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검은 드레스 입고 등장
한국인 최초로 '블루카펫' 밟아
연회 사회자 깜짝 한국어 소개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한국 문학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시상식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블루카펫'을 밟고 연회장에서는 한국어가 울려 퍼지는 등 한국 문학 역사에 큰 방점을 찍은 순간이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2024 노벨상 시상식'과 연회가 진행됐다.
한강 작가는 한국인 최초로 '블루카펫'을 밟았다. 노벨상 시상식이 콘서트홀에서 열리기 시작한 것은 1926년으로, 한 작가는 약 한 세기 만에 처음으로 블루카펫을 밟은 한국인 수상자이다. 지난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시상식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렸다.
노벨의 유언에 따라 노벨상 수상 분야는 물리학, 화학, 생리학, 문학, 경제학 순서로 정해졌다. 각 분야 수상자들의 시상 이후 콘서트홀에는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울려 퍼졌다. 한 작가의 시상 전에는 페르 라게르크비스트 작사 '편지가 도착했다'가 소프라노의 아름다운 하모니로 공연장을 채웠다.
이날 엘렌 맛손 노벨 문학상위원회 위원은 한 작가의 수상 축하 연설을 진행했다. 당초 한국어로 호명될 예정이었던 시상식 멘트는 최종 준비 단계에서 영어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어 번역 의뢰를 받은 박옥경 번역가는 "연설문은 전통대로 스웨덴어로 낭독하고 마지막 호명 시 수상자 출신국 모국어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까지는 대부분 서양 언어권이었다"며 "마지막까지 한국어를 연습했지만 워낙 생소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스웨덴어로 연설을 끝낸 맛손 위원은 영어로 "디어(Dear) 한강, 한림원을 대표해 2024년도 노벨상 수상에 진심으로 따뜻한 축하를 전하게 돼 영광이다"며 "이제 국왕 폐하로부터 상을 받기 위해 앞으로 나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은 드레스를 입은 한 작가가 단상 중앙에 서자 객석에 있던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이 한 작가에게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건네자 서로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나눴다.
스톡홀름 시청에서 이어진 '2024 노벨상 시상식' 연회장에서는 한국어가 울려 퍼졌다.

이날 연회를 진행한 스웨덴 사회자는 서툰 한국어로 한강 작가를 소개했다. 그는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소개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는 언론사에 사전 배포된 프로그램 큐시트에는 없던 깜짝 소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회는 스웨덴 국왕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를 비롯한 1천250여 명의 귀빈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강 작가는 스웨덴 마들렌 공주의 남편인 크리스토퍼 오닐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입장했다.
행사는 3코스로 이뤄진 만찬 식사와 스웨덴 대표 싱어송라이터인 랄레(Laleh)의 무대, 전문 댄스그룹의 축하 공연 등으로 이어졌다.
한 작가는 연회 끝 무렵 연회장 중앙으로 이동해 4분여 간 수상 소감을 말했다.
영어로 밝힌 수상소감에서 그는 어린 시절을 회고하기도 했다. 한 작가는 "여덟살에 갑작스러운 폭우를 피하는 사람들을 보며 각자 자신만의 '나'로서 살아가고 있음을 깨달았고 이는 수많은 '나'라는 존재를 한꺼번에 경험하는 순간이었다"며 "가장 절실하고 시급한 질문들을 '언어의 실타래'에 맡기며 다른 존재들에게로 보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가 태어난 이유, 고통과 사랑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은 수천 년 동안 문학이 던져온 질문이다"며 "가장 어두운 밤에도 우리가 무엇으로 이뤄진 존재인지 묻는 언어가 있고, 지구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생명체들의 1인칭 시점을 상상하게 만드는 언어가 서로를 연결해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필연적으로 문학을 읽고 쓰는 작업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 작가는 다문화 학교 방문과 현지 번역가와의 대담 등을 끝으로 일주일간의 '노벨 주간'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1970년 광주에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난 한강 작가는 초등학생 때 서울로 올라가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를 통해 등단,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소설로 당선됐으며 1995년에는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펴냈다.
2004년 계간 '창작과 비평'에 연재한 소설을 모아 2007년 발표한 '채식주의자'는 2016년 그에게 아시아 최초 영국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라는 영예를 안겨줬다. 이후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로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8년 '채식주의자'로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제주4·3을 다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한국인 최초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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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넘기고 상상은 펼치고 오감만족 도서관 놀이터로
지난해 광주 남구 효천어울림도서관이 진행한 겨울독서교실 프로그램.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겨울방학, 아이들에게 도서관은 따뜻한 지식의 보물창고이자 즐거운 놀이터로 변신한다. 광주 구립도서관들이 겨울방학을 맞이한 어린이들을 위해 독서를 넘어 디지털 체험, 과학 탐구, 전통문화 이해 등 오감을 자극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환경의 소중함을 배우는 생태 체험부터 '케데헌'으로 배우는 우리나라 전통 문화까지 방학의 추억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줄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지난해 광주 남구 문화정보도서관이 진행한 겨울독서교실 프로그램.◆ 미술로 만나는 동화 속 이야기= 동구 다복마을도서관 '동화나라 아트씨 이야기'다복마을 도서관은 오는 27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초등학교 1~3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동화와 미술을 결합한 예술 통합 프로그램 '동화나라 아트씨 이야기'를 운영한다. 이번 강좌는 동화책 속 인물과 배경을 상상하며 자신만의 창의적인 미술 작품을 만드는 과정으로 꾸며진다. 총 6회차로 구성된 활동에서는 '책읽는 도깨비', '타샤 튜터 나의 정원' 등 회차별 선정 도서를 함께 읽고 스칸디아모스 봄나무 액자 만들기, 독서대 꾸미기, 친환경 에코백 및 민화 부채 만들기 등 다채로운 만들기 체험이 진행된다. 특히 달나라 여행을 주제로 한 달 토끼 풍경 만들기와 나만의 스토리를 담은 도토리 팽이 만들기 활동 등을 통해 어린이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예술로 표현하는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광주 서구 어린이생태학습도서관이 진행하는 '디지털 생태체험 지구를 지켜라!' 프로그램.◆환경 보호, 내 손으로 실천해요= 서구 어린이생태학습도서관 '디지털 생태체험 지구를 지켜라!'어린이생태학습도서관에서는 디지털 기술과 환경 교육을 접목한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인 '디지털 생태체험 지구를 지켜라!'를 운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6~8세 어린이 15명을 대상으로 하며, 내달 8일 오후 3시부터 한 시간 동안 1층 생태체험존에서 진행된다. 환경 주제의 미션을 수행하며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지구의 소중함을 어린이 눈높이에서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할머니의 용궁여행', '반쪽섬' 등 주제 도서를 함께 읽고 '쓰레기 분리배출 보드게임'이나 '지구 살리기 풍선놀이' 등 놀이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체득할 수 있게 돕는다.광주 서구 어린이생태학습도서관이 진행하는 '디지털 생태체험 지구를 지켜라!' 프로그램.◆창의력 '쑥쑥' 과학 탐구의 세계로= 남구 문화정보도서관 '사이언스 2026 : 과학 탐구의 세계'문화정보도서관은 과학에 호기심이 많은 초등학교 2~3학년을 위해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사이언스 2026'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주제 도서인 '사이언스 2026'을 중심으로 깊이 있는 탐구가 이뤄진다. 1일 차에는 '동물의 세계'를 주제로 동물 보고서 작성과 반려동물 모루인형 만들기를 진행하며, 2일 차에는 보고서 작성법 습득과 생태 탐험기 북아트 제작 등 '탐험과 발견'의 시간을 갖는다. 마지막 날인 3일 차에는 스킨디아모스 테라리움 만들기를 통해 생태와 자연을 직접 손으로 느껴볼 수 있다.광주 광산구 운남어린이도서관이 진행한 문해력 프로그램.◆'케데헌'으로 풀어보는 전통의 멋= 남구 효천어울림도서관 '케데헌 속 우리 전통문화 이야기'효천어울림도서관은 현대적 트렌드와 전통을 결합한 이색적인 독서교실을 준비했다.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열리는 이번 프로그램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속의 우리 전통문화를 발견하는 과정으로 꾸며진다. 초등 3~5학년 학생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전통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힙트래디션'을 탐구하며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하는 것이 목표다. '조선의 궁궐, 유럽의 궁전', '흑요석이 그리는 한복 이야기' 등의 도서를 통해 우리 음식, 민화, 건축물에 담긴 미학을 탐구하고, 나만의 힙트래디션 콘텐츠를 기획해보는 융합 사고 활동이 이어진다.광주 광산구 운남어린이도서관이 진행한 전통놀이 프로그램.광주 광산구 운남어린이도서관이 진행한 전통놀이 프로그램.◆아이와 부모 함께 읽는 영어책= 광산구 운남어린이도서관 '2026년 1분기 독서문화프로그램'운남어린이도서관은 새해를 맞아 유아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오는 27일부터 3월 28일까지 운영되며, 세대별 맞춤형 강좌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성인 대상으로는 실무 역량을 키워주는 '생성형 AI 실전활용'과 '스마트폰 사진 촬영' 강좌를 비롯해 자녀 교육을 위한 '영어 그림책 활용법' 및 '그림책 독서코칭'이 마련돼 있다. 초등학생들을 위해서는 '놀이로 찾는 우리 역사', '문해력 탐험대', '교과 연계 보드게임' 등 학습과 흥미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강좌들이 준비됐다. 또한 6~7세 유아와 부모가 함께하는 'BOOK BUDDIES' 프로그램을 통해 온 가족이 영어 그림책과 친숙해지는 기회를 제공한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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