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용방초등 공모 교장 부임
제자들과 약속 담은 영상 화제
졸업 후 20년 만에 만난 사연
섬진강 흐르는 학교 4년 기록

스승과 제자는 서로 거리가 없었다. 선생님은 제자들을 친구처럼 생각했고 학생들은 스승을 가족처럼 여겼다.
제자들이 '짱구쌤'이라 부르는 이장규 선생은 교사 생활 28년째 되던 지난 2020년 구례 용방초등의 공모 교장이 됐다. 이장규 교사가 최근 펴낸 '우리, 학교에서 만납시다'(르네상스刊)는 운동장에서 지리산 노고단이 보이고, 울타리를 따라 섬진강 지류인 서시천이 흐르는 아름다운 학교에서 짱구쌤이 보낸 4년간의 행복한 기록이다. 교문에서 전교생이 다 등교할 때까지 아침맞이를 하고, 교장실에서 예약한 아이들에게 차를 대접하고, 아이들과 실내화를 빨거나 전래놀이를 하고, 학교 곳곳에 아이들의 아지트를 만드느라 드릴을 들고 활보하는 짱구쌤. 세상에 없던 교장의 유쾌하고 자유로운 일상과 따뜻한 가슴을 지닌 아이들의 빛나는 순간들이 펼쳐진다.
"바람은 살랑이고, 햇살은 따습고…… 참 좋구나."
"짱구쌤이 옆에 있으니 더 좋아요."
그렇게 선생과 제자들은 20년 전 약속을 지켰다.
2024년 1월, '20년 전 약속… 다들 기억할까?'라는 제목의 짧은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졸업한 지 20년 만에 모교에서 다시 만난 담임교사와 제자들의 동화 같은 순간을 담은 영상이다. "가슴 뭉클하고 아름다운 순간" "따뜻하고 감동적" "낭만 그 자체" 등 영상을 보고 감동한 사람들의 댓글이 쏟아졌고, 언론사들의 취재도 이어졌다. 이 책은 한 달 만에 조회 수 50만이 넘은 화제의 영상 속 담임교사, 이장규씨가 펴낸 단행본이다. 유쾌하고 자유로운 '짱구쌤'과 가슴 따뜻한 아이들이 빚어낸 빛나는 순간들을 만나 보자.
아이들은 이장규 교사를 대부분 '짱구쌤'이라 부른다. 이름과 볼록한 뒤통수에서 떠올린 별명이다. 짱구쌤은 이 별명에 아이들과 거리를 가깝게 하는 마법의 힘이 있다고 믿는다. 1992년 임용된 뒤 한 해도 빠트리지 않고 학급문집 '어깨동무'를 펴내며 교실에서 지내다가 지난 2020년 구례 용방초에 공모 교장으로 부임했다. 어쩌다 교장이 되었다며 초보 교장으로서의 부담감도 컸지만, 운동장에서 지리산 노고단이 보이고 울타리를 따라 섬진강 지류인 서시천이 흐르는 아름다운 학교에서 "전생에 무슨 복을 지어서 이런 호사를 누리나"라고 할 만큼 행복한 4년을 보냈다. 이 책은 그 4년의 기록이다.
짱구쌤의 하루는 분주하다. 아침마다 교문에서 등교하는 전교생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아침맞이를 하고, 교장실에서 예약한 아이들과 차를 마신다. 일주일에 네 시간은 '짱구쌤 수업'을 하는데, 전래놀이, 실내화 빨기, 서시천 산책하기, 그림책 읽어 주기, 비 오는 날 운동장 맨발로 걷기까지, 수업이라기보다는 아이들과 즐겁게 놀면서 배우는 시간이다. 틈틈이 '임가이버' 주무관님을 도와 오래된 정자 리모델링을 하고, 운동장에 트리하우스를 짓고, 노고단을 보며 쉴 수 있는 데크 쉼터를 만들고, 학교에 필요한 것들을 고치거나 만드느라 드릴을 들고 학교 곳곳을 활보한다. 퇴근 후에는 학교 가장 구석에 있는 관사에서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고, 손편지를 쓰다가 손전등을 들고 교정을 둘러본다. 세상에 없던 교장이다.
짱구쌤이 만난 빛나는 순간들
아이들은 짱구쌤을 만나면 깜짝 놀랄 말, 재미있는 말을 자주 네며 스스럼 없이 대한다.
아이들을 돋보이게 하는, 좀 만만한 선생이 되고 싶다는 짱구쌤. 과연 짱구쌤이라는 별명에는 마법의 힘이 있는 것 같다.
짱구쌤이 바라는 학교는 세상에 나가기 전 주인공을 경험하는 곳,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즐거운 곳, 모든 것에 앞서 공평한 곳, 모두가 더 나은 사람으로 함께 성장하는 곳이다. 그런 바람을 이루기 위해 짱구쌤은 국기 게양대에 학생들의 부모 나라 국기들을 모두 걸고, 매일 아침맞이를 하며, 아이들과 실내화를 빨고, 학교 곳곳에 아이들의 아지트를 만든다. 그리고, 용방초는 교육부 '학교 단위 공간혁신 사업' 공모에 지원 선정됐고, 2년 후 새로운 학교 건물이 완성된다. 학교 건축에 대한 바람을 남김없이 쏟아 낸 공모 도전기와 모든 용방 가족이 3년간 머리를 맞대고 만든 학교 설계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세상에 없던 학교는 그렇게 모두의 바람을 담아 차근차근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가 꿈꾸고 원하며 반드시 만들어야 할 학교의 풍경이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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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아픔 넘어 '생명과 평화의 서사'로
광주전남작가회의가 지난해 진행한 2025 오월문학제 ‘오월 너머의 문학, 세계의 물결로!’.
5·18민주화운동 46주기를 맞아 오월 정신을 문학적 서사로 승화시키고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전 세계와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전남작가회의(회장 김미승)와 한국작가회의는 오는 5월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전일빌딩245 다목적 강당과 국립 5·18민주묘지 일원에서 ‘2026 오월문학제’를 개최한다. 올해 문학제는 ‘오월, 생명과 평화의 서사로!’라는 슬로건 아래 다채로운 학술·예술 프로그램으로 채워질 예정이다.이번 행사는 ▲오월문학 심포지엄 ▲5·18문학상 시상식 ▲오월문학제 본 행사 ▲5·18 민주묘역 참배 및 추모식 ▲걸개시화전 등으로 구성됐다.광주전남작가회의가 지난해 진행한 2025 오월문학제 ‘오월 너머의 문학, 세계의 물결로!’.첫날인 23일 오후 2시부터는 전일빌딩245에서 ‘오월문학 심포지엄’이 진행된다. 김영삼 평론가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전남대 유희석 교수와 조선대 임경규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오월 문학이 지닌 생명력과 평화의 메시지를 심도 있게 짚어본다. 토론에는 김주선 평론가, 심미소 시인, 안점옥 동화작가, 김현주 소설가가 참여해 오월 서사가 현대 문학에서 갖는 위상과 미래적 가치에 대해 논의를 펼친다.이어 오후 4시부터는 ‘5·18문학상 시상식’이 거행된다. 시·소설·동화 부문 신인상 당선자들에 대한 시상과 함께 본상 수상자의 소감 발표가 이어진다.이날 오후 5시부터는 박일우 소설가의 사회로 문학제의 메인 행사인 ‘오월문학제’가 진행된다. 김미승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의 인사말과 채희윤 고문의 환영사, 강형철 한국작가회의 이사장과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의 축사가 이어지며 전국 각지의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대의 의미를 다진다.광주전남작가회의가 지난해 진행한 2025 오월문학제 ‘오월 너머의 문학, 세계의 물결로!’.특히 이번 오월문학제 행사에서는 이상일 인천작가회의 지회장과 정덕재 대전작가회의 지회장이 연대사를 하고, 경기, 부산, 전북, 충남, 제주 등 전국 지부 작가들이 참여하는 시산문낭독이 함께 펼쳐질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또한 광주전남작가회의와 경남작가회의가 축하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행사는 참가자 전원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마무리된다.이튿날인 24일 오전에는 5·18 민주묘역 참배와 추모식이 엄수된다. 참가자들은 국립 5·18민주묘지 일원에 전시된 오월걸개시화전을 관람한 뒤, 국립 5·18민주묘지와 민주열사 묘역을 차례로 참배하며 오월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그날의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광주전남작가회의가 지난해 진행한 2025 오월문학제 ‘오월 너머의 문학, 세계의 물결로!’.한편 부대행사인 오월걸개시화전은 5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5·18묘역 일원에서 상설 전시돼 묘역을 찾는 시민들에게 문학을 통한 추모의 기회를 제공한다.광주전남작가회의 관계자는 “이번 문학제는 5·18의 아픔을 넘어 생명과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문학적 서사로 담아내기 위해 기획됐다”며 “전국의 작가들과 시민들이 함께 오월의 참뜻을 되새기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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