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의 계보
전현진 지음
마약사범 10명 중 6명 이상은 20·30대 청년이다. 10대 청소년 마약 적발도 크게 증가하는 등 마약범죄가 저연령화되고 있다. 또 2023년 단속된 마약류 사범은 2만7천611명으로, 한 해 전 1만8천395명에 비해 50% 넘게 증가했다. 최근 5년 동안 단속된 마약사범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연 1만6천~1만8천 명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급증했다. 이 책은 히로뽕 유통왕을 추적한 최초의 한국 논픽션으로, 현직 기자인 저자는 만 3년간의 추적으로 대한민국 히로뽕 유통왕들의 이야기를 발굴했다. 특히 비대면 텔레그램 유통망을 최초로 발명한 '로뽕이' 챕터와 '1호 히로뽕 사범' 정강봉 챕터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팩트스토리/252쪽
읽을수록 빠져드는 도시기담 세계사
기타노 마사루, 스가이 노리코 지음│서수지 옮김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무서운 노래 '글루미 선데이' 이야기, 끊임없이 화재를 일으키는 위험천만한 그림 '우는 소년' 이야기, 공포영화 '컨저링'의 모티프가 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저주받은 인형' 애나벨 이야기, 목격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공포스럽고 미스터리한 '도플갱어' 이야기 등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도 흥미진진한 13편의 유럽 도시기담을 담고 있다. 각각 저널리스트와 여행 저널리스트이면서 부부이기도 한 이 책의 두 저자는 1991년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30여 년간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을 거쳐 세르비아에 거주하면서 유럽 33개국을 종횡무진 다니며 무섭고, 흥미롭고, 기기묘묘한 스토리를 취재하고 발굴했다. 사람과나무사이/316쪽
당신은 화성으로 떠날 수 없다
아메데오 발비 지음│장윤주 옮김
'우주로의 이주'라는 인류의 꿈과 그 꿈이 직면할 현실적인 한계들을 과학적 관점에서 탐구한 책이다. 이탈리아의 저명한 천체물리학자인 저자는 최근의 우주 탐사 열풍이 과학적인 진보만큼이나 인간의 미래에 대한 낭만적인 꿈과 연결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이러한 꿈이 현실의 기술적, 생물학적, 그리고 윤리적 문제들과 충돌할 때 우리가 어떤 어려움에 처하게 될지 살펴본다. 다른 행성에 인간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이 가능한지, 맞닥뜨려야 할 기술적 어려움은 없는지, 인간이 지구 밖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지 '우주 개발'을 둘러싼 움직임에 근본적인 현실 가능성을 탐색한다. 우주로의 여정이 단순한 기술적 성취를 넘어서, 인류가 우주적 존재로서 자리 잡기 위해 가져야 할 조건도 함께 모색한다. 북인어박스/260쪽
사운드 오브 뮤직
박은지 지음
플라톤은 소리를 공기에 의해 귀를 통해 뇌와 피를 거쳐 혼까지 전달하는 자극으로 설명한다. 또한 그 시대에 이미 지금의 진동과 주파수 개념으로 음고와 음색, 음량을 설명하기도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당대에는 연구되지 않았던 내이(內耳) 개념까지 가정하고 있으며, 현의 길이와 음의 높이 관계를 규명한 피타고라스의 음악이론을 활용해 색의 채도를 설명하기도 한다. 오늘날의 과학적 지식으로 이들의 주장을 평가하는 일보다 중요한 건, 왜 들리고 보이는 것인지, 어떻게 들리고 보이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소리에 관한 피타고라스의 철학적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물리학과 생리학, 수학과 천문, 철학 등의 영역을 두루 경유하면서 음악과 소리의 역사를 살핀다. 디페랑스/352쪽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문학축전·시인지 복간···다시 보는 조태일 시인 시로서 저항을 노래하던 죽형(竹兄) 조태일 시인(1941~1999)의 타계 25주기를 맞아 시인의 삶을 돌아보고 시 세계를 기리는 다양한 자리가 마련된다.이번 25주기에는 시인의 삶을 조명하는 문학축전 행사와 함께 생전에 주간으로 활동했던 '시인'지가 복간돼 의미를 더한다.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와 곡성군은 오는 19일 '제6회 조태일문학상 시상식'과 '2024 죽형 조태일 25주기 문학축전'을 진행한다.곡성조태일시문학기념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석곡지역아동센터 오케스트라가 선물하는 클래식 선율을 시작으로 싱어송라이터 서혁신이 '일어나', '조율' 등을, 바리톤 이형기가 '오 솔레미오', '베사메 무초' 등을 노래한다. 이어 정원도, 류경, 박두규, 한종근 시인들의 시 낭송이 진행된다.이날 행사에는 조태일 시인 육성을 들어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또한 조태일 시인의 가족도 함께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부대 행사로는 죽형 조태일 시인 25주기 추모 시화전 '고여 있는 시, 움직이는 시'도 함께 펼쳐진다.앞서 지난 8월 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와 곡성군이 주최한 제6회 조태일문학상에는 박석준 시인의 시집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푸른사상)'가 선정됐다. 1958년 광주에서 출생한 당선자 박석준 시인은 시집을 통해 한국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갖은 고통을 겪었던 개인의 가족사를 비롯, 음울한 도시의 풍경과 소시민의 삶을 형상화했다.조태일 시인특히 죽형조태일기념사업회는 조태일 시인이 주간으로 활동했던 '시인'지를 연간시지로 복간해 눈길을 끈다.1969년 8월 월간지로 창간한 '시인'지는 1970년 11월까지 총 16호 나왔으며, 이후 1983년 5월 무크지 형태로 복간돼 1986년 8월까지 4권이 더 나왔고, '시인'지로 등단한 이도윤 시인이 2003년 9월 재복간해 21권을 냈으나 2019년 9월 다시 중단됐다. 이후 2015년 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가 조태일 시인 25주기를 맞아 통권 42호로 명맥을 잇게 됐다.이번 호에는 조태일 시인 25주기를 조명하는 다양한 특집을 비롯해 한국 문단의 굵직한 현안을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특집 1-조태일의 삶과 시'에서는 구중서 문학평론가가 조태일 시인의 위상과 성격을, '특집 2-시인, 시의 새 시대를 열다'에서는 '시인'지로 등단한 고원, 고광헌, 박남준, 양성우, 정원도 등 시인들의 신작 시를 비롯해 엄동섭 근대서시학자의 '조태일의 시(단)사적 위치와 '시인'의 서지 비정(批正)'을 실었다.조태일 시인또 제6회 조태일문학상을 받게 된 박석준 시인의 신작 시와 시인이 직접 고른 애착 시, 백애송 시인과의 대담이 실렸다.한편 조태일 시인은 1941년 전남 곡성에서 출생,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아침 선박'으로 등단, 이후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노래하고 방해 요소에 대한 저항을 표현한 시를 펴냈다. 1969년부터 1970년까지 '시인'지의 주간(主幹)을 지내기도 했으며, 1999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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