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문학과 역사로 이해하는 독일 미술

입력 2024.11.14. 14:16 김혜진 기자
사색의 미술관
류신 지음·미술문화·240쪽

'문학은 그림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중략) 그림이 어떤 시대적 배경 속에서 탄생했는지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모든 예술은 시대의 산물이자 역사의 오르가논(organon)이다. 프리드리히의 참나무는 나폴레옹 치하 게르만족의 영혼을, 보이스의 참나무는 나치의 과오를 청산한 독일의 미래로 해석된다. 같은 참나무도 시대적 맥락에 따라 그 의미가 변한다. 그림의 속내를 파악하기 위해 역사 공부가 필요하다.'

독일 미술이라는 아름다운 신세계로 초대하는 이 책은 독일 예술 작품 뿐만 아니라 작품을 해석하는데 실마리가 될 역사적 배경과 문학작품을 함께 소개한다. 다른 문화권의 우리가 독일의 예술을 이해하기 쉽도록.

토론 위주 교육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독일은 예술 영역 또한 이를 기반으로 고유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사색과 소통이 중심이 되는 이러한 교육 배경은 독일 예술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만들었다. 현재 독일 베를린은 세계적 미술 소통의 장이 됐다. 저렴한 주거비용과 많은 박물관, 미술관 등의 문화 인프라를 기반으로 베를린은 세계 미술가들을 적극 수용했고 모여든 이들은 이곳서 창작 기반을 다졌다. 대가부터 기획자는 물론이고 콜렉터까지 모이게 된 베를린은 독일 미술 세계화의 일등공신이나 다름 없다.

세계 각국 미술가들이 모이게 된 독일 미술은 어떨까. 나치 시절 예술을 억압했던 역사를 성찰함은 물론 표현주의, 바우하우스, 신표현주의 등 독일 특유의 미술사조들은 사회적 맥락에서 지속적으로 복기되고 있다. 마치 거대한 '사색의 미술관'과 같다.

저자는 독일 예술을 역사적 배경, 문학 작품 등을 토대로 '사색의 미술관' 속 작품들을 설명한다. 회화, 조각, 프로젝트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독일 예술을 직시함과 동시에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주변 국가의 미술작품까지 살핀다.

책은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이 되어 총 4개 섹션에 거쳐 구성됐다. 특히 책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명작은 재승인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라는 저자의 철학 아래 사람들의 눈에 익숙하지 않지만 훌륭한 작품들로 엄선됐다.

독일 미술의 아버지 알브레히트 뒤러부터 낭만주의 대표 화가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 청기사파의 창시자 프란츠 마르크까지 익숙한 듯 낯선 독일 미술 세계로 친절한 도슨트를 자처한 저자와 함께 뛰어들어보자.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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