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통해 음미하는 고향 나주

입력 2024.07.02. 14:56 최소원 기자
임경렬 시집 '파란새가 떠나간 서녘'
고향 나주와 영산강의 누정 노래해

'아득한 옛사람은 바닷새 따라 전설처럼 떠났고//바윗돌에 새겨 놓은 짙은 그리움이//암각화처럼 남아 갯바위로 모여든다'('영산도 사람들')

나주에서 활동하는 임경렬 시인이 첫 시집 '쓸쓸한 파수'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파랑새가 떠나간 서녘'(문학들)을 선보였다. 이번 시집에는 저자의 고향인 나주의 곳곳이 등장하는데, 시를 통해 특별한 장소의 면면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영산강을 따라 건립된 누정(樓亭)을 노래한 시들이 눈길을 끈다. 조선시대에 누정은 은거의 장소이자 강학과 학문 연구, 교유의 공간으로 활용됐으며, 시대의 고충을 극복하려는 소통의 공간이자 담론의 장이었다. 시인은 날로 쇠퇴하고 있는 누정의 흔적을 노래한다. 또한 장춘정, 영모정, 창랑정, 벽류정 등 유서 깊은 누정은 물론 영산도, 지심도, 농산마을, 석개등길 등 지역의 특별한 장소를 시를 통해 개성적으로 재해석했다.

임경렬 시인

언어유희나 과도한 기교를 경계하면서 시인의 심성을 시 안에 펼쳐놓은 이번 시집은 지역의 정체성을 현재와 미래에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동하 소설가는 추천사에서 "임경렬 시인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존재들을 호명해 현재로 불러낸다. 시원(始原)에 대해 사색하는 시들이 식물의 생장 전반과도 닮아 있다"고 밝혔다.

임경렬 시인은 나주 회진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성장했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 대학원 호남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고향 나주를 지키며 나주문화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2014년 문예지 '발견'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첫 시집 '쓸쓸한 파수'를 펴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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