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신문·잡지 발표 작품 수록
지나온 시간·경제·성서칼럼 선별
담담하고 차분한 어조 지혜 담아

글은 현재 시점에서 자신이 걸어온 삶과 길을 반추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다.
대학에서 정년퇴임 후 시와 소설을 쓰며 작가로 활동 중인 손형섭씨의 글을 읽노라면 그가 지나온 인생의 순간들이 담겨 있음을 느끼게 된다.
정언(柾彦) 손형섭 시인이 제3수필집 '아무려면 어떠랴'(서석 刊)를 출간했다.
이번 수필집은 그동안 문예지와 일간지, 대학신문, 잡지 등에 발표했던 작품 중 40편을 한데 모았다. 그러다 보니 회고적이고 감상적인 글들이 대부분이다.
제1부 '고향길을 거닐며'에 수록된 작품은 문예지에 쓴 16편의 작품과 잡지에 발표한 34편의 글 중 10편을 골랐다. 저자의 지나온 삶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제2부 '경제만 있고 도덕은 없고'에는 일간지에 기고했던 21편의 칼럼 중 10편을 수록했다. 대부분이 경제문제를 다루는 내용이다.
제3부 '대학의 변화와 개혁'에는 대학신문에 게재된 23편의 칼럼 중 제자들에게 주고 싶었던 글 5편과 그간에 발표한 격려사 42편 가운데 남기고 싶은 글 5편이 담겨 있다.
제4부 '산상수훈과 경제윤리'에는 저자가 다니고 있는 광주벧엘교회에서 펴내는 '벧엘미션'에 기고했던 22편의 칼럼 중 성서경제 칼럼 10편을 선별해 실었다
각각의 글들은 경제학자이자 대학교수로서의 삶, 칼럼니스트이자 신앙인으로서 자신이 겪은 시간과 경험들이 응축돼 있다.
"아무려면 어떠랴. 가볍게 떠나고 싶다. 사람의 아름다움은 떠나는 뒷모습에 있지 않을까. 만날 때가 있으면 떠날 때가 있고, 박수받으며 오를 때가 있으면 무관심과 소외의 대상이 되어 내려올 때도 있을 것이다. 때가 돼 낡아지면 제자리를 물려주고 퇴진하는 것이 반드시 서글픈 일은 아니다. 늙은 것이 추한 것은 더욱 아니다. 추하게 느끼는 감정이 있다면 그 감정이 추한 것이다. 경륜은 오히려 고귀하고 값진 것이다. 새롭게 피어나는 꽃도 아름답지만, 서서히 지는 것도 아름다운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그간 살아온 삶이 아름답다면 내일의 삶도 아름다울 것이다. 그래서 정년 후의 삶도 또한 아름다우리라."(수필 '아무려면 어떠랴' 중 일부)

직장 생활 41년을 마무리한 소회를 담담한 어조로 전해주고 있다.
이처럼 손 시인 각각의 글에는 그가 평생 이뤄온 삶의 결실과 느낌, 단상들이 잘 배어 있다.
손형섭 시인은 "이번 수필집은 그동안의 생(生)과 시간들을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쓴 글들을 한데 모아 세상에 내보내는 것"이라며 "부족하고 서툰 글들이지만 후학들에게 삶의 작은 지혜와 교훈을 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읽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화순에서 태어나 광주상고와 전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나와 전남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목포대학교에서 대학원장·사회대학장·경영행정대학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정년퇴임 후 고(故) 문병란 시인의 서은문학연구소에서 시 창작을 수강하며 늦깎이로 창작의 길에 들어섰다.
2017년 '문학예술' 봄호에 시 부문 신인상을, 가을호에 수필 부문 신인상을 각각 받으며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시집 '별빛', '파도', '만추', '겨울 나그네' 등 4권과 수필집 '삶의 흔적', '추억' 등 2권을 발간했다. 지난해 '월간문학' 가을호에 시조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한국문학예술가협회 광주전남지회장과 광주시문인협회 이사를 지냈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및 국제펜 한국본부 이사, 광주시시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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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그날··· '소년의 길'로 돌아보는 '오월문학' 지난해 광주전남작가회의가 진행한 2024 오월문학제 '오월의 숨결, 세대를 잇다' 한강 작가의 작품 '소년이 온다'의 배경인 광주가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오월문학을 통해 그날의 참뜻을 되새기고 세계 문학에 미친 영향을 조명해보는 의미있는 행사가 열린다.광주전남작가회의(회장 김미승)는 5·18민주화운동 45주기를 기념해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2025 오월문학제 '오월 너머의 문학, 세계의 물결로!'를 개최한다.지난해 광주전남작가회의가 진행한 2024 오월문학제 '오월의 숨결, 세대를 잇다'이번 문학제는 ▲걸개시화전 ▲오월문학 심포지엄 ▲5·18문학상 시상식 ▲오월문학제 ▲한강 '소년이 온다' 문학투어 ▲5·18 민주묘역 참배와 추모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행사는 전일빌딩245와 국립 5·18민주묘지 일원 등 광주 시내 곳곳에서 펼쳐진다.24일 오후 2시부터는 오월문학 심포지엄, 5·18문학상 시상식, 오월문학제 본 행사가 연이어 개최된다.문학제의 포문을 여는 심포지엄은 '오월 너머의 문학, 세계의 물결로!'를 주제로 진행된다. 김영삼 평론가가 사회를 맡아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중심으로 오월 문학이 지역과 민족을 넘어 세계 문학으로 뻗어나가는 흐름을 살펴본다. 고명철·김효숙·장은영 평론가가 발제자로 나서고, 강덕환 시인, 김연 시인, 손병현 소설가, 이정훈 평론가 등이 토론자로 참여해 오월 문학의 다층적인 의미를 짚는다.이어 진행되는 5·18문학상 시상식에서는 시·소설·동화 부문 신인상과 본상 수상자가 발표된다. 당선자들의 수상 소감과 심사위원장의 심사평을 통해 오늘날 문학에서 오월이 어떻게 새겨지고 기록되는지 짚어볼 수 있다.이날 오후 5시부터는 작가회의 전국 지부가 함께하는 본 행사가 펼쳐진다. 인천·여수·제주 작가회의가 참여하는 축하공연과 시 낭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며, 마지막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마무리된다.이튿날인 25일 오전에는 한강 '소년이 온다' 문학투어가 진행된다.지난해 광주전남작가회의가 진행한 2024 오월문학제 '오월의 숨결, 세대를 잇다'이날 오전 9시부터 오전 10시30분까지 진행되는 투어는 전일빌딩245에서 출발해 상무관, 5·18민주광장(도청 분수대), 옛 광주적십자병원 등을 경유하며 걷는다. 각각의 장소는 모두 소설 속 배경이자 1980년 5월의 흔적이 생생히 남아있는 곳들이다. 전일빌딩245의 탄흔 자국과 '소년이 온다'의 동호가 있었던 상무관까지 1980년 5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장소들을 직접 방문하며 오월의 아픔을 되새기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으로 마련될 예정이다.올해 문학제는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와 추모식으로 마무리한다. 오는 31일까지 국립 5·18민주묘지 일원에서 진행되는 오월걸개시화전을 관람하고 5·18국립묘지와 민주열사묘역을 참배함으로써 시를 통해 오월의 가치를 되새기고 오월 영령들의 넋을 기릴 수 있다.백애송 광주전남작가회의 사무처장은 "5·18 45주년을 맞아, 한강 작가의 수상과 함께 오월 문학이 세계로 확장된 흐름을 체감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광주전남작가회의의 오월문학제 참여 신청 또는 자세한 사항은 광주전남작가회의(062-523-7830)를 통해 문의하면 된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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