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류 문단-젊은 작가 교류·소통 필요"

입력 2024.07.08. 10:30 최소원 기자
[광주전남작가회의 포럼 ‘광주에서 문학으로 살기’]
청년문학인 실태 점검 방향 모색
출판 시장·동료작가 교류 ‘아쉬움’
지역정체성, 객관성 상실 우려로
등단·문학상제도 관련 대안 제시
‘AI시대’ 작가들의 대안은 ‘인간성’
5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광주전남작가회의 '청년문학인포럼'이 열렸다.

광주와 전남에서 활동하는 지역 작가들의 현실을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광주전남작가회의는 지난 5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청년문학인포럼' 행사를 가졌다.

'광주에서 문학으로 살기'를 주제로 한 이날 행사에서는 ▲최지안 시인의 '고꾸라지는 지역 시인들'(토론: 정인순 동화작가) ▲김동하 소설가의 '변방에서 작가로 살기'(토론: 황형철 시인) ▲안오일 동화작가의 '지역작가로 살아가는 일, 그리고 창작의 길'(토론: 백정애 동화작가)을 주제로 한 발표와 토론이 각각 진행됐다.

이 중 '변방에서 작가로 살기'를 발제한 김동하 작가는 '지리적 변방', '장르적 변방', '지역 문학 생태계'라는 세 가지 소주제를 바탕으로 변방에서 작가로 지내는 이야기를 다루고 기존 등단 방식과 문학상 제도가 문학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방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로서 가장 아쉬운 점으로 '원고를 계약하는 출판사와의 거리가 멀다는 것'과 '동료 작가와의 교류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대면을 통해 이뤄지는 소통의 이점이 적지 않고 비슷한 조건에 놓인 작가와 교류하는 일로 매너리즘을 경계할 수 있다는 게 김 작가의 설명이다.

5일 개최된 광주전남작가회의 '청년문학인포럼'에서 정양주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그는 이어 광주·전남에서 작가로서 활동하며 느끼는 '엄숙주의'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김 작가는 "'문학을 대하는 진정성'이라는 차원으로 바라보려고 하지만 그게 때론 보이지 않는 울타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며 "나주에서 지낼 때 지역 정체성이 지나치면 객관성을 잃을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역 문학 생태계에서 등단 시스템에 대한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등단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 제기의 이유로는 ▲등단제도의 불공정성 ▲'등단'이라는 용어의 오염성 ▲기존 등단제도로는 새로운 형태의 문학을 포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학 고시'의 심사위원으로 거론되는 문인들이 해마다 거의 비슷하며, 이로 인해 그들의 취향이 주류 문학의 성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반면 문학상은 필요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문학상은 문인들의 동기부여와 독자가 양질의 작품을 고를 수 있도록 돕는 지침서 역할을 한다"며 "'우리에게는 왜 국제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는 문학상이 없는가'를 고민해야 될 때"라고 말했다.

5일 개최된 광주전남작가회의 '청년문학인포럼'에서 김동하 작가의 발제에 대해 황형철 시인이 답변을 하고 있다.

그는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AI시장과 범람하는 정보·지식 속에서 소설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대안으로 '인간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황형철 시인이 김 작가의 발제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황 시인은 김 작가가 언급한 '엄숙주의'를 5·18을 전후로 한 현대사와 연관지었다. 그는 "민족 문학과 사실주의 문학의 정신이 여전히 바탕에 깔려있고, 이러한 가치들을 마땅히 계승해야 한다"며 "지역의 주류 문단들이 엄숙주의로부터 자유로운 젊은 작가들에게 먼저 손을 내밈으로써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역 문학의 장르적인 지적에 대해서는 장르문학 작가를 본격 양성하고 있는 광주대 문예창작과를 예로 들며, 광주대 문예창작과와 청년 장르문학 작가, 그리고 기존 문단이 활발히 교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5일 개최된 광주전남작가회의 '청년문학인포럼'에서 안오일 작가와 백정애 작가가 토론하고 있다.

황 시인은 "등단제도의 경우 '공정성'은 두말할 것도 없이 담보돼야 한다"며 "상금과 관계없이 독자나 편집자, 서점 등이 저마다 특별하고 재밌는 기준을 적용해주는 상이 생기면 흥미로울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끝으로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발제자들이 '동세대 작가 간의 교류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 '세계적으로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K-문학에 대해 현세대에서 접목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 등의 주제로 각자의 주장을 펼쳤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