 되기로 마음먹었을지 모른다는 상상력이다.

해남 땅끝순례문학관은 지난 2023년 대한민국 최우수 문학관으로 선정됐다.

이 학예사는 '시인의 고장' 해남에서 학예사로 활동하는 것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문학관에서는 시인들의 미공개 자료들을 통해 문학을 보존하고 있으며 문인들의 창작을 지원하는 '백련재 문학의 집'은 전국 최초 군 직영의 작가 레지던시 공간으로서 전국 지자체의 선진 견학 명소가 되고 있다"며 "해남 문학이 지닌 역사와 그 명성을 선양하는 활동과 군민 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문학 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해남에서는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지역의 문학 정신을 계승하고 그 성과를 발전시키고자 다양한 노력들을 이어가고 있다.

군은 지난 2017년 12월 땅끝순례문학관을 개관해 해남 문학의 다양한 성과와 사료를 체계적으로 관리·보존하고 있다. 연계 운영 중인 백련재 문학의 집은 매년 30여 명의 입주작가가 활동하며 창작에 집중하고 있다. 덕음산 자락의 쾌청한 솔바람과 한적한 옛 마을의 정취가 어우러진 최고의 집필 환경을 자랑하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유리 학예연구사는 2019년부터 땅끝순례문학관에서 재직 중이다. 땅끝순례문학관은 지역문학발전과 문학관 운영의 전국적인 우수 모델을 제시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2023년 대한민국 최우수 문학관에 선정되고 2024년 한국문화가치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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