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나의 삶은 타인의 노동으로 꾸려졌다

입력 2024.07.18. 15:08 김혜진 기자
나는 얼마짜리입니까
6411의 목소리 지음| 창비| 376쪽

우리는 모두 노동자이고 우리는 타인의 노동에 기대어 살아간다. 어머니의 가사노동에, 버스운전사의 노동에,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노동에 우리는 먹고 자고 놀 수 있다.

책 '나는 얼마짜리입니까'는 우리 삶을 둘러싼 노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물류센터 직원, 번역가, 대리운전기사, 예능작가, 농부 등 각각의 현장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는 75명의 노동자가 A4용지 한 장 분량의 글을 통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책은 이들의 글을 통해 애써 외면해 온 목소리를 듣고 '더 나은 세상'으로 함께 나아가고자 한다. 책 제목 또한 노동의 가치를 자본이라는 가치에 매몰돼 생각하는 세상에 대한 경고이다.

이 책은 노회찬재단의 기획으로 시작돼 지난 2022년 5월부터 한겨레에 시작한 연재를 모아 만들어졌다. 75명의 노동자들은 억울한 사연부터 일터에서 있었던 위트 있는 일화나 감동 이야기 등 저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지면을 통해 사회에 발신했다. 지금까지 사회적 발언권을 지녀보지 못했던 이들의 목소리는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왔고 75명의 노동자들은 6411의 목소리라는 이름으로 이 책의 저자가 됐다.

"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

2012년 7월 고 노회찬 의원은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서울의 6411번 버스 이야기를 꺼냈다. 구로구 가로수 공원에서 출발해 강남을 거쳐 개포동 주공2단지까지를 달리는 버스이다. 노회찬은 이 연설을 통해 우리가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노동자들과 함게 살아가고 있으며 한국사회가 그 노동자에 의해 지탱되고 있음을 알렸다. 이 책의 저자들이 6411의 목소리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유다.

이들은 사람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생생하고 다양한 세상을 비추며 책을 읽는 이의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게 하는 마법 같은 힘을 보여준다. 책을 통해 이들은 사람 그 자체로 존중 받는 세상을 잠시나마 꿈꾼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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